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변희재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나는 그들이 정말 불쌍하다

변희재..... 저거 참.... -.-;;

변희재가 김민선에게 한 말들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블로그들중에 거의 절반이상은 한마디씩 한 것 같군요. 다들 변희재에게 쓴 소리를 하지만 제가 그를 보는 감정은 조금은 복잡미묘합니다. 그냥 변듣보라고 조리돌림 하기에는 왠지 측은한 마음이 좀.....


(1) 변희재만의 독특함 I

그게 햇수로 벌써 6년은 족히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변희재가 한나라당의 나팔수가 되었지만.... 2003년 당시에는 친노무현 사이트인 서프라이즈의 편집장이었답니다.

서 프라이즈에 수도없이 많은 편집장들이 명멸해갔지만 변희재는 그만의 독특함이 하나 있었습니다. 뭐냐하면 게시판에 자기와 다른 의견의 글이 올라오면 삭제를 한다는 거였죠. 당시 서프라이즈라면 장안에 한가닥하던 논객들이 모두 모이던 곳인데 논객들이 기껏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 올리면 변희재 편집장이 냉큼 삭제를 해 버리니 사실 그때도 서프앙들과 문제를 많이 일으키곤 했습니다. 깜이 안되면 글 쓰지 마라... 뭐 이런 태도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김민선의 발언에 대고

"지적 수준이 안 되는 자들이 인지도 하나만 믿고 자기들의 의견을 밝히기 시작할 때, 대한민국의 소통체계는 일대 혼란에 빠진다." (변희재 발언 출처)

이런 얘기를 하는게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란 말이죠. 이미 친노 토론장 서프라이즈 편집장 할때부터 수 틀리면 게시글 삭제를 서슴치않던 양반이니까요.

즉 변희재에겐 토론의 장은 타인과의 소통의 장소가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쏟아 붓기만 할 장소일 뿐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타인의 의견을 아예 원천봉쇄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반민주주의적 자세인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던 겁니다. 비록 당시 친노무현 사이트의 편집장이었다고 해도 이미 현 이명박정부나 한나라당의 나팔수가 될 기초 소양을 이미 그때 모두 갖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겁니다.


(2) 제2의 변희재를 꿈꾸는 젊은이들

민주적 소통에 대한 이해나 소양도 부족한대다가 소위 논객이면 가져야할 '글빨'도 딸리는 변희재가 지금의 위치에 올라선 주된 원인이라면 그의 정치적 포지션이 주요 원인일 겁니다. 그가 주요 사안에 깔끔한 해설이나 정교한 논리를 제시해서가 아닌거야 다들 아실테고.... 소위 글깨나 쓰고 정신머리가 제대로 박힌 사람중에 현재 이명박 정부가 보이는 소통부재, 그리고 각종 민주적 장치들의 급속한 해체를 옹호할 바보는 없죠. 그런데 여기저기 되지도 않는 엉성한 논리에 유머감각도 없이 70년대 식의 엄숙함으로 온동네에서 논리적으로 얻어 터지면서도 주요 논객들에게 지속적인 딴지를 거는 변희재의 돈키호테식 행보 자체가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진영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자산인 거랍니다.

논리따위는 필요없고 얼굴에 철판을 깔고 무슨 이야기가 되었건 떠들어 줄 인재(?)가 필요한거죠. 이제까지 전여옥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해 왔던 거고 변희재가 그 리스트에 이름을 얹은 거죠.

인생 한방인가요?

최 근 인터넷 곳곳에서 제2의 변희재를 꿈꾸는 몇몇 젊은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전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별로 나이도 많지 않아 보이는 이들이 무슨 까닭으로 변희재 흉내를 내는 걸까하고 말이죠. 저 어린 나이에 벌써 양심을 팔아 먹고 자신의 조그마한 글재주로 입신양명을 꿈꿔보고 있는 건지.. 아니면 정말 자신들의 평소 소신과 정치적 지향점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과 일치를 하는 건지.... 물론 제가 그들의 속에 들어가 마음 속 깊이 앉아 있는 진심을 들여다 볼 수는 없지만 한가지는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무언가 공통점이 있다는 거죠.


(3) 제2의 변희재들, 그들의 공통점

글 머리에서 변희재만의 독특함을 소개해 드렸죠? 상대방과 의견이 다를 때 논리와 자료로 서로의 생각을 견주어 보고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기 보다는 한방에 상대방 글을 삭제해 버리는.... 그러니까 소통의 미학따위는 찾을 수 없는 독특함 말이죠.

이런 변희재의 독특함이 제2의 변희재들에게서 공통점으로 발견이 됩니다.


ㄱ. 반더빌트

일단 몇몇 양반을 소개해 보자면 다음 뷰 베스트 블로거중에 '반더빌트' 라는 양반이 있습니다. 최근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를 전후해서 노무현 전대통령을 박정희나 마이클 잭슨에 비유하는 글을 대대적으로 포스팅하고 있고 이 반더빌트님의 포스팅을 다음뷰 편집장은 열심히 다음뷰 베스트에 선정해 올리고 있죠.

뭐 특정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야 개인의 취향이니 제가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고... 다만 이 반더빌트님의 특징 한가지를 말씀 드리자면, 자신과 의견이 다른 댓글이나 트랙백은 가차없이 삭제를 한다는 거죠.


뭐 욕설이 담긴 것도 아니고 차분하게 반박자료와 논리를 제시하는 기본적인 의사소통 노력마저 철저하게 차단하는 행동이 예전 서프라이즈 편집장을 맡고 있던 변희재를 쏙~~ 빼 닮았죠.

반면에 자신과 토론중에 상대방 블로그에 들어가서는 주인장의 글에 댓글을 단 다른 블로거들에게까지 일일이 악플을 다는 집요함도 있고 말이죠.

사 실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입장이나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야 사람마다 모두 다르죠. 그런 입장 차이를 가지고 있더라도 적어도 그의 상중이나 49재 기간에는 모두 돌아가신 이에 대해 조금은 숙연한 태도를 취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반더빌트님의 경우 아예 '마이클 잭슨 추모, 그리고 노무현 재평가?' 라는 글로 미국 팝스타인 마이클 잭슨은 미국민들 97~98%가 싫어하는 인물이지만 추모식 만큼은 다들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들어 노무현 전대통령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도 하고...

논리의 앞뒤가 맞고 안맞고를 떠나.... 사람 심성이 참~~~~

그런데 당시 49재 기간중에 쓴 저런 글에 좋은 댓글이 달릴리가 별로 없죠. 댓글중에 거의 절반은 반더빌트님의 답글이니 실제 다른 사람이 걸어 놓은 댓글은 대략 30개 정도 되는데... 대부분의 댓글이

'속 시원하다'
'노빠들 행태가 장난이 아니었는데 글 잘 썼다'
'찝찝함을 꼭 찝어 주셨네요'

이런 식이란 말이죠. 반박하는 댓글도 대략 온건한 편이고....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나중에 고백을 하더군요. 저 포스팅 하나에서만 댓글을 300여개나 삭제를 했다고...

300 여개가 넘는 댓글중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댓글만 남기고 반박 댓글도 논리적이고 치밀한 자료가 있는 댓글들은 모두 삭제한 채 단순한 감정토로 댓글만 선별적으로 남겨 놓는 거죠. 전후 맥락을 모르는 사람이 와서 보면 네티즌 대다수가 이 포스팅에 동감을 하고 있고 반대진영은 제대로 논리적인 반박도 못하면서 감정적으로만 대응하는구나 싶은 인상을 얻도록 말이죠.

그런 반더빌트님의 행동에 꽤 많은 블로거들이 문제점을 지적하는대도 반더빌트님은 그게 정말 문제인 걸 모르고 있습니다. 마치 변희재에게 삭제나 소통 봉쇄가 전혀 문제가 아니듯이 말이죠.


ㄴ. mahlerian

변희재 2세로 요즘 뜨고 있는 또 다른 인물을 예를 들자면 보수적인 분들이 모여서 변희재 찬가를 부르는 사이트의 주인인 mahlerian이란 분을 꼽을 수 있습니다.

사실 굉장히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소위 블로그 스피어에서 보수적인 분들도 선듯 좋은 소리 못하는 인물이 변희재인데... 이렇게 대놓고 변희재 찬가를 부를 강심장이 놀랍기는 하죠.

물론 mahlerian님이 변희재를 좋아해서 변희재글들을 모두 스크랩해 놓고 거기에 찬양 포스팅을 하건 말건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입니다. 누가 허경영을 좋아한다고 허경영의 모든 발언을 수집한다고 해서 그 블로거를 비판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 mahlerian님에게도 변희재의 저 독특함... 즉 자신의 뜻과 맞지 않으면 모두 사이트 추방, 글 삭제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거죠. 최근에도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 회원들을 5명(대대적으로) 추방한 (윤리위원님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대대적이고 모두를 추방한 건 아니었다고 하는군요.)적이 있죠.

하지만 바로 위에 소개해 드린 반더빌트님이 은밀히 선별적인 삭제로 댓글의 분위기를 위조하는 반면 mahlerian님은 조금은 더 솔직하고 공개적(?)인 편입니다. 아예 사이트 공지에 이 사이트는 mahlerian님이 운영권, 편집권, 소유권을 독점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4) 변희재 류들의 독특함 II

적어도 저는 변희재나 반더빌트님, mahlerian님이 양심을 팔아가며 저런 행동이나 글을 쓰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들의 소신일 수도 있다고 보는거죠.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소신이라면 인터넷 상의 수많은 글쟁이들에게 대하듯이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양심을 팔아 저런 글들을 쓰는지 아닌지를 떠나 그들을 한나라당의 훌륭한 나팔수로 만드는 또 다른 한가지 특징이 있는데...

변 희재나 반더빌트님이나 mahlerian님이나... 하는 짓은 한나라당이 좋아라 할 일들 뿐인데... 모두 자신들을 진보나 좌파인사라고 얘기하고 다닌다는 거죠. 당장 변희재만 하더라도 허구헌날 자신이 서프라이즈의 창설멤버인 점을 강조하죠. 반더빌트님의 경우도 자신을

출처: 반더빌트님의 '마이클 잭슨 추모, 그리고 노무현 재평가?'

라 며 자신을 진보인사라고 주장하고, 또 다른 변희재 2세인 mahlerian님의 경우도 아예 자신의 사이트 이름을 '회의하는 좌파' (skeptical left)라고 이름 붙였고 말이죠. 하는 짓들은 영락없는 한나라당 선전대들에 초창기 전여옥인데 자기 자신은 진보인사나 좌파라고 규정하는 거죠.

이러니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더욱 더 구미가 당길 밖에요.

"저렇게 진보인사들이나 좌파중에서도 개과천선하고 우리의 정책과 입장을 옹호하는 블로거나 네티즌들이 있다..."

라고 선전할 좋은 '꺼리' 가 되니까요.


(5) 결론

저 는 이 양반들의 진심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닙니다. 정말 저 어린 나이에 양심을 팔아서라도 인생 역전을 꿈꾸는 야심가들인지... 아니면 정말 자신의 소신이 저렇게 보수적인 건지...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히 알 수 있죠. 변희재를 위시해서 반더빌트님이나 mahlerian님은 공통점이 있다는 거....

소통의 배격과 반민주적 심성

이 명박 정부의 등장과 현재의 정치 지형에 좌절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등장과 한나라당의 과점은 무슨 커다란 음모나 세력에서 시작하는 게 아닙니다. 아주 작은 거.... 그러니까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저런 하찮은(?) 심성에서 싹이 트고 힘을 얻는 것이죠.

그리고 저렇게 타인의 목소리를 거부하고 오직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려할 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죠.


저 사진에서 1960년 아사누마 일본 사회당 당수을 단칼에 살해해 버린 이는 겨우 17살의 야마구찌 오또야 라는 소년이었죠. 당시 일본 우익단체인 대일본 애국당원으로 나름대로의 신조가 뚜렸했죠. 오죽하면 체포되어 수감된 감방벽에 칠생보국(七生報國: 7번 태어나도 나라에 보답하겠다)이란 글을 남기고 자살했을 정도니까요.

변희재를 포함해서 반더빌트, mahlerian님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글을 맺고 싶습니다.

"이미 당신들은 야마구찌처럼 굳건한 신조를 가지고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소통의 부재와 타인의 입장을 인정하고 배려하지 않는 신조는 야마구찌군이 자신의 미성숙한 신념으로 타인을 살해했듯이 타인에게 독이 발라진 비수가 되고 있답니다. 당신들은 당신 자신들이 야마구찌이자 이 사회에 수없이 많은 제 2, 제 3의 야마구찌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

저런 철부지 17살 소년에게 남편을 잃은 아사누마 일본 사회당 당수의 아내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야마구찌군이 밉다기 보다는 불쌍합니다. 17살 소년에게 그런 사상을 심어 넣어 암살을 사주한 세력에게 새삼 가슴에서 우러나는 증오가 일어납니다."

필자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변희재를 포함해서 반더빌트 mahlerian님이 밉다기 보다는 불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