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전 너무 자명하고 상식적이라 생각해서 단적으로 표현했는데 이를 모욕으로 여기셨다면 사과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느낀 불만도 이야기해야겠군요. 그래서 서로 동의할 수 있다면 더 논쟁을 진행하든지 그만하든지 합시다.

1) 기초의학 이야기
제가 님 논쟁 태도를 이해할 수 없는건 자꾸만 자신의 이야기로 몰아간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논쟁하는 대상은 현실의 의전원이 아닐까요? 가령 기초의학에 대해 님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한 뒤 나중엔 '난 이야기한 적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기초의학활성화는 의전원 추진 측에서 가장 큰 취지중 하나로 내세웠죠. 이 부분에 대한 평가없이 의전원 전체 과정을 논할 수 있을까요? 님이 말한 적 있건 없건 말입니다. 우리가 논하려는건 현실의 의전원이지, 님 주장 속의 의전원이 아닙니다. 최소한 왜 처음 내세운 취지나 목표가 하나도 실현될 수 없었는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야지, 님처럼 '난 말한 적 없다' 혹은 '그게 의전원 때문은 아니지 않느냐'는 식으로 말하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2) 제겐 상식, 님께는 비상식.
님은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합리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에 대한 생각이 저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교육 기회 형평성이나 연구 인력 이탈에 대해 별로 다를게 없다고 주장하시겠지요. 제가 보기에 제가 말한 전제나 그 전제로부터 나온 결과는 이 곳에 오는 분 거의 대부분이 상식으로 이해하는 것 같은데 님만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

간단히 위의 전제에서 의대와 의전원의 교육기회 형평성 문제만 다뤄보지요. 주어진 각각의 조건에서 주체들이 의학 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근거입니다. 간단히 말해 기대 이익이 클수록 유리하므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낮을 수록 포기하겠지요?

1) 의대의 경우
(기대 이익= 기대 총수익 - 비용.
기대 총수익 = 평균연봉 x 기대근무연한. 여기선 비교 편의를 위해 부잣집 딸의 총수익을 30x1로 가정.
비용 = 학비 등 + 위험 비용(학비조달 실패 또는 지연으로 발생할 손실. 학비에 비례, 부모 재산에 반비례) + 기회비용(의학교육 대신 취직했을시 벌 돈)
          
                      학비등            위험비용           기회비용
부딸   30 -  (낮은 학비)  -  (사실상 없음) - (낮음-고졸이므로)
가아  28         동일            - 낮음                 -  동일

2)의전원
부딸   28 -   높음              - 없음                 - 높음
가아   26  -   높음             - 증가                 - 높음

자, 기대 이익 순서는

의대부딸 > 의대가아>의전부딸>의전가아
입니다.

동일 조건에서 부딸과 가아의 기대총수익률만 볼까요?
의대가아/의대부딸  = 28/30 > 의전가아/의전부딸 = 26/28

기대수익으로 따지면 저 차이는 더 벌어지겠죠? 
의전이 의대에 비해 가난한 집 남자에게 더 불리하다는건 위의 계산을 들고오지 않아도 누구나 상식으로 이해합니다. 그런데 님은 계속 부정하더군요.

그리고 의전 정원이 줄어도 과연 이탈하는 연구 인력 수에는 변화가 없을까요?

의전 입시 선택의 동기 = 의전 입시 선택시 기대할 수 있는 수익 >= 이공계 진출시 기대 수익
(의전 합격 비율 x 총수익) + (의전 불합격율x이공총수익) - 비용 >= 이공계진출시 기대 수익

의전 합격율 = 정원/지원자 = A/T

이를 풀어보면 A/T (의전 총수익 - 이공 총수익)>= 비용
으로 나올 겁니다. 

여기서 다른 조건은 상수화되죠? 그렇다면 A가 감소할 때 T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1) 박하고래의 주장에 따르면 의전 지원할 사람은 어차피 지원하고 의사들의 수입과 이공계진출자 수입의 차이가 있는한 변화가 없다.
2) 인간은 주어진 조건에서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바, 위험도가 높아지므로 일정한 수치까지 감소한다.


자...위의 식들이 보여주는 사실은 고등학교 졸업한 정도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거나 수식화할 필요도 없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원이 줄면 지원자가 줄거나 정원이 늘면 지원자가 는다는건 사시를 봐도 이해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님은 이 정도의 상식도 인정안하시더군요. 

더 논쟁을 하고 싶으시면 이 정도라도 인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의전원을 추진해온 측이 처음 내세운 취지나 목표는 실패로 증명됐다는 사실도요.

그래도 님은 의전원의 가치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 의학교육 폐쇄성 타파가 어떻게 위의 비용들을 감안하더라도 저같은 의료 소비자 또는 학부모에게 남는 장사인지만 증명하면 아마 이 곳에 오는 분들은 모두 님의 손을 들 겁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렇지만 논쟁의 효율을 위해 인정할 건 빨리 인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제 표현에 모욕을 느끼신 부분에 대해선 사과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