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쯤만 해도 미국에서 다우징(dowsing, Y 모양의 막대기 등을 들고 수맥 등을 찾는 것)이 지하수 찾기에 많이 쓰였다. 다우저들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다우징의 효과를 굳게 믿었다. 그들이 다우징의 효과를 믿었던 이유 중 하나는 실제로 막대기가 저절로 움직인 곳을 파면 지하수가 나왔기 때문이다.

 

어떤 다우저는 성공 확률이 90%가 넘었다. 즉 그가 지목한 곳을 파면 지하수가 나올 확률이 90% 이상이었다. 하지만 이런 확률은 아무 곳이나 파도 지하수가 나올 확률과 비교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지하수가 풍부한 지역에서는 아무 곳이나 파도 지하수가 나올 확률이 90%가 넘는다고 한다.

 

 

 

기상청에서 오보를 할 때마다 기상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나는 함부로 비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다우징이 효험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위에서 지적했듯이 우선 아무 곳에나 파도 지하수가 나올 확률을 따져야 한다. 그리고 지형만 보고 지하수가 있는지 여부를 얼마나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기상청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오보를 많이 하는지만 따져서는 안 된다. 이것은 다우저의 성공 확률 자체만 따지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재 기상청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 인력 등을 이상적으로 운용했을 때 오보율이 어느 정도인지 추정해 보아야 한다. 만약 이상적으로 운용했을 때에도 오보율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면 현재의 높은 오보율은 기상청으로는 불가항력적인 문제다. 더 성능 좋은 슈퍼 컴퓨터를 사거나 더 나은 전문가를 영입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장비와 인력이 비슷한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비교에도 문제는 있다. 나라마다 날씨의 예측 가능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의 지형 때문에 날씨가 다른 나라보다 더 변덕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한국의 기상청이 이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가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럴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추측일 뿐이다. 이런 막연한 추측으로 어떤 조직이나 사람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기상청을 비난하거나 조롱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필요하다. 단지 오보가 많다는 것은 근거가 될 수 없다. 내가 열심히 찾아보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뭔가 그럴 듯한 근거를 대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냥 조롱만 하는 것이다.

 

 

 

2010-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