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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R 클럽 토론게시판의 Osmosis 님 글. 가입을 안하면 읽기도 안되는 게시판이라 그냥 퍼옵니다.
* 관련해 읽어볼만한 글
How Anti-Intellectualism Is Destroying America
http://www.truthout.org/article/how-anti-intellectualism-is-destroying-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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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의 민주당 의원들은 각자의 지구당에 내려가 이른바 '타운홀미팅'이란 걸 열고,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의료보험제도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타운홀미팅이란 어디 학교 강당이나 마을회관 빌려서 주민 누구나 자유발언을 하도록 하고 토론을 하는 쌀나라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같은 행사...
문제는 미국에도 합리적인 사고력이 결여된 꼴통들이 꽤 있어서 많은 타운홀미팅들이 지금 의료제도개혁에 반대하는 조직적인 시위꾼들로 거의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는 것.어떤 곳은 행사 자체를 못 개최할 지경이지요. 주로 사라 페일린을 지지하고 러쉬 림보우같은 극우 선동꾼에 매료된 미국의 저소득층, 저학력층 백인들이 그 주인공들인데,저 사람들은 오바마가 빨갱이이고, 그의 정책도 비미국적인 빨갱이 정책일 뿐이라 아예 토론 따위가 필요없다고 생각하고 토론에 참여도 안한 채 행사를 방해하고 다닙니다. .
그 극우파들이 마이크 빼앗아서 발언하는 내용들이 연일 토크쇼나 뉴스채널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데 보고 있으면 웃긴 게 아니라 서글프더군요. 너무 무식해서... 어제는 남부의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타운홀미팅에서 어떤 백인 레드넥이 발언하는 게 나왔는데 "연방정부가 이제 '메디케어(Medicare)'에 개입하려 하고 있다. 손을 떼라." 이러면서 고함을 치더군요. 그런데... 저 메디케어란 것은 이미 수십년전부터 연방정부가 모든 봉급생활자의 봉급에서 1.45%씩 의무적으로 떼어서 적립해놓는 아주 오래된제도라는 것.... 너무 무식해서 저같은 이민자도 다 아는 정부 프로그램을 모른다는 거죠.
그리고 저 꼴통백인들이 주로 CPR이라는 반의료개혁단체 회원들인데, 그 단체를 이끄는 사람은 거대한 병원 체인을 운영하면서 허위, 과다 의료비 청구등을 일삼다가 정부에 적발되어 미국 역사상 최대인 100억 달러의 벌금을 물게 한 장본인... 그 사기친 돈으로 얼마나 비싼 변호사를 썼는지 정작 본인은 감옥도 안가고 말았죠. 바보 백인들이 거대 의료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저 단체의 정체도 모르고 그들이 늘어 놓는 오바마 의료제도에 대한 온갖 악성루머와 거짓 선전을 그대로 믿고 저렇게 날뛰는 중이랍니다. 주로 잘 속는 노인들이나 저학력자들을 상대로 '오바마가 노후 의료혜택을 빼앗아서 가난한 라틴계 이민자들에게 주려한다'는 식의 악랄한 헛소문을 열심히 날조해서퍼뜨리고 있는 중.
하긴... 18%는 아직도 '천동설'을 굳게 믿고, 50% 정도는 미국 50개 주에서 각각 두명의 연방상원의원이 뽑힌다는 초딩 1,2학년 수준의 상식도 모르며, 지구의 나이가 6천년 밖에 안됐다고 믿는 바보도 30%를 넘는 나라이고 보니 별 기대는 안하지만... 명색초강대국이란 지위를 가지고 다른 많은 나라에 영향을 끼치는 나라의 국민 수준이 이러니 참 걱정입니다.
가끔 일상생활에서도 교육도 받을만큼 받은 미국사람들 입에서 완전 깡무식의 향기를 느끼고는 화들짝 놀랄 때가 있는데 이거 뭐 우리나라 국민들더러 뭐라 하기 그러네요.
2009.08.13 08:42:03
그래도 미국이 세계최강국인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중심에 있기 때문이겠죠.
저런 사람들을 여론몰이나 경찰특공대 투입해서 때려잡지도 않잖아요. 미스터 프레지던트가 말씀하러 오시는 곳에서 말이죠
그리고 미국에만 저런 사람들이 있는거 아닙니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숱하게 보이잖아요? 심각성으로 봤을때는 우리나라가 훨씬 중증으로 보입니다
저런 사람들을 여론몰이나 경찰특공대 투입해서 때려잡지도 않잖아요. 미스터 프레지던트가 말씀하러 오시는 곳에서 말이죠
그리고 미국에만 저런 사람들이 있는거 아닙니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숱하게 보이잖아요? 심각성으로 봤을때는 우리나라가 훨씬 중증으로 보입니다
2009.08.13 13:21:29

어느 나라나 저런 사람들은 있게 마련입니다. 자신의 이익보다는 타인의 이익을 더 생각해주는 사람들이죠. 특히나 자기보다 수백배에서 수만배 부자인 사람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데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이며, 한시간에 수만불씩 되는 임금을 받으며 회사의 정책을 잘못 세운 후 보너스를 받고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건 당연하고, 그 정책 덕분에 회사가 망해서 본인같은 사람 수천명이 해고 되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죠. 해고 되고나서 그들을 보호해줄 사회보장제도를 마련하는건 부자들의 돈을 뺏는 일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절대로 실행해서는 안되고요. 본인이 굶어죽고 말지라는 생각을 하는 아주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아닌가 합니다.
2009.08.13 13:37:11

위의 댓글을 너무 시니컬하게 적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사람들이 다 같은 수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건 아닙니다. 배움의 정도가 다르고 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도 많이 다르고요. 그래서 쉽게 휩쓸리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건 어느 나라나 마찮가지겠죠. 그런데 잘 배운 사람들이 저런 사람들을 정치 자산화해서 자신의 이익만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이용하는게 문제가 되지않나 합니다. 그렇지만 해일링님 말씀처럼 적어도 미국이라는 나라가 돌아가는 곳의 중심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생각을 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정책들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런것들이 미국을 아직 버티게 하는 힘이 아닌가합니다. 가끔씩 제일 위에 올라가는 사람이 돌머리여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만...
사람들이 다 같은 수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건 아닙니다. 배움의 정도가 다르고 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도 많이 다르고요. 그래서 쉽게 휩쓸리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건 어느 나라나 마찮가지겠죠. 그런데 잘 배운 사람들이 저런 사람들을 정치 자산화해서 자신의 이익만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이용하는게 문제가 되지않나 합니다. 그렇지만 해일링님 말씀처럼 적어도 미국이라는 나라가 돌아가는 곳의 중심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생각을 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정책들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런것들이 미국을 아직 버티게 하는 힘이 아닌가합니다. 가끔씩 제일 위에 올라가는 사람이 돌머리여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만...
2009.08.13 14:08:28
음, 이야기는 얼핏 들은 듯 합니다만...이 의료개혁이 실패하면 상당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중요한 이슈라고 하는 걸 들어서 조금 관심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의료제도가 어떤 식으로 개혁되고, 어떠한 효과가 예상되는지에 대해서 잘 정리해놓은 글은 없을까요?
2009.08.13 14:36:12

미국 의료제도를 이야기할때 제일 큰 문제는 의료혜택을 못 받는 사람은 전혀 받지 못하고 받는 사람은 중복해서 받는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일단 저 개인적으로 보기에 가장 큰 이슈는 두 가지 인것 같습니다.
1.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 현재 미국내에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4천만명이 넘는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메디케어 프로그램에 들어가기에는 돈을 조금 더 벌지만 사적보험을 사기에는 돈이 턱없이 부족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병을 키우다가 나중에 병이 악화되어서 병원을 찾게되고 그 사람과 가족들은 빈곤층으로 바로 추락하고 의료비는 훨씬 더 나와서 국가적으로 의료비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접근 방법이 다른데, 현재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에서 의료보험을 제공하고 싶어합니다. 공화당쪽에서는 반대하고요. 작년 대선 토론에 보면 존 메케인은 가정당 5000불씩 줘서 그걸로 국민이 원하는 사적보험을 사도록 하겠다고 제안을 했었습니다. 오바마는 정부에서 의료보험을 만들고 더 싼 가격에 공급을 하겠다고 했고요.
2. 현재 미국내에서 의료비가 GDP의 15%에 이르르고 있으며 이 숫자는 5년내로 17%에 이를것이라는 관측이 많이 있습니다. 제일 큰 문제가 과도하게 많아진 의료비를 어떻게 줄일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여러가지 해법이 있는데 오바마측에서 제일 내세우고 있는건 흩어져 있는 의료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그것을 동시에 처리 할 수 있도록 해서 중복된 치료나 혹은 인건비와 같은 것들을 감축하겠다고 하는게 주된 내용이 아닌가 합니다.
1.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 현재 미국내에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4천만명이 넘는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메디케어 프로그램에 들어가기에는 돈을 조금 더 벌지만 사적보험을 사기에는 돈이 턱없이 부족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병을 키우다가 나중에 병이 악화되어서 병원을 찾게되고 그 사람과 가족들은 빈곤층으로 바로 추락하고 의료비는 훨씬 더 나와서 국가적으로 의료비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접근 방법이 다른데, 현재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에서 의료보험을 제공하고 싶어합니다. 공화당쪽에서는 반대하고요. 작년 대선 토론에 보면 존 메케인은 가정당 5000불씩 줘서 그걸로 국민이 원하는 사적보험을 사도록 하겠다고 제안을 했었습니다. 오바마는 정부에서 의료보험을 만들고 더 싼 가격에 공급을 하겠다고 했고요.
2. 현재 미국내에서 의료비가 GDP의 15%에 이르르고 있으며 이 숫자는 5년내로 17%에 이를것이라는 관측이 많이 있습니다. 제일 큰 문제가 과도하게 많아진 의료비를 어떻게 줄일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여러가지 해법이 있는데 오바마측에서 제일 내세우고 있는건 흩어져 있는 의료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그것을 동시에 처리 할 수 있도록 해서 중복된 치료나 혹은 인건비와 같은 것들을 감축하겠다고 하는게 주된 내용이 아닌가 합니다.
2009.08.13 16:19:33
크루그먼이 쓴 책이나, 여러 서적을 보면..
막상 초대형 병원이나, 유명 의사 몇몇을 제외하고는 정작 의료계 종사자는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 GDP, 물가, 경제 수준에 비해볼때, 한국과 미국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뜻- 그닥 혜택을 못 본단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건, 1, 보험회사, 2. 대형병원체인, 3. 제약사...로 알고 있습니다. cpr이 누가 조직한 단체인지 모르겠는데, 의료계 종사자면 남 좋은일 시키는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막상 초대형 병원이나, 유명 의사 몇몇을 제외하고는 정작 의료계 종사자는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 GDP, 물가, 경제 수준에 비해볼때, 한국과 미국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뜻- 그닥 혜택을 못 본단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건, 1, 보험회사, 2. 대형병원체인, 3. 제약사...로 알고 있습니다. cpr이 누가 조직한 단체인지 모르겠는데, 의료계 종사자면 남 좋은일 시키는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2009.08.13 16:36:07

CPR이 Conservative for Patient Right인가 하는 그룹인걸로 알고 있고 이 그룹을 만든 사람이 Rick
Scott이라는 사람인데 오바마의 의료개혁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인물중에 하나입니다. 이 사람이 90년대 말 CEO로
있었던 Columbia/HCA (Hospital Corporation of America) - 현재 273개 지역에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 는 medicare나 medicaid에 대해서 의료비 과다청구등을 비롯한 각종 비리를 조직적으로
저지르다가 미국 정부의 조사가 들어가서 결국 1.7billion (2조원)의 벌금을 물었습니다. 이 사람이 이 문제에 깊이
관여했는데, 결국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말이 많았고요. 얼마전에 CNN의 Rick Sanchez가 호스팅하는 프로에 나와서
엄청 갈굼을 당했던게 생각납니다.
2009.08.14 03:22:06

기사에 나오는 Remote Area Medical의 무료 진료 과정을 2007년 고향근처에서 우연히 본 Cigna - 미국내 거대한 의료보험회사 - 에서 PR 파트를 담당하고 있었던 Wendell Potter는 회사에서 나와서 의료개혁을 위해 지난달에 상원에서 증언을 했었습니다. 보험회사에서 워낙에 고위직을 담당했던 인물이었기때문에 당시 상당히 말이 많았던걸로 기억합니다. 근데 이 증언 장면은 너무 길고 지루해서 대신에 아래 Civil Justice Foundation에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장면을 골라봤습니다. 11분 경에 보면 RAM의 무료진료장면이 그에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말을 제대로 이어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http://vimeo.com/5938505
http://vimeo.com/5938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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