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 관련된 논의를 원글 게시자 뿐께서 전부 삭제하셨네요. 덕분에 댓글로 붙어있 글들까지 전부 같이 삭제된게 아쉽습니다.

원글 게시자 분께서 다시 댓글을 다실것 같지는 않지만,  기억나는 대로 몇가지 논점에 대해서만 저의 주장을 정리해 두려고 합니다.



(1) 타블로의 학력검증은 이루어 졌는가.

제 생각에 이 논점이 문제의 핵심인것 같고, 저의 주장은 충분히 이루어졌다입니다. 학력검증의 불완전성을 주장하는 입장은 제가 이해하기로는

   "블랙이라는 교무처장은 (타블로가 졸업한 후 스탠포드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므로) 타블로를 직접 만난 적도 없기 때문에, 그의 증언은 믿을 수가 없다."
  "타블로는 [성적표] 대신에 [성적 증명서]와 [졸업 증명서]를 떼어서 공개하라."
 
인 것 같습니다.

이 주장에 대한 저의 의견은,
  
   (ㄱ) 먼저 성적 증명서와 성적표가 다른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타블로가 공개한 성적표는 스탠포드 오피셜 트랜스크립트 official transcript 인것 같은데, (저도 미국에 있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오피셜 트랜스크립트 official transcript를 신청하면 딱 저런식으로 생긴 문서를 줍니다. 직장에 지원하거나 재학 여부를 증명할때 그냥 저 문서를 냅니다. 한국에 있는 은행에 유학생 송금 자격 증빙할때도 마찬가지고요.
  
   (ㄴ) 학위증 말고 졸업 증명서를 스탠포드 대학에서 따로 떼어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제가 현재 있는 대학에 속해있다는 문서가 필요했을때, 과사무실에 갔더니 담당자가 그냥 학교 편지지에 [이편지를 받는 사람에게. 뭐뭐뭐 씨가 우리학교 학생임을 증명함. 필요한게 있으면 문의바람. 담당자 누구. 연락처 어디] 그냥 이렇게 타이핑해서 본인 자필 서명 해서 줬습니다. 전반적으로 미국 문화가 [커다란 자동 판매기에서 프린트 되서 나온 문서]의 공신력이나 [대학 담당자가 학교 편지지(레터헤드)에 적어서 자필 서명한 문서]를 같게 취급 하던지, 아니면 후자를 더 높게 치는것 같습니다.

   (ㄷ) 블랙씨가 타블로를 재학기간 동안 직접 1:1 대면을 못해봤다고는 하지만, 블랙씨는 학생 기록부 데이터에 접근할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고, 그 데이터에는 분명히 (학생증에 사용되었던) 사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제가 다닌 학교 시스템은 그렇습니다. 스탠포드가 더 안좋을것 같지는 않습니다.)

   (ㄹ) 사실은 블랙씨의 편지 서명을 믿을 수가 없어서, 자동판매기에서 프린트 되서 나온문서를 원한다는게 앞 뒤가 맞지 않습니다. 블랙씨는 (ㄷ)에서 보았듯 학생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의 학력을 증언하고 있으므로, 자동판매기 시스템 역시 똑같은 정포를 출력해 줄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블랙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편지는 쓰더라도 설마 감히 자동판매기 데이터를 위조하지는 못할것이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해야 겠습니다. (ㄴ)에서 본것 처럼 자동 판매기 문서나 블랙씨의 편지나 똑같은 법적 효력을 가집니다. 만약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그는 이미 문서 위조를 한거고, 그러므로 자동판매기 데이터를 위조하는 것은 그의 죄를 더 무겁게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그는 데이터를 변경할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동판매기 시스템도 똑같은 내용을 출력할 것입니다.


(2) 타블로는 거짓말을 했는가.

방송 출연에서 이야기한 일화중 여러가지 것들은 (이를테면 여교수가 반해서 자신에게 높은 학점을 줬다던지 하는일 등) 사실이 아닐것 같습니다. 아이큐 180이라느니 이런 이야기도 당연히 사실이 아니겠지요.  저는 이런 정도 거짓말은 방송 오락프로, 연예인 직업의 속성상 허용되는 범위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남자친구 없어요라고 이야기 하는 여자 연예인은 있다고 사실대로 이야기 하지 않음으로서 엄청난 부당 이득을 얻고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다만, 타블로가 이런 거짓말을 했으니, 타블로를 까야 겠다라면 (저는 별로 동의는 안하지만) 성립 가능한 주장입니다.

그런데 타블로가 이런 거짓말을 했으니, 타블로의 학력도 위조된 것이 분명하다라면 논리적 연결고리가 약하다고 밖에는 말을 못하겠습니다. 특히나 (1)에서 논의된 증거가 나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3) 타블로에게 학력 검증을 요청하는 것은 정당한가?

개인적으로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스탠포드에 다니는 한인학생 두세명 뽑아서 데뷔시킨다고 에픽하이 만큼 인기를 끌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므로), 학력 검증을 요청하는 주장에도 대중들에게 먹힐만한 타당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블로가 스탠포드를 다녔다고 방송에서 말하고 다닌게 사실이므로)

그런데 (1)에서 논의된 증거가 나온 이상 이를 받아 들이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 모든 증거가 전부 조작된 것이라면 그 조작에 들어간 비용이 얼마인지 상상하기도 힘들뿐더러, 명문대 출신 가수로 얻을수 있는 수입 (출판 인세 포함한다고 해도)이 과연 그 비용을 전부 상쇄할지 확실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저 증거들을 가지고 갑론을박하는데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과 에너지가, 타블로가 (만약 엄청나게 치밀한 조작을 감행했다손 치더라도) 얻는 이득에 비해 너무 막대하기 때문입니다.

타블로가 학력 위조로 성공하는 안좋은 선례를 남길까봐 걱정이 되더라도, 오히려 위조를 하려면 저정도 투자는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안될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