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가 얼마 전에 스켑렙에 기고한 글인데 여기에다 다시 올립니다. 본문 중에는 제가 오해하고 쓴 부분도 있고 해서 
  수정, 보충해서 올릴 예정 이었으나 기약 없는 일이 될 것 같아서 이렇게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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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간 에버랜드 사건을 조사해 보고, 그리고 판결문을 오늘에야 읽어 보고서, 대법원에 있는 그 높으신 판사 양반들, 이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가..하고 전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냥 끔찍함..그 자체 였습니다. 여기에도 몇 자 적으면서 이 답답함과 울분을 조금이나마 풀어 볼까 합니다. (물론 제가 지금 비난하는 '그 분들'은 유죄 입장에 섰던 다섯 분의 판사와는 무관하다는 것, 그 분들께는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는 것, 뭐 노파심이시지만 일단 짚고 넘어가고 싶군요.) 이하에서는 대법원의 판결문 중 제가 핵심적인 논거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에버랜드 사건이 벌어진 그 당시의 상황을 먼저 환기드리자면,

당시 이건희의 자녀들은 에버랜드에 대한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즉 에버랜드의 주주가 아닌 제 3자의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사회가 열려서 전환사채를 적정가로 추정되는 수준보다 훨씬 낮은 저가로 (약 1/7 정도 되는 가격) 새롭게 발행하기로-이것은 신주를 발행하는 하나의 변형된 형태입니다.-결의가 됩니다. 그런데 에버랜드 주주진-대부분이 삼성 계열사들인 기관 주주들입니다-은 어찌된 이유인지 대부분 기한 내에 저가로 발행된 전환 사채의 우선인수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그 결과 자동적으로 실권되었습니다. 에버랜드의 기관 주주들인 삼성 계열사들이 전환사채(cb)에 대한 우선인수권을 일제히 행사하지 않음으로서 이건희의 자녀들이 이 전환사채의 대부분을 사들였고, 추후 이것이 주식으로 전환됨으로서 에버랜드와는 전혀 상관 없었던 그들이 일거에 에버랜드에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로 등극한 사건입니다.


1. 주주배정과 제 3자 배정 관련 부분.


가) 에버랜드 부분(소위 주주배정방식)에 대한 판단.(판결문 5-6쪽 인용)

..회사가 주주배정의 방법, 즉 주주가 가진 주식수에 따라 신주 등을 발행하는 경우에는 발행가액 등을 반드시 시가에 의해서 하는 것은 아니고, 회사의 임원인 이사로서는 주주 전체의 이익과 회사의 자금조달의 필요성과 급박성을 감안하여 경영판단에 따라 자유로이 그 발행조건을 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시가보다 낮게 발행가액등을 정함으로써 주주들로부터 가능한 최대한의 자금을 유치하지 못하였다고 하여 배임죄의 구성 요건인 임무 위배, 즉 회사의 재산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이 경우 신주 등의 발행이 주주배정방식인지 또는 제 3자 배정방식인지를 구별하는 기준은 회사가 주주들에게 그들의 지분비율에 따라 신주 등을 우선적으로 인수할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객관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지, 신주 등의 인수권을 부여받은 주주들이 실제로 인수권을 행사하여 신주 등을 배정 받았는지 여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이 사건 전환사채의 발행은 주주배정방식에 의한 것임에 분명하고, 에버랜드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실권한 전환사채를 이재용 등에게 배정한 것은 기존 주주들 스스로가 인수청약을 하지 않기로 선택한 데 기인한 것이므로... (인용 끝)


나) 삼성 SDS 부분(제 3자 배정방식)에 대한 판단.(판결문 7쪽 인용)

...회사가 주주배정의 방법이 아니라 제3자에게 인수권을 부여하는 3자 배정의 방법으로 신주 등을 발행하는 경우에 제 3자는 신주 인수권을 행사하여 신주 등을 인수함으로써 회사의 지분을 새로 취득하게 되는 바, 그 제 3자와 회사 와의 관계를 주주의 경우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는 것이므로, 만약 회사의 이사가 시가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액으로 신주 등을 발행하는 경우에는 시가를 적정하게 반영하여 발행조건을 정하거나 주식의 실질가액을 고려한 적정가에 의하여 발행하는 경우와 비교하여 그 차이에 상당한 만큼의 회사자산을 증가시키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한다..(즉, 여기서는 회사의 장래 자산 상태를 기준으로 한 대한 소극적 손해를 인정함-필자주) 이와 같이 현저하게 불공정한 가액으로 제3자에게 신주 등을 발행하는 행위는 이사의 임무 위배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로 인하여...공정한 발행가액과의 차액에 상당하는 자금을 취득하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힌 이상, 이사에 대해서 배임죄의 죄책을 물을 수 있다..(인용 끝)

다) 대법원 논거의 얼개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대전제: 제 3자 배정 방식은 회사에게 손해이지만, 주주배정 방식은 회사에게 손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제 3자 배정 방식은 이사의 배임죄의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만, 주주배정 방
             은 그렇지 않다. 

참고로, 업무상 배임죄에 관한 대법원의 일반적인 해석은 판결문에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업무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기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 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그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 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를 말하고, 현실적 손해를 가한 경우 뿐 아니라 재산상의 실제의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를 포함한다. 이러한 재산상 손해의 판단은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는 바,...여기에는 객관적으로 보아 취득할 것이 충분히 기대되는데도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얻지 못한 경우, 즉 소극적 손해를 야기한 경우도 포함된다. (11-12쪽 인용)

 소전제: 에버랜드 사건의 경우, 주주배정방식으로 전환사채 인수가 이루어진 것이다.

             왜냐하면, 기관주주들에게 전환사채의 우선 인수권이 부여 되었고,
             주주들의 실권 이후에 비로소 이건희의 자녀들에게 전환사채가 교부, 인수 되었기
             때문이다.

 결론:  그러므로 애버랜드가 입은 손해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왜냐하면 전환사채인수를
          통해서는 주주들간의 지분율의 변동만 있을 뿐, 기업의 자산 자체는 감소하는 것이 아
          니라,기대했던 바와는 턱없이 못미치지만 절대적으로는 증가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대표)이사 (즉 이건희)의 배임죄 역시 성립될 수 없다.


 대법원은 반복적으로 에버랜드의 주주들인 삼성 계열사들의 우선인수권 포기가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미 현실을 도식적으로, 즉 -삼성 계열사들이 주어진 기간 안에 우선 인수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재단하려는 대법원의 첫번째의 뻔뻔스러움이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보지요. 어떤 힘쎈 놈 하나가 와서, 사탕을 먹고 있는 고만고만한 놈들한테 눈을 부라리며 말을 합니다. "너 이거, 니네가 다 먹어도 되긴 되는데, 내 아들이 배고프다고 그러네..이거..참.." 그래서 그 고만고만한 놈들은 쫄아버린 나머지, 슬그머니 남은 사탕들에서 손을 떼고 머뭇 거리고 있네요. 힘쎈 놈이 다시 말합니다. '너네 이거 안 먹을꺼야? 먹어도 되는데..(잠시 기다리다가)..알았어, 그럼 내가 이거 내 아들내미 가져다 주어도 돼지? 고맙다. 그럼. 총총."

 이런 상황을 두고, 과연 어느 누가 이것이 '고만고만한 놈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른 <자발적인 포기>'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 판사들이 한 짓이, 바로 이렇게 눈가리고 아웅하는 말들이었습니다. 힘쎈 놈 앞에서 한없이 쫄고 있는 고만고만한 놈들에게, '다 니네들 자유의지로 안 먹은 거잖아' 라는.

 절차법적인 측면으로도 대법원 판사들이 이번에 한 일은 법률심으로서의 상고심이라는 법절차의 대원칙을 스스로 깬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법원이, 고등법원에서 이미 '제 3자 배정방식' 이라고 확정한 '사실 관계'를, '주주배정방식'이라고 뒤짚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후안무치함은 그렇다고 쳐도, 저는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는게, 제 3자 배정 방식으로는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는데, 주주배정방식으로는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괴상한 논거(네, 한양대 교수 이철송씨가 만들어 냈다는 그 논거 말입니다.) 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주주배정방식에서는 '적정가'를 산출, 적용할 수 없는데, 제 3자 배정 방식을 통해서는 적정가를 산정할 수 있다는 소리도 아닐 것이고...(그렇게 된다면 완전 코미디가 되는 거지요..)  회사 입장에서는 주주 배정이든, 제 3자 배정이든, 저가의 전환사채를 발행한다면, 그것이 기대했던 규모의 자금보다는 훨씬 적은 양이긴 하지만, 새로 자금이 들어온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잖아요? 한마디로 말해, 두 경우 모두 회사 재무재표상 차감 계정으로 나가는 돈은 하나도 없고, 들어오는 돈만 있다는 거지요. 회사법의 대원칙대로,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이 같지 않다'면, 회사의 입장에서는 새로 멤버를 들여서 자금을 더 충당하는 것이나 기존의 멤버들한테서 자금을 더 모금하는 것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대법원은 단지 이 부분을, <그 제 3자와 회사 와의 관계를 주주의 경우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는 것이므로,> 운운하면서, 부연 논증이 없이 두리뭉실, 스리슬쩍 넘어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자기네들도 이철송 교수 논증을 이해할 수 없다는 소리의 반증이지요.. 대법원은 이 지점에서 증명해야 할 것을 미리 해결된 것으로 전제해 버린, 전형적인 '선결 문제 요구의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2. 지배권 이전 행위에 의한 이사의 임무 위배에 대한 부분

가) 판결문 인용 (7쪽)

 이사가 주식회사의 지배권을 기존 주주의 의사에 반하여 제3자에게 이전하는 것은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일 뿐 지배권의 객체인 주식회사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볼 것인 바, 주식 회사의 이사는 주식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주식회사와 별개인 주주들에 대한 관계에서 직접 그들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 것은 아닐 뿐더러, 경영권의 이전은 지배주식을 확보하는 데 따르는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한 것이어서, 회사 지분비율의 변화가 기존 주주 스스로의 선택에 기인한 것이라면 이사에게 지배권 이전과 관련하여 임무 위배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주식회사의 지배권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전환사채의 발행은 그 자체가 발행 권한의 남용으로서 이사의 임무 위배에 해당한다는..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인용 끝)

나) 분석

 이 사건에서는 배임죄를 구성하는 '이사의 임무 위배 행위'는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즉 첫째로, 주주배정 방식이든, 제 3자 배정 방식이든 저가의 신주 발행행위 그 자체가 회사의 자산-그것이 현재의 재무 상태를 기준으로 하던 혹은 장래 획득할 수 있는 재무 상태를 기준으로 하던-을 감소시키는 '손해' 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고, 둘째, 회사의 재무상태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통상의 신주 발행이 아닌, 회사 지배권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신주 발행이 그 자체로 배임죄를 구성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만약 이건희가 전환사채를 액면가 7000원이 아니라 적정가라고 인정되던 5만원에 발행하여, 기존 주주들을 실권시킨후, 이재용에게 넘겼었더라면 어땠을까요? 에버랜드는 물론 자산이 '적정한' 폭으로 증가되면서, 지배구조, 즉 주주들의 지분 비율만 바뀌게 되겠지요. 이러한 '가상 사례 실험'은 이 문제에서  '신주의 저가 발행'이라는 측면을 덜어내고, '오로지 회사 지배권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신주 발행'이 과연 이사의 임무에 포함되는가의 문제를 보다 순수한 형태로 고찰할 수 있게 해줍니다. 먼저 배임죄의 구성 요건에 관한 대법원의 일반적인 견해를 다시 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판결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11~12쪽)

 ..업무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기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 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그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 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를 말하고, 현실적 손해를 가한 경우 뿐 아니라 재산상의 실제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를 포함한다. 이러한 재산상 손해의 판단은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는 바,...여기에는 객관적으로 보아 취득할 것이 충분히 기대되는데도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얻지 못한 경우, 즉 소극적 손해를 야기한 경우도 포함된다. (인용 끝)

 이 부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배임죄는 일반적으로 자기 업무 위배 행위로 인하여 업무자 스스로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를 말하는데, 여기서 본인, 즉 회사인 에버랜드가 입은 구체적, 적극적인 손해를 입증해야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논리는, 배임죄의 입법 취지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주장입니다. 배임죄가 법적, 그리고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는 이유는, '사무를 위임 받은 사람이 위임자의 신뢰에 반하여, 본인의 이익을 챙겼다는 배신 행위 그 자체'에 있는 것이지, 그 배신 행위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일을 맡긴 사람이 어떤 피해를 어느 정도로 입었는가는 단지 2차적인 문제에 불과 할 따름입니다. 한편으로, 믿고 일을 맡긴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이미 일을 맡긴 사람의 정신적인 손해를 함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배임죄에서 말하는, '본인에게 가한 손해'란 꼭 경제적, 물질적인 손해만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배임죄를 저지르는 행위 주체는 분명히 어떤 물질적인 이득을 바라보고 그런 배신행위를 하는 것이 자명하므로, 만약 배임죄의 배신 행위-즉 이사의 업무 위반 행위-의 존재가 증명이 되면, 이 사실로서 본인-즉 에버랜드-에게는 물질적, 정신적인 손해를, 그리고 배임자에게는 재산상의 이득을 가져 왔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에버랜드가 어떻게 '정신적 손해'를 입을 수 있냐구요? 의제상 그렇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의 분리'는 회사법 상의 대원칙이지만, 이것은 구체적인 해석의 차원에서도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이 서로 실체적으로 완전히 절연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사의 업무 위반 행위로 인하여 에버랜드의 주주가 입을 정신적인 손해가 바로 회사가 입을 '비물질적인 손해'로 의제가 될 수 있습니다. 상장 이전에 에버랜드의 주주 구성은 기관주주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소수이긴 하지만, 개인 주주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 개인주주들도 대부분이 삼성 전현직 임원들이었지만요. 다시 가상적인 예를 생각해 보십시오. 에버랜드의 주주들 중에 삼성과 전연 상관 없는 일반인이 있었다면, 그 주주들이 이사진의 본연의 임무와는 배치되는 의사 결정에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으리라 하는것은 매우 그럴 듯한 추측인 것입니다. )      => 이 부분은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런고로, 회사의 일을 처리하라고 주주들이 이사들에게 위임한 업무의 범위 속에, '회사의 명시적인 이익과 관계 없는 의사 결정, 더 나아가 주주의 이익에 반하여, 지배구조를 임의적으로 바꿔는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 포함된다는 주장은, 분명한 난센스입니다.. 그러니까 대법원도 판결문에 분명히 그렇게 시인했지요. 즉, "회사 지분비율의 변화가 기존 주주 스스로의 선택에 기인한 것이라면, 이사에게 지배권 이전과 관련하여 임무 위배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고. 저는 이 부분을, '기존 주주들의 신주 인수권 포기를 통한 지분율의 변화가 주주들 자신의 선택이 아닌, 지배 주주의 (묵시적인) 강압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이것은 이사의 배신적인 임무 위배 행위에 해당하고, 따라서 회사에 대해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것을 뜻하는 언명이라고 봅니다.

 3. 그러니까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저지른 핵심적인 오류는..

 바로 한 초점으로 귀착됩니다. 즉 에버랜드의 기관 주주들이 신주 인수권을 행사하지 않고 포기해 버린 이유가, 그네들 스스로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서 자유롭게 행사된 것이라는, '기관 주주들의 의사결정의 자유와 책임'에 관한, 대법원 판사들의 '편집증적인 환상적 현실 인식',그 자체입니다. 모든 오류는 여기서부터 태어났습니다.

 지금 대법원에 있는 그 분들은, 만약 그네들이 군사 독재 시절의 판사들로 돌아간다면, 인혁당 사건 처럼 군부의 위협 속에 무고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결정을 내려놓고서도, 자신은 '자유롭게 결정했다'고 떳떳히 말할 사람들입니다. 한 술 더 떠, 본인이 그 파렴치한 자리에 앉아 있지 않더라도, 그런 결정을 내린 사람들을, '<법과 양심에 따른 판사로서> 자유롭게 내린 결정'이라고 옹호할, 더 뻔뻔하고 파렴치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네들은, 한마디로 말해, '타인의 총구 앞에 세워둔 사람들이 그 타인을, 조금의 숙고 끝에 지지하는 결정을 내리는 자유'를 자유라고 부르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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