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닉을 도용한 사례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작은 소란이 있었다. 그 와중에 나의 이중닉도 불거졌다. 사실 운영진들은 이미 알고들 있는 사항이었으나, 그것이 문제될 여지는 없었기에 모른 척 했을 거라 짐작한다. 내 스스로 판단해도 별 문제될 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런데 한 사람이 나의 과거 글 세 개를 대조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난 안다. 아니 확신한다. 그는 형식을 문제 삼고 있지만 사실은 내용을 문제 삼고 있다는 것을. 그동안 글의 내용이 맘에 들지 않았지만, 반박할 논리(그게 있더라도 장황하게 글을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내지는 명분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참고 있다가 드디어 발견한 공격거리였다는 것을.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지 않으면 다음의 글을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http://crete.pe.kr/?mid=Visitor&page=4&document_srl=17019

자신이 그렇게 해야 할 법적인 의무는 전혀 없지만, 불가능한 상황도 아닌 경우 타인의 목숨을 구하지 않고 모른 척 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는 살인이다. 특히 도덕적인 기준으로 보면 그렇다.

하지만 그런 사람도 형식적인 예의를 갖추면 대접받는다. 왜냐하면 그가 다른 사람들의 알량한 자존심 비슷한 것을 침해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즉 적어도 기분 나쁘게 하지는 않았다는 거다.

그렇다. 이 세상 모든 일, 모든 사람들을 다 용서할 수 있다. 그가 내 기분만 상하게 하지 않는다면. 더 정확히 말하자. 그가 내 자존심, 아니 열등감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내 돈 떼먹은 놈은 용서해도, 내 자존심 긁어놓은 놈은 용서 못하는 법이니까.

난 실제로 유태우 교수의 제자이면서, 자동차 공장에서 5개월 간 근무했었다. 산업보건센터 원장의 지위로. 그리고 이중닉으로 인한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 이중닉을 써야했던 나름의 이유도 합당했다고 생각한다.

Acro의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단 한 명이었지만, 그가 나의 경우를 문제 삼은 이유에 대한 내 나름의 추측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여 떠나기로 결정했었다. 그리고 나의 그런 결정을 잘 한 결정이라고 스스로에게 확신시켜준 사건이 간접살인을 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배려였다. 내가 떠나겠다고 공표한 후에 일어난 일이기는 하지만 그 따뜻한 환영은 Acro의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행해졌다.

이제 와서 이런 이야기 하자니 사람만 구차해지는 것 같지만, 그래도 할 수 없다. 내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난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자신이 쓴 글 삔또 상한다고 스스로 지울 정도로 인격이 파탄 났을망정 간접살인자에게 따뜻할 정도로 파탄자는 아니라고. 그래서 요구한다. 내 글 좀 삭제해 달라고(이 글 포함해서). 나의 이런 행동 내지는 요구가 Acro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위일 수도 있겠지만, 그건 피차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족) 예전의 닉인 ASH의 글도 자유게시판에 세 개 남아있으니, 그것도 같이 배려해주시면 고맙겠다. 댓글까지 요구하고 싶지만, 그건 일이 너무나 번거로울 것 같아서 그냥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