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에서 유시민의 최근 연설 전문을 읽었습니다.
""2012년 4월 국회의원 선거 날, 전국 250여개 국회의원 선거구의 투표용지 마다 기호 1번 한나라당, 그 다음 나머지 한 사람은 야권 단일 후보, 이렇게 야5당이 하나로, 시민사회가 손잡고 뭉치면 한나라당도 두려워 할 것이 없다고 저는 주장한다.

전국 250개 선거구 모두에서 후보자 이름이 둘만 있도록 하자. 왜 못하냐. 2012년 12월 대통령 선거 때도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나라당 한사람, 그리고 야 5당의 단일 후보 한사람, 두 사람의 이름만 인쇄되게 하면 MB아웃, 정권 교체 실현할 수 있다고 저는 주장한다.

출처(ref.) : 담벼락 - 유시민 연설 동영상 전문.. - http://theacro.com/zbxe/scribble/263387
by 지나가다490""


지방선거 전에 유시민이 하던 주장을 그대로 하고 있었습니다. 지방선거는 다층적인 선거이기 때문에 협상이 용이했으나, 총선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민주당이 현재 의원직을 가지고 있는 지역구를 다른 야당에게 양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의원직을 못가진 지역구중에서 특히 수도권도 양보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수도권 지역구에서 저번 2008총선 때에 낙선한 상당수 정치인들의 색깔이 486, 친노색이기 때문에 은평을 재보선 때처럼 민주당이 아닌 다른 야당에서 민주당 후보를 후지다고 공격하기 매우 곤란해지기 때문이고, 아무리 '탄돌이'였다고 해도 수도권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이 된 정치인이라면 어느정도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수도권 지역구 양보는, 국회의원 개인의 정치적인 결단이 아니면 성사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충청지역도 매한가지입니다. 특히 충북같은 경우, 새로운 민주당의 '텃밭'인데, 개개의 민주당 정치인의 충북 내에서의 경쟁력이 컸기에 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즉 호남처럼 절대적인 지지를 민주당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충북지역에 신경을 쓴 민주당과 특히 민주당 '정치인'에게 보낸 한시적인 지지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그런 정치인을 배제하고 다른 야당 후보에게 지역구를 양보한다 해서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하겠습니다. 아니, 그 전에 충북지역 민주당 의원이 수도권에서와 마찬가지로 양보할 가능성이 별로 없는데, 김대중같은 보스가 아닌 이상 당대표라고 그 의원을 어떻게 해보지도 못할테고...여기도 어렵습니다.

강원은 이광재 도지사의 영향력이 약해지면 다시 한나라당 강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광재 도지사의 지역구는 양보하기 힘들겠죠? 강원도에서는 민주당 외 야당이 이광재 도지사의 지역구를 달라고 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영남은 무주공산, 블루오션이기에 협상?이랄게 별로 없어보입니다. 일단 영남에 지역구 2석이 있는데, 최철국, 조경태의원이 어떻게 얻은 영남 지역구인데 다른 야당후보에게 양보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은 어차피 민주당도 되기 어렵기 때문에 협상답지 않은 협상이 원활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국민참여당이 여기서 개혁정치시장을 넓히면 정말 후에 만약 있을지도 모르는 야권재편에서 엄청난 레버리지를 가질텐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전략으로 나올지.

역시 문제는 호남인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양보만 하면 거의 당선이 확실하기 때문에 비민주당야권이 가장 강하게 요구할 지역입니다. 그런데 민주당도 '현금'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리스크가 커보입니다. 게다가 호남지역 국회의원이 굉장히 무능하거나 굉장히 부패해서 지역의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는 한 그 의원을 어떻게 주저않히느냐도 문제입니다. 대선때문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정동영이나 이미 자기 지역구에 재출마 안한다고 선언한 정세균의 지역구는 양보받을 수 있겠습니다만, 그 이외에 몇 석을 양보해줘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스레 제기될 '호남 호구론'도 걱정입니다. 호남 유권자의 의사와 어찌보면 무관하게 야당들이 나눠먹기하는 것인데, 민주당이 아닌 다른 야당에게 '몰표'를 주는 것이 기존의 민주당몰표와 뭐가 다른지, '인위적'으로 지역 내에 민주당의 경쟁세력을 '이식'하는 것이 과연 정치발전인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점은, '지분'입니다. 250여개 지역구 중에서 '몇 석'을 민주당이 양보해야 하는 것일까요? 지지율은 현재대로라면 민주당25~30, 국민참여당 2~5, 민노당 2~5, 진보신당 1~2, 창조한국당0~1.....그 외 사회당 등인데...저 비율대로 배분하자면 비민주당야권이 반발할 것입니다. 민주당 이외의 야당들은 일단 전국적으로 후보를 낼 인재풀이 없지만, 민주당의 도움을 받아서 야권단일후보자리를 맡아놓으면 그 자리에 정치 유망주를 스카웃해서 꽂아넣을 수 있기 때문에, 후보를 정하기 전에 미리 지분을 받아놓으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 지지율 비율보다 민주당의 통 큰 양보, 후에 대선에서의 단일화 등을 놓고 딜을 하려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어디까지인가가 문제가 됩니다.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저걸 어떻게 협상할까요? 솔직히 누가 저보고 협상하라고 돈줘도 하다가 포기할 것 같습니다. 민주당 지역구 의원에게 양보받는 것은 완전 불가능에 가깝고...수도권과 충청지역의 민주당 원외 정치인들도 대개 한가닥 하는 정치인들이라 감히 양보하라고 요구하기 어렵고, 그렇다면 호남? 호남 정치인들이 갑자기 능력이 후지거나 그 지역 내에서 듣보잡인 경우도 없을테고, 그렇다면 그들에게 양보하라고 하기도 어렵고...
게다가 민주당이 분명히 이기는 지역을 다른 야당에게 양보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민주당이 이기는 지역이라면 민주당의 정치인의 개인적인 역량이 꽤 괜찮다는 것인데, 그 정치인을 '야권연대'라는 대의명분으로 주저않히기에는 좀 무리가...또 정치인의 개인 역량이 중시된 지역구라면 그 정치인이 아닌 다른 야권정치인인 경우 한나라당이 우세해질 가능성도 높은데, 그러면 '지는 연대'인데...대의명분으로 합리화가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연대를 거부하면, 2012총선은 '썩은 기득권 민주당을 심판하자'는 논리가 판을 치는 총선이 될 것입니다. 더러운 민주당이 작은 이득에 안주하려 한다, 영원한 야당이나 해라 등등...2012대선을 앞둔 표심을 읽을 선거, 이명박 정권 4년의 평가가 되고, 향후 야권이(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지, 민주당의 미래대안제시는 무엇인지에 대한 시험이 되어야 할 선거가, "민주당 심판"으로 흐르게 되거나, 그것까지는 아니어도, 온통 민주당 욕으로 도배된 선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동영, 정세균, 손학규 등 누가 민주당의 대표가 된다해도, 저걸 좋게 해결할 능력은 없어보입니다. 아니, 보스정치인이 없어진 이제는 의원 개인의 정치적 결단이 아닌 이상, 자기 지역구를 누가 포기시키는 것이 말이 안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2012 대선에서 민주당의 후보가 되려는 자가 자당 국회의원의 비위를 거스르며 의원직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부터 협상해도 어려울텐데, 총선 임박해서는 더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아 깝깝합니다. 차라리 정말로 '빅 텐트'에 모여서 한 이불을 덮고 그 안에서 협상하는 것이 편할텐데, 그러려면 지금부터 텐트만들기 작업에 들어가야합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썩은 민주당"이라는 욕이 온 세상을 도배하기 전에, 지금 시끄러워 지는 것이 좋을테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선거 때마다 '연대'한다고 여론조사하고 상호비방하는 이런 식의 연대가 계속될 바에야, '민주당'의 이름이든 '진보개혁연합'같은 이름이든간에 통합된 정당을 원합니다. 제가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로 창당될 때 차라리 저렇게 굳이 따로 나오려면 100년 정당 가겠다는 말처럼 정말 그렇게 강한 여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처럼 말입니다.


ps) 그리고 2012총선에서 유시민이 예견한 것처럼 '한나라:야권단일후보 1대 1'구도가 된다해서 이번 지방선거처럼 야권이 선전할 것 같지 않습니다. 2010 지방선거는 시기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1주기, 엠비정부에 대한 총체적인 첫번째 심판, 8년간 한나라당 지방정부의 총체적인 개판침에 대한 복합적인 심판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이미 심판을 한번 했기 때문에 야권연대의 최대치가 아마 저번 지방선거였던 것 같습니다. 다음 총선때까지 이명박이 또 누구를 죽이거나, 완전 미친 개짓거리를 하거나, 또 IMF를 불러들이는 등 초절정 미친짓을 하지 않는 한, 총선은 대선 전초전으로서 한나라, 민주 양 당간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입니다. IMF를 불러들이고도 39만표차이로밖에 심판받고, 탄핵을 하고도 9석으로 쫄아든 구민주당에 비해, 120석으로 심판받은 한나라당입니다. 별일 없는 한 한나라당이 과반수는 모르겠으나 1당의 지위는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즉 야권이 단일후보를 내도 이길까 말까 한 지역구가 많을 상황에서 과연 연대가 잘 될지 정말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