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호남만을 대상으로 '호남에서 민주당 극복이 필요하다'는 글을 썼을때에 많은 반론을 접했다. '호남에는 더 많은 개발이 필요하다'는 반론이 주된 내용이었다. 호남민중과 호남엘리트를 분리시키려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그 비판에는 동의한다. 무 자르듯이 분리되는 경우는 있을수없으나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해관계도 달라지는 두 집단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정당이 존재하기는 매우 어렵고 존재한다해도 지금의 민주당의 능력으로는 하나만 하기에도 벅차기때문이다. 만약 민주당이 진보정당의 역할에 더욱 집중한다면 진보정당의 존재의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나는 그것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문제는 민주당이 (적어도) 호남에서는 호남엘리트의 이익에 더 복무한다는 사실이다. 많은 반론이 있었지만 '더 많은 개발'을 위해 민주당이 호남을 독점해야하고 호남민중의 이해관계를 직접 대변할 정당은 오히려 해악이라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호남인들이 모두 균질한 성격을 가지는것이 아님이 명백한데도 개발을 위해 일단 모든것을 보류하자는 논리로 호남에서의 민주당 독점을 옹호하는 논리는 비호남지역의 민주당(특히 수도권)과 호남지역의 민주당을 분리해서 사고해야하고 명백히 영남과 수도권에 비하여 약한 호남만을 위한 정당이 과연 호남의 개발에 얼마나 기여할수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와같은 주장은 호남의 민주당과 비호남의 민주당이 분리될때 그 적실성이 있지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머릿속 놀음에 불과하다는게 내 생각이다.


여기의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지역이 한국정치의 주요변수라는 점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나도 부인하지 않는다. 지역은 명백히 한국정치를 설명하는 주요변수이다. 정치뿐만이 아니라 경제, 사회적인 사안을 놓고도 지역으로 설명하면 해명되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모든 길이 지역으로 통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는 한 인간의 정치의식은 경제적 조건에 따라 궁극적으로 좌우된다고 믿는다. 이 말을 다르게 풀이한다면 경제를 어떻게 운영할것인가에 대한 시각에 따라 정치세력이 재편될수있다는 뜻이다. 지역에 의하여 표심이 왜곡된다고 흔히들 말하는 한국정치상황도 경제상황, 경제를 바라보는 정당의 관점, 경제정책에 따라서 움직인다. 경제가 많이 성장해서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이러한 성향은 가속화될것이다. 자연스레 예전보다 성장과 분배에 대한 논의가 많아질것이다. 이분법적인 성장과 분배 담론의 유행은 이미 지났고 보수와 진보 모두 성장과 분배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이 논의가 더 생산적이고 차원높게 진행될 것이다. 성장과 분배-통칭하여 경제정책-정책의 주요 주체는 정부이기 때문에 정부재정의 문제가 앞으로는 더욱 중요해질것이다. 아무리 시장에 맡기자는 시장주의우파라도 시장을 조율하고 감시할 정부존재를 부정하진 않기 때문이다. 진보라도 시장을 부정하지 못하는것처럼말이다.

기본적으로 경제는 시장을 통해 운영되고 시장에서 성장한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낙오자'를 어떻게 바라볼것인가에 따라 보수와 진보가 갈릴것이다. 요즈음 많이 논의되는 보편적 복지, 복지국가담론이 바로 진보의 관점이다. 공정성과 정의로움을 앞세워서 사회안전망을 강조하는 입장도 가능하다. 보수우파도 쓰는 의미는 다르지만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부정하진 않는다. 단지 패자부활을 위한 또 번의 기회부여차원인지 아니면 사회공동체의 공동번영을 위한 사회구성원의 재교육등의 차원인지의 차이가 있겠으나 그 차이는 크지 않을거라 생각된다. 이 모든것은 결국 '복지'로 통한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든다는 참여정부와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개혁정당을 자처하던 열린우리당은 저러한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 작은정부론을 비웃으며 큰정부면 어떠냐고 사자후를 토했으나 말뿐이었다. 큰정부라고 무조건 재정을 퍼붇거나 빚을 늘려서 정부덩치를 키우는것이 능사가 아닌데 참여정부는 (일단 지금 내 판단으로는) LH공사의 빚잔치 사례를 보면 알수있듯이 국토개발에 집중하면서 전국적인 땅값을 폭등시키고 그로인해 LH공사는 천문학적인 빚을 떠앉게 되었다. 재정이 튼튼해야 복지가 가능함에도 일단 돈이 될걸로 예상되는 땅에 돈을 퍼부은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실책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공정하지 않다고 비판하지는 말자.


이러한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을 계승한 현재의 민주당은 어떤가. 나는 일단 절망하지는 않고있다. 아직은 말뿐이지만 당권주자들은 진보를 말한다. 능력있는 진보를 하겠다고 한다. 실사구시를 말한다. 다행히도 복지, 진보의 담론이 지배한다. 이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영남패권주의', '호남배제', '지역등권론', '영남민주세력우대', '동진정책' 등등 당장 복지나 진보담론과 연관성없는 정치공학적인 지역문제보다 복지담론에 집중하는것이 바람직하다.

지역담론이 계급,계층과 무관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단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