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의 딸은 결국 응시를 자진 취소할 모양이다.

그렇다면 유현선(유명환 딸) 대신 어떤 애가 뽑히게 될까?

장관 딸이 낙마했으니 아마 차관 조카, 국장 친구 아들... 대충 그런 모양새로 가지 않을까 싶다.

현실적으로 외교부의 그런 특채 정보를 잘 알고 관심을 갖고 응시하는 애들은 외교부와 어떤 식으로건 관계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채용 정보는 정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공개되겠지만, 그런 정보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애초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 정보에 그다지 예민하지 않다는 얘기다.

즉, 원래 외교부 공무원의 친인척 등이 특채에 응시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번에 유명환 딸이 문제가 된 과정을 봐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유명환 딸이 이번에 단독으로 합격했다는 사실이 어떻게 언론에 알려졌을까? 뻔하다.

이번에 유명환 딸과 함께 응시했다가 탈락한 애들이 이미 자신들이 장관 딸과 경쟁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이번에 응시한 다른 애들도 대개 외교부나 그 근처에서 맴도는 애들이었다는 얘기다. 즉, 외교부 공무원들의 친인척이었을 거라는 얘기다.

얘네들이 상황 지켜보다가 유명환 딸이 혼자서 합격하니까 잽싸게 언론에 찌른 것이라고 본다.

언론에 찌르는 것도, 언론사 편집진을 생판 모르는 애들이 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누구에게 연락해 컨택해야 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거니와, 그렇게 선이 닿아서 제보했다 해도 그것이 언론사의 데스크 등 자체 스크리닝 시스템을 타고 올라가 보도되기까지는 여러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유명환 딸 사건은 이런 과정이 매우 신속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외교부 안에 상당한 끈이 있고, 평소 언론계 유력 인사들과도 안면을 트고 지낼 정도인, 사회적 신분이나 영향력이 만만치 않은 무리들 선에서 이번 보도가 터져나온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결국 장관 딸 쫓아내고 그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는 외교부 이너서클의 일족이 저 자리를 차지하겠지.

우리나라도 완전히 신분 고착 사회가 된 것 같다. 사실 이번 사건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사람들이 다 아는 정도의 사건이 얼마나 되겠나? 비슷한 사건 가운데 아마 99%는 전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덮여지고 조용히 지나간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부모가 가진 것이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그런 프로세스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은채 차근차근, 확실하게, 악랄하게 진행됐고, 이제 누구도 거기에 시비를 걸기 어려운 정도가 된 것 같다.

심지어 탤런트 자식이 탤런트가 되고, 가수 자식이 가수가 된다. 목사란 넘들은 지 자식들에게 교회를 물려준다.

신분의 상하 이동이 막히면 그 사회는 일단 심각한 긴장 요인을 안게 된다. 남은 탈출구는 옆으로 퍼지는 것이다. 즉, 중산층이 계속 자산을 불리면서 확대재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길마저 막히면 그 사회는 폭발한다.

물론 다른 방법도 있다. 그것은 지배계층이 중간층의 일부를 설득해서 그 이하 계층을 철저히 탄압하고 배제하면서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어려운 방법이다.

유명환의 딸... 딱 캐리어를 보니 마음에 안 드는 스펙으로만 떡칠을 했더라. 이대 학사에 고대 석사 그리고 외국계 컨설팅업체 아더앤더슨(지금은 액센츄어로 바뀌었다) 근무...

이 사건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한 의미를 갖고 있고,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욱 커다란 파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