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음악의 보물창고 - 셔터 아일랜드(Shutter Island) OST
 

그저께 다시 디 카프리오의 <Shutter Island>를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거의 full 버전으로
보았는데 이제서야 좀 이해가 됩니다. 생각해보니 이전 비행기에서 본 것은 정말 잘라도
너무 많이 잘라먹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에 나온 음악이 몇 개 궁금해서 찾아보니
어렵지 않게 토랜트 등에서 전 곡을 구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총 19개의 곡이 있는데 전부가 이미 있는 현대곡에서 따온 것이네요.
그 중에서 가장 압권은  펜데르츠키의 교향곡 3의 파사칼리아 부분입니다.
펜데르츠키(Penderecki)는 폴란드 출신의 현대 작곡가인데 히로시마 전몰자를 위한
비가 등으로 일약 스타가 된 사람입니다. 원래는 히로시마와는 관계가 없는
곡인데 그 쪽 사연?을 듣고 제목으로 고쳐서 헌정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와도
관계가 많은 분입니다. 강대국의 압제에 끝없이 시달린 폴란드 작곡가가 우리나라의
정서를 이해하고 우리에게 이해되기는 다른 작곡자들 보다 쉬울 것 같습니다.
   

그 곡의 영화의 첫부분에 나오는데, 어마어마한 소리의 베이스(첼로, 콘트라 베이스...)악기가
소리를 질러내는 앞부분이 괴기스러움을 물씬 풍깁니다. 그 셔터 아일랜드를 위해서
지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그 장면과 음악은 기가막히게 어울립니다.
펜데르츠키의 음악은 이미 많은 영화에서 사용되었는데 그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엑소시스트죠.
이 양반이 아예 영화에 사용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쓰지 않았나 할 정도로, 그의 곡과 영화는 아주 잘 어울립니다.
   

현대음악을 이해하기란 어렵습니다. 거의 소비가 안되고 대중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시장에서의 현대음악을 잘 대변해 줍니다. 국내 유명 모 피아니스트 A씨가 있는데 이 분의 수식어는
현대음악 전문가라는데, 피아노치는 사람들끼리 하는 이야기로는 연주실력이 그저그래서
틀려도 잘 모르는 현대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분(여자)의 단체 활동이나 연주가 활동도
매우 활발한데, 그것은 그녀의 집안이 거의 재벌수준이라 가능하다고 하네요. 무슨 질투같기도 하고.
하여간 분명한 것은 그녀가 낭만파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저도 못들어 보았습니다. 웬만한
베토벤, 쇼팽 곡은 약간의 음악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귀신같이 그 틀린 데, 삑사리 나는데를
찾아내죠. 그런데 현대음악은 워낙 그래서.. 저게 원래 악보에 저렇게 하라고 한 건지,, 연주자가
툴린 것인지 잘 모릅죠. 리게티(Ligetti)정도는 참아주지만 그 외 불레즈... 가면 영 헷갈립니다.
음악을 즐기는 저도 쇼스타코비치 정도만 가도 항복합니다. 고전낭만파 음악이 나온지 백년이 훨씬
지났지만 왜 그때의 음악이 주로 소비되는가 하는 것은 다음에 한번 쓰겠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보다 100년이 지나면 지금의 작곡가들 곡이 그 100년 후의 사람들에게 소비될 것인가 ..
이게 아닐거라는 겁니다. 그때가도 역시 사람들은 베토벤이나 말러. 브람스를 제일 많이 찾을 것이라
이거죠.   현대음악은 한다는 것은 한국에서 시인으로 산다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딸1:  "엄마 나 나중에 커서 현대음악 작곡가가 될래.."
딸2:  "나는 시인이 될래".
엄마: 이년들아, 너거들  굶어 죽고싶냐 ?
  

이 영화음악에서 발견한 한 작곡가는 Max Richter라는 사람인데 아주 제 취향에 쏙 맞습니다.
현대 작곡가인데, 아주 세상을 등진 클래식 작곡가는 아니고, 영화음악(예를 들면 이스라엘군의
민간인 학살을 다룬 Waltz with Bashir 의 음악을 모두 만든 사람입니다. 가락도 분명하고
처음들으면 뉴에이지 계열이 아닌가 하는데, 유키 구라모토나 조지 윈스튼 류의 음악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음악의 화성이 매우 두텁고 다양한 효과음악을 씁니다. 예를 들면  그의 가장 유명한
앨범인 <The Blue NoteBook>에 보면 여자의 목소리와 기계식 타자음이 들리는데. 아주 묘한 분위기가 납니다.
화성이 얇은 음악이라는 것은 간단한 반주에 멜로디가 분명하게 들리는 것인데 그것 때문에
우리가 그 가락을 쉽게 암기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아드리안느를 위한 발라드" 이런
류가 그렇습니다. 화성이 두터우면 이게 귀에 잘 안들어 옵니다. 멜로리 라인이 잘 잡히지 않아서
우리가 그 노래를 잘 기억을 못합니다.  보통의 사람은 거의 99%가  모짜르트가 아니라 화음이 복잡하거나 찌그러뜨리면
전혀 그것을 기억(recall?)해내지 못합니다.  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모짜르트는 4성부의 곡을 한번 듣고
다 기억해서 적어냈다고 하죠. 6살때인가,  악보를 안주는 성당에서 연주된 Allegri의 미사곡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천재죠. 
   
우습게도  기억을 못하게 되면 오래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들어도 쉽게 질리지 않습니다.  소진이 잘 안되죠.
유행가가 쉽게 질리는 이유는 강한 멜로디 라인과 적절한 반복을 통하여
쉽게 기억을 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너무 멜로디가 안잡혀도 장사가 안되죠.....
그런면에서 볼 때 Max Richter의 곡은 암기가 될듯 말듯... 묘한 분위기가 납니다. 아마 여러번 들어도
그 분위기만 날 뿐, 그 가락을 따라 잡아 흥얼거리기 힘들 겁니다. 여하간 토렌트 등에서 꼭 한번
구해서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모두 6개의 앨범이 있는데 <The Bule NoteBook>과 <Song from Before>가 제일 좋았습니다. 
 
그런데 우울증있는 분들은 <The Bule NoteBook>을 듣는 것을 절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마 그 우울한
심연의 바닥까지 쭉 내려가서 올라오지 못할 정도가 아닌가 합니다. 예를 들어 그 곡 중에서
<One the Nature of Daylight> 는 한없이 우울하게 만드는 무슨 마약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Shutter Island에서 주인공이 정신병이전으로 회상할  때, 항상 깔리는 음악입니다.
   

또 다른 한 사람의 작곡자는 미국출신의 John Adams의 <Christian Zeal and Activity>  곡입니다.
크리스찬의 열정과 실천 이 쯤되나요 ? 이 작곡자는 미니멀니즘과 신고전주의 쪽 계열의 음악을
쓰는데, 흔히 영화등에서 들을 수 있는 평범한 음악입니다. 그런데 이 곡 중간에 개신교 전도사의
열정에 찬 연설이 나옵니다. "우리는.. 주님을 믿으며, 주는 모든 능력을 주시는 성령의 대통령.."
이 연설이 반복되어 나오는데, 뒤 배경음악의 끈끈하게 늘어지는 현과 어울려 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뭐라 할까.... 늘어진 오후의 도심의 한 구석, 삶에 찌든 모든 사람이 멍하니 있는데 어떤
전도사가 나와서 확신에 찬 소리로 설교를 합니다.... 그 설교의 말씀이  현실의 어떤 문제로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열정에 찬 전도사의 소리만 거리를 퍼져나가고..  한번 들어 보세요. 정말 훌륭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YouTube에 있는 링크를 지웠습니다. 버퍼링이 너무 심해서.. 화일 혹시 필요하신분은 쪽지 주세요.)- 8.28일 추가
 
 Shutter Island OST의 18개 음악 너무 좋습니다. 혹 이해할 수 있는 현대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은 이 OST를 권해드립니다.
우리의 <백남준>선생의 존 케이지  Hommage도 있습니다.  아마 이렇게 마음에 쏙 드는 노래묶음을 일년에 하나 찾기
어려울 것도 같습니다.  이 OST 앨범의 꼭 이름을 붙이자면 <3일만에 이해하는 현대음악 18선> 이라고 하고 싶네요.
   
요새 우리의 음악실 마담이신 <오마담>이 통 안보이셔서 제가 한번 나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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