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남자는 바람둥이다"라는 이야기의 기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노미 부자(노미 도시타카, 노미 마사히코)의 책을 어느 정도 읽어보았는데 거기에서는 B형 남자에 대해 특별히 나쁘게 묘사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노미 부자가 일본에서 혈액형 성격론을 대대적으로 유행시킨 장본인이며 혈액형 성격론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입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혈액형 성격론의 한국판에는 "B형 남자는 바람둥이다"라는 명제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단 그런 명제가 자리를 잡으면 통계적으로 아무런 상관 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믿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온갖 인지 편향 때문에 편견이 자리를 잡는 것입니다.


"전라도 사람은 교활하다"는 명제의 경우에도 상황은 비슷해 보입니다. "B형 남자는 바람둥이다"와 "전라도 사람은 교활하다"라는 명제를 누가 언제 왜 어떻게 퍼뜨렸는지를 규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일단 그것이 상식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사람들은 계속 그 상식을 믿게 됩니다. 실제로 전라도와 교활함 사이에 또는 B형과 바람기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상관 관계가 있다고 굳게 믿는 것입니다.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접할 때 주로 정치, 경제적 권력에 집중합니다. 저는 그런 식의 접근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박정희 정권, 전두환 정권, 그리고 그 이후의 한나라당 계열에서 그런 편견을 의도적으로 퍼뜨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신적 사고 또는 인지 편향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