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 문제 시 즉시 삭제합니다.

간만의 번역 칼럼입니다. 이번 글의 소스는 예루살렘 포스트.(출처) 좀 순진한 면도 있기는 한데, 어쨌든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눈물겨운 글입니다.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기사 별점이 5점 만점에 2.03점;), 어쨌든 이런 글이 이스라엘 신문에 실린다는 것 자체가 놀랍네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필자 알론 벤메이르는 이라크계 유대인이고, 국적은 미국입니다.

-----

객원 논설위원 : '아랍과 평화'
- 알론 벤메이르(Alon Ben-Meir), 2010년 8월 20일

 



'아랍과 평화' - 이 둘은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

multilanguagepeace.gif
<Peace, 살람(아랍어로 '평화'), 샬롬(히브리어로 '평화')>

요번 여름이 오기 전에 나는 예루살렘에서 많은 공무원들과 옛 친구들을 만났는데, 도중에 어느 전 이스라엘 외무성 고위 공무원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헤어지고 나서 몇 분 후, 그가 돌아와서는 "알론, 이리 와 보게. 이 사람과 이야기를 해 봐야 해."라고 하는 것이었다.


헤어지고 나서 그 사람은 약국에 갔는데, 거기서 약사가 내가 출판한 소책자 <이스라엘과 아랍 평화 계획>을 들고 있는 것을 봤다고 했다.


나는 그 약국으로 갔다. 내가 그 소책자의 저자라는 걸 확인해 주자 약사는 나에게 물었다. "당신은 실제로 아랍과의 평화가 가능할 거라고는 믿지 않죠? '아랍과 평화'는 상호 모순적이에요. 그런 건 불가능합니다."


많은 이스라엘인들처럼 그 약사도 아랍 평화 계획과 이것에 의한 획기적인 기회에 대해 무지할 뿐이었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의 트루먼 연구소와 정책과 서베이 리서치를 위한 팔레스타인 센터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59%의 이스라엘인들이 이에 반대했다고 한다. 실로 안타까운 통계지만, 이는 이스라엘 정부가 지속적으로 이 비판적인 계획을 포용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실패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스라엘인들은 이 문제에 대해 회의적일 만한 이유가 있다.


반복적으로 아랍인들과 폭력적 충돌이 일어났고, 이전의 평화 제안을 아랍 국가들이 거부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이 이스라엘인들에게 트라우마가 되어 '아랍 평화 계획' 따위는 사실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믿게 한 것이다. 1967년의 전쟁이 끝나고 나서 아랍 세계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땅에서 철수하는 문제에 대해 협상을 거부했다. 대신 그들은 1967년의 악명 높은 하르툼 회의에서 "평화도, 인정도, 협상도 없다"고 단언했고, 이후로 이 구호는 이스라엘인들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았다.


설상가상으로 아랍 평화 계획은 2002년 3월 27일에 열린 아랍 연맹의 베이루트 정상 회담에서 처음으로 채택되었다. 이 날은 유월절이었고, 네타냐의 파크 호텔에서 끔찍한 자살 폭탄 테러에 의해 30명이 죽고 140명이 부상당한 날이었다. 폭력적인 2차 인티파다의 정점이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때를 잘못 만난 좋은 방안들이 애꿎은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었다. 이것이 정확히 2002년 3월, 아랍 평화 계획의 상황이었다. 사실 이 안이 1967년에 하르툼 선언 대신 표명되었더라면 오늘날 중동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2002년도, 1967년도 다시 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행동해야만 한다. 언제까지고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유대인 국가의 안보, 오직 평화가 이루어져야만 가능한 안보를 추구할 의무를 등한시하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다. 계획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것들도 있지만, 결국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노력을 역사적 기회로서 포용해야 할 것이다. 하르툼 회의에서 아랍 국가들이 보냈던 거절의 메시지조차도 말이다.


사실, 아랍 국가들의 대담한 제스처에 이스라엘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건 오늘날 평화를 거부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같다. 나는 최근 여행지인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서 여러 EU 의원들이 백이면 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아니라-이 평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라 주장하는 것을 들었다. 이스라엘은 제반 조건이 바뀌고 있으며 아랍 국가들 또한 이스라엘이 빠질 수 없는 중동의 일부가 되었다는 걸 받아들인다는 사실-영토 교환 말고는 평화를 구축할 방법이 없긴 하겠지만-을 인정해야만 한다. 오늘날 아랍 국가들이 평화를 조성해야 할 필요를 인정하고 있는 이유, 또 그들이 이스라엘의 거부와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평화 계획을 테이블에서 치우지 않는 이유는 여섯 가지 정도를 들 수 있겠다.


첫째, 아랍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국내 관심거리로 전용하는 수법은 이미 밑천이 다 드러났다. 더 이상 이들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국내 문제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돌리는 목적으로 이용할 수는 없게 되었다. 아랍 국가들은 사회 내부에서 극단주의 때문에 심각한 곤란을 겪고 있다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부각시키는 건 이에 기름을 부어 주는 꼴이다.


둘째, 갈등 해결은 이제 더 이상 아랍인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이는 전 지구적인 관심사다. 이미 팔레스타인 문제는 UN, 유럽, 미국, 아랍 세계 모두가 관련된 국제사회의 문제가 되었다. 아랍 세계는 팔레스타인 민족주의를 국제사회가 다루는 초점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제 아랍 국가들이 더 이상 이것이 무시되고 있는 문제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가 된 것이다.


셋째,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싸워서 이기기에는 너무 강력한 상대라는 걸 이해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역동적인 경제와 강한 군대가 있는 힘센 국가다. 1967년에 '이스라엘 현상'이 극복할 수 없는 문제인지는 6일 전쟁에서 졌음에도 아직 아랍 국가들에게 분명하지 않았다. 2010년, 이스라엘이 무시할 수 없는 실체라는 건 명백하다. 아직도 이스라엘을 파괴하겠다는 꿈을 꾸는 아랍 극단주의자들조차도 이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안다.


넷째,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중동에서 이란의 점증하는 영향력에 대한 완충제로 본다. 아랍 세계는 이란의 핵무장 투지와 레바논, 가자, 이라크 등에서 헤게모니를 점하려는 야심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현 이란 정권에 대한 제재 조치가 먹혀들지 않을 가능성과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의 핵무장 야망을 중단하기 위해 실력 행사를 하는 것을 꺼릴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종합되면, 아랍 세계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유일하게 믿을 만한 세력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적의 적은 동지다.


다섯째,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점점 쓸모 있는 경제적 동반자로 여겨지고 있다. 서방은 현행 석유 의존 구조에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아랍 국가들 역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또한 많은 이들은 이스라엘이 진보된 기술과 경제 개발에 관해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점을 이해한다. 사실, 현재 거의 십여 개의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이 방면에서 얼마간의 관계를 맺었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번영하는 경제에, 교육받은 시민들에게 보고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여섯째, 아랍 국가들에게 평화는 더 이상 사치가 아니다. 이는 필수다. 오늘날 중동의 패권국은 이스라엘, 이란, 터키다. 모두 비아랍 국가다. 아랍 국가들은 정체 추세를 반전하기 위해 미래를 바라보며 과거의 갈등을 매듭짓기 시작하고 있다. 아랍 세계는 좌절을 딛고 나아가기 위해서 경제 개발과 번영을 가능케 하는 안보가 절실한 것이다. 이는 오직 이스라엘과의 총체적인 평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팔레스타인 당국의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가 곧 이스라엘과의 직접적인 협상에 들어가는 데 동의할 공산은 매우 크다. 나는 이스라엘이 2011년이 끝나기 전에 팔레스타인 사람들과의 궁극적 평화를 위해 실질적인 문제들을 협상하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은 평화를 향한 헌신을 보여 줄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내가 그 약사에게 말했던 바를 대중들과 소통해 나가야 한다. '아랍과 평화'는 '이스라엘과 평화'가 그런 것처럼 이제 더 이상 모순되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아랍 세계는 1967년 이후 극적으로 변해 왔다. 지금은 이스라엘인들이 이를 인정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