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아래 글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미국 교육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른 학교에서 어떤 방식의 교육이 이루어지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화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 저한테는 10살된 딸이 있는데 얼마전에 5학년을 마치고 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미국은 가을에 학기를 시작해서 여름이 들어가기 직전에 학년이 끝납니다. 그리고 학제는 동네마다 틀린데 제가 있는 곳은 유치원부터 5학년까지가 초등학교 6학년부터 8학년까지가 중학교 그리고 9학년부터 12학년까지가 고등학교로 되어 있습니다.




작년 가을 5학년이 된 애가 올 초에 사회 공부라면서 Oregon Trail에 대한 것들을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Oregon Trail이란 미주리에서 시작해서 오레곤 지역까지 백인들의 이주 경로를 가리키는 것으로 미국의 서부 개척사에 있어서 중요한 이동로에 해당합니다. 어째든  당시 역사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저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더군요. 저야 아는게 별로 없어서 애와 함께 인터넷을 뒤져가며 이런 저란 자료들을 함께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저와 함께 찾는게 귀찮아졌는지 혼자서 필요한 자료를 찾았습니다. 물론 완전히 모르는 상태서 검색만으로 찾는건 아니고 선생님이 대략 어디서 찾으면 된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애는 그런 곳들을 뒤져가면서 자료를 찾더군요.

사실 여기까지는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월 말경이 되니 애가 종이에 뭔가를 잔뜩 적어와서는 그것과 더불어 선생님이 나눠준 체크리스트를 보여주면서 좀 봐달라고 하더군요. 뭐냐고 물어보니 요즘 하고 있는 프로젝트라고 이야기를 하길래, 내용을 읽어봤습니다. 읽어보니 오레곤 트레일과 관련된 듯한 스토리더군요. 그리고 선생님이 나눠줬다는 체크리스트를 보니, 글 중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 있는지 체크하라는것과 더불어 문법에 대한 주의 문단에 대한 것들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체크리스트를 보면서 애가 쓴 걸 확인해 줘야 했습니다.





그러고는 며칠이 지나니 또 비슷한걸 가지고 오길래 정확하게 뭘 하는건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오레곤 트레일을 공부하면서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소설을 쓰는 거라고 하더군요. 그냥 소설은 아니고 일기 형식의 소설이었습니다. 약간 흥미가 들어서 이것저것 몇 가지 더 물어봤습니다. 물론 그냥 애들한테 소설을 쓰라고 하면 소설이 나올리가 없으니 선생님이 상당히 조심스럽게 소설을 쓰는데 필요한 사항을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켰더군요. 그리고 아이들을 글을 조금 잘 쓰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로 나누어서는 다른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요구사항을 조금 다르게 했다는 이야기를 애한테서 들었습니다.

학생들은 각각 자기가 원하는 가족을 만듭니다. 가족 구성원들마다 특색있는 성격을 부여하는건 기본이고, 그들이 서부로 이주하게 된는 계기 그리고 이주에 필요한 돈은 어떻게 마련하는가 수업시간에 배웠던 오레곤 트레일을 이동하는 도중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사고들중 본인이 원하는 것들을 중간에 집어넣는 것들을 했습니다. 또 당시에 유행했던 질병 그리고 중간에 탈락하는 다른 가족에 대한 이야기등, 상당히 다양한 이야기들을 그 글속에 집어 넣었더군요. 애를 낳는데 사산하는 이야기까지 나오는걸 보고는 약간 놀라기는 놀랐습니다.

어째든 이렇게 글을 써서 정리를 한 다음에 오래된 저널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위와같은 종이에 써서 그걸 붙여서 마치 오래된 일기장처럼 만들어서 학기가 끝날때 부모들을 불러서 publishing party를 했습니다. 애들마다 한 학기동안 역사공부를 하고 자료를 찾는 법을 배운후에 그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역사 소설을 하나씩 써서는 책으로 만들어서 각각 집으로 들고 갈 수 있었습니다.





학교 다닐때 객관식이나 단답형 교육만 받았던 저로서는 약간은 신선한 충격이었으며, 은근히 애가 받은 저 교육이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단순히 정보를 많이 아는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이나 그걸 바탕으로 뭔가 새로운걸 만들어 내는게 중요하다는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저로서는 초등학생때 저런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프로젝트의 영향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애는 친구들이랑 구글그룹에 글쓰는 그룹을 만들어 글을 쓰기도 하는등 글쓰기에 대해서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반 친구들도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듯 합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논술과 글쓰기 교육이 많이 강화되었다고 들었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릅니다만 이런 방식의 교육이 없다면 병행해 보는것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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