노무현 정부시절 국민들의 실질 빚 부담

몇 일전(1/17) 한국은행에서 인상적인 보고서가 발표되었습니다. 작년 9월의 가처분소득과 가계부채에 대한 통계를 발표한 것이죠. 매년 이 자료가 발표될 때마다 언론에서 가계 부채가 몇백조원이 넘었다며 호들갑을 떨고는 합니다. 이번에도 한국은행 김용선 금융안정분석국 차장의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서 '실질 가계부채 비율은 6~9개월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부도율과 상관관계를 보였다'며 올 상반기 가계부도 급증을 경계해야 한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출처: 서울신문-가처분 소득대비 가계부채 70% 육박: 사상최고… 올 상반기 가계부도 현실화 우려)

물론 이 내용도 국가 경제의 내부가 곪아간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슈이기는 하지만 저의 눈길을 끈 것은 다음의 후속 통계자료였습니다. 이번 한국은행의 보고서에는 예년과 달리 실질 가계부채/가처분소득 추이 라는 도표가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이게 뭐냐하면 일단 한국은행쪽에서 제공한 설명을 살펴보시죠.

실질 가계부채는 부동산 가격과 주가지수를, 실질 가처분소득은 물가를 고려해 명목 가계부채와 명목 가처분소득을 조정한 수치다. 예를 들어 명목 가계부채가 10% 줄었더라도 부동산 가격이 15% 하락했다면, 실질 가계부채는 5%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실질 가계부채 비율은 자산가격과 물가 변동에 따라 대출자가 실제 피부로 느끼는 빚 부담을 뜻한다고 한은 쪽은 설명했다. (출처: 한겨레신문-악화되는 가계부채)

실질 가계부채/가처분소득 비율 그냥 장부상의 수치가 아니라 개별 가정들이 물가라든가, 부동산 혹은 주식시장의 상황 변동에 따라 실제적으로 느끼는 빚 부담을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일단 이 도표의 원자료를 살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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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임기중인 2002년 85%까지 악화되었던 실질 가처분소득 대비 실질 가계부채의 비중이 노무현 정부 집권 이후 꾸준히 개선되기 시작해서 이명박 정부에게 정권을 넘겨주기 막바지인 2007년에는 71% 수준까지 하락하는 걸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후 노무현 정부로부터 정권을 인계받은 이명박 정부하에서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빚 부담은 다시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해서 2009년에는 다시 80%대 수준을 재탈환(?)하기에 이릅니다.

이를 그래프로 한번 그려보도록 하죠. 이해를 돕기위해 해당연도의 3분기 수치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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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카드남발로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빚부담이 극에 달하던 2002년말부터 정부를 인수하기 시작한 참여정부는 한해도 쉬지 않고 꾸준히 실질 빚부담을 축소시키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이후 국제금융위기를 겪으며 상황이 반전되어 이제 이명박 정부 2년차 동안 실질 빚 부담은 다시 80%를 넘어서고 말았죠.

이 자료를 보시고 많은 시민분들이 의아해 하실 겁니다. 노무현정부 집권기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경제파탄 기사와 너무나 동떨어진 자료니까요. 그 이유를 한번 조선일보 기사를 통해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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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2006년 12월 기사입니다. 2006년 12월이면 실질 가계소득 대비 실질 가계부채의 비율이 71%(출처) 로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실질 빚부담이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던 시기입니다. 바로 이런 시기 한가운데 조선일보는 가계발 위기를 언급하며 가계가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고 위기를 조장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죠. 실질 빚부담이 71% 수준이던 당시가 IMF 10년만의 '제2의 위기론' 시기라면 이제 실질빚 부담이 80%를 넘어선 이명박 정부의 현재는 뭐라고 불러야할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보수적인 분들은 물론 진보성향의 논객들중에도 노무현 정부의 경제실정(?)을 탓하며 이명박정부에 정권을 넘긴 사실을 격렬하게 비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일단 손가락을 참여정부에게 향하시기 전에 제대로 된 사실관계부터 챙겨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치색이 강한 언론이 아닌 한국은행이 제공한 원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시기를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