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국참이나 진보신당 다 묶어서 말해주지. 그건 잘못할 일이 없어서 그래. 이게 무슨 말이냐고? 그들 논리로 보면 그들은 절대로 잘못할 일이 없어. 또, 또 무슨 말이냐고?

주식 투자를 빗대 말해주지. 서브 프라임 모기지 터진 2007년 워렌 버핏 손실율이 마이너스 12프로인가 그랬어. 당시 난다 긴다하던 투자자 혹은 투자 회사들이 반토막을 넘어 자살까지 하던 상황임을 생각하면 대단한 실적이지. 그런데 그때 버핏이 보고서에 손실 이유를 뭐라고 썼는지 알아?

서브 프라임 사태로 말미암아? 워낙 악재가 많아서? 시장이 혼란스러워서?

노, 노. 그가 말한건 딱 하나였어. "내가 멍청한 실수를 저질렀다."

이 이야기를 왜 꺼냈는지 알아? 판 밖에서는 얼마든지 잘난 척을 할 수 있어. 완벽할 수 있지. 그러나 판에 들어와 베팅한 순간부터는 그럴 수가 없어. 무조건 손실은 자기 책임이야. 손실을 보고난 뒤에 '대한민국 주식 시장은 개판이라서. 작전이 판쳐서. 개미들이 부화뇌동해서, 욕망의 구렁텅이라서' 등등의 고상한 소리를 해대면 해댈수록 남들로부터 비웃음이나 사게 돼. 개같은 녀석들이 작전을 펴는 바람에 손실을 봤든, 대통령이 뻘소리를 했든, 미친 북한 놈들이 미사일을 쐈든... 그래서 주가가 폭락을 했든 말았든...

어쨌든 손해를 봤으면 무조건 자기 책임이야. 손실 본 놈은 조용히 짜지며 자기 반성이라도 해야 그나마 비웃음 덜사고 덜 손해를 보지.

왜 이 이야길 하냐고?

자...요즘 우울증에 빠져있다는 소문이 돌아서 까기가 그렇지만, 진보의 대명사 진모씨와 국참 유모씨를 합성한 진유씨와 가상의 인터뷰를 구성해볼께.

문: 정말로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비슷해서 결국 합당할 거라고 보세요?
답: 압소를리.
문: 그렇다면 국참과 민주당은요?
답: 그 둘은 다르죠. 태생이 다릅니다.
문: 정책과 정치 노선이 다른가요? 국참이 좌파인가요?
답: 아닙니다. 우파죠.
문: 그런데 왜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합당할 만큼 같고 국참은 다른가요? 정치 노선은 똑같지 않아요?
답: 왜냐면 국참은 지역주의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죠.

자...여기까지 어느 언냐도 불만없지? 내가 왜곡한 거 없지?

문: 그렇다면 한나라당을 찍는 영남이나 민주당을 찍는 호남이나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건가요?
답: 에...(당혹) 물론 차이가 있긴 있지만 지역주의라는 점에선 같죠.
문: 정책 차이도 없는 당을 찍는 똑같은 지역주의라면 왜 호남만을 비난하나요? 그리고 왜 호남부터 양보해야 한다고 보는건가요?
답: 그건 영남이 먼저 변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문: 왜 영남이 먼저 변할 가능성이 없는건가요?
답: 그건 지역주의로 혜택을 보기 때문에...
문: 그렇다면 호남의 지역주의가 피해를 입어 발생한 저항적 성격임을 인정하는 건가요?
답: 에...(당혹) 그렇지만 김대중 당선 이후로 더이상 호남을 피해를 주장할 수 없기 때문에...
문: 그렇다면 정리해보죠. 김대중 이전엔 호남이 피해를 입었지만 이후엔 피해를 입지 않았다?
답: 그렇습니다. 똑똑하시네요.
문: 그렇다면 호남도 지역주의로 더이상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말이므로 논리적으로 호남도 변할 가능성 없다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답: 아, 그건 그렇지 않은데 왜냐하면 호남이 뭉쳐봐야 호남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문: 참 이상하네요. 호남 사람은 대통령 될 가능성이 없으니까 타 지역 사람에게 양보하라면, 결국 호남 사람은 영원히 대통령 될 수 없다는 이야기 아닌가요?
답: 에...그건 아니고 호남이 양보하면 영남도 나중에 양보할 수 있기 때문에..
문: 호남이 양보하면 왜 영남이 양보하죠?
답: 에...호남이 먼저 지역주의를 벗어나면 영남도 명분이 없어서...
문: 조금 전에 영남이 변할 가능성이 없는건 혜택을 입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답: 예.
문: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혜택을 입는 한은 변할 가능성이 없다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답: 에...
문: 그 논리대로라면 지역주의를 고집하는한 영남이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되어야 영남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와야 되는거 아닌가요?
답: 영남이 피해를 입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지역주의입니다. 당신 난닝구지?

마지막은 농담이라 생각하고 넘어가. 어쨌든 여기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언냐 있으면 대꾸해줘봐. 과연 있을까?

있지. 난 국참이든 진중권이든 진보 신당이든 지적 게으름이 정말 심각하다 생각해. 그들은 80년대 이후로 바뀐게 없어. 오히려 퇴화했지. 무슨 말이냐고?

80년대 좌파의 특징이라면 자신들이 본질을 보고 있다는 자부심이 하나고 선각자, 혹은 전위분자라는 착각이 또 하나야. 그 셋을 보면 속물화되었다는 거 빼놓고(그나마 80년대엔 순수하기라도 했지) 도대체 나아진게 없어.

무슨 말이냐.

대중에게 본질적인 이해관계가 있다고 가정해. 그런데 대중은 지역주의로 말미암아 자신의 이해관계를 보지 못하지. 그래서 자신들이 그걸 깨고 있는거지.

내가 말한게 틀렸어? 아니지. 그 셋의 논리보면 항상 저 세가지 전제 위에서 움직여.

그런데 말이지. 대중에게 본질적인 이해관계가 있어? 진짜로 있다고 생각해? 아..있긴 있을 거야. 성욕이나 식욕, 출세욕,명예욕,재물욕 등등...아무튼 이런 일반적인 본능을 제외하고 본질적인 이해관계가 따로 있나? 그게 뭐지?

있다고 생각하는 언냐 있으면 말해 봐. 그게 뭐지?

맑스주의자라면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를 둘러싼 계급적 이해관계"라고 말하겠지. 한국 좌파들은, 특히 PD 계열은 아직도 이걸 생각하는 듯 해. 그러니까 지역주의에 눈이 가려 자신의 계급적 이해를 깨닫지 못하는 호남 민중 어쩌구 하는 거겠지.

내가 후지다고 생각하는건 바로 그거야. 난 지금도 맑스를 최고 천재라고 생각하지만 맑스 철학 자체는 상당히 낡은 기반 위에 서있어. 그때까지도 절대적이었던 뉴턴식 세계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지. 반면 20세기 과학을 대표하고 있는 상대성 이론이나 불확정성의 원리 모두 맑스처럼 어떤 계급이나 계층에 '본질적으로 존재'하는 이해관계는 인정하지 않아. 확률적으로, 혹은 다양한 관계하에서 유동하는 이해관계가 있을 뿐이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가령 여기서 계급적 이해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언냐, 특히 진보 신당 언냐 있으면 한번 대답해줘. 호남 사람(꼭 호남이 아니라 퇴락하고 있는 지역이면 다 해당돼)의 계급적 관계가 어떻게 되지?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프롤레타리아인가? 솔까말, 호남 사람 상당수는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프롤레타리아'가 되고 싶어하지 않나? 프롤레타리아도 될 수 없는 사람보고 '프롤레타리아로 만족하지 마세요.'라 말하는건 놀리는 거 아닐까?

그나마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은 지역주의를 넘어선 어떤 가치라도 내세우니 다행이지. 국참은 뭐지? 지역주의 타파해서 뭘 하겠다는 거야? 난 정말 그걸 모르겠거든? 지역주의 타파해서 뭘 하는데? 

여기서 다시 문답으로 돌아갈께.

문: 민주당이 왜 호남 지역주의 당이죠?
답: 아니 너무 뻔한 질문을 하시네요. 길거리나가 사람들에게 물어봐요. 전부다 민주당은 호남당이라 그러지.
문: 다수가 호남당이라니 호남당인가요? 그게 진보의 논리인가요? 그렇다면 다수가 진보정당은 무능력하다고 그러니 진보정당은 무능력당인가요?
답: 허허. 이 사람. 정당은 본질은 여론이 규정하는게 아니라 정강과 정책으로 규정되는 겁니다.
문: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민주당의 정체성 또한 여론이 아니라 정강과 정책으로 규정되야 하지 않을까요?
답: 흠흠. 그거야 그렇지요.
문: 그러면 민주당이 정강과 정책으로 '호남의 배타적 이해'를 주장한 적 있었습니까?
답: 허허. 물론 대놓고 그러진 않았죠. 그렇지만 민주당은 호남당이라니까욧!
문: 왜죠? 여론으론 판정할 수 없다고 스스로 하셨고 정강과 정책으로 그걸 주장한 적 없다고 시인하셧잖아요?
답: 민주당 의원 다수가 호남 출신이잖아욧!
문: 어디 출신이 많은가가 지역주의의 기준이라면 그렇다면 스페인 내전 당시 공화파는 카탈루냐 지역주의자로 봐야하는 건가요?
답: 아니 이렇게 무식한 사람 봤나. 감히 위대한 공화파의 투쟁을 지역주의로 폄하하다니!
문: 제가 드리는 질문은 지역주의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어디 지역 출신이 많다는게 지역주의의 기준이 될 수 있냐는 것이죠.
답: 이봐요. 호남 지역주의 다 아는 거야. 감히 스페인의 공화파 투쟁을 호남 지역주의와 비교해?
문: 전 과학과 논리를 추구할 뿐입니다. 그러니까 특정 지역 출신이 많다는 이유가 지역주의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만 말씀해주세요.
답: 허허. 물론 그건 아니지만 민주당은 호남 지역주의라니까!
문: 그 근거가 뭐죠?
답: 보면 몰라? 민주당은 호남 지역주의 당이야!
문: 그러면 이렇게 묻죠. 열우당은 창당 후 첫 총선에서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면 호남 지역주의 당인가요?
답: 아니지. 그건 지역주의 타파를 내건 노짱님의 주도로 만든 당이잖아!
문: 그렇다면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든 말든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면 지역주의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건가요?
답: 이제 좀 똑똑하군.
문: 그렇다면 또 묻죠. 지역주의 타파를 내건 호남 사람을 대표로 내세운 민주당이 호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면 어떻게 되죠?
답: 그게 바로 지역주의라니까!

언냐. 이 문답을 왜 길게 제시하는지 알아? 실제로 호남 지역주의니 뭐니하는게 얼마나 부실한 논리하에서 이뤄지고 있는건가를 말하고 있는거야. 그들은 정강과 정책에 상관없이 호남의 다수가 지지하면 호남 지역주의라는 어처구니없는 공식을 내세우고 있지. 그러니까 디제이를 90프로 지지했다고 손가락질 해대. 노무현을 90프로 지지했다고 손가락질 해대. 그러면서 자긴 디제이와 노무현을 높이 평가한대. 난 참 이상해. 자기가 높이 평가하는 사람을 다수가 지지하면 안된대. 언냐는 이게 이해가 돼?

아...말이 많이 샜네. 다시 돌아가지. 세가지 회귀 이론. 1) 대중에겐 본질적인 이해관계가 있다. 2) 그렇지만 대중은 지역주의 때문에 본질적인 이해 관계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 3) 그러므로 깨어있는 지식인인 우리가 그런 대중의 무지를 깨야 한다.

그 전에 내가 뭐라 그랬지? 국참이나 진보신당은 절대로 잘못할 수 없는 당이라고 했지?

왜 그들은 잘못할 래야 잘못할 수 없는 이론적 기반에 서있을까? 그건 그들의 출발점이 '대중의 무지'이기 때문이야. 그러므로 그들은 잘못할 래야 잘못할 수가 없어. 모든 잘못은 대중의 무지로부터 시작되었으므로 그들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안타깝게도 현실의 벽에 가로 막힌 선한자'들이지. 시장이 옳다면 손해를 본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탓하게 되지. 그렇지만 시장이 탐욕으로 똘똘 뭉친 사기판이라면 정의로운 사람은 돈을 잃겠지. 

그렇지?

대중의 무지를 이론의 전제로 삼는 사람이 바깥에서 재야 인사를 하거나 교수를 하면 그러려니 할 수 있어. 한 사회의 발전을 위해선 다양한 의견이 필요하니까. 그렇지만 대중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 사회를 바꾸겠다는 사람이 '대중의 무지'를 전제로 자신의 정책을 구현하겠다면 그건 둘 중 하나로 귀결될 수 밖에 없어.

1) 본인의 처절한 실패. (천만 다행)
2) 다수의 무지를 깨기 위한 소수의 피비린내나는 투쟁( 역사의 비극)

아...내가 맑스를 최고의 천재라고 생각한다 그랬지? 그 이유중 하나를 말해줄께. 난 맑스가 설파한 '존재는 의식을 규정한다' 이거 정말 천재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해. 살아보니까 진짜 그래. 가령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분노하는 교수가 있어. 난 장담하는데 말이지 그런 교수에게 '그렇다면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이 받는 교수 월급 좀 줄여다 강사 월급에 보태주면...'하고 물어봐봐. 10에 아홉은 '아니 이 바보가?'하는 표정을 짓지. 공기업에서 노조활동 열심히 하던 사람이 퇴직해서 작은 중소기업하며 노조라면 치를 떠는 것도 보았어. 난 그들에게 비난을 하려고 하는 말이 아냐.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생각보다 자신의 존재로부터 나오는 생각이 훨씬 더 많다는 거야. 나도 그렇고 이 글을 읽는 언냐도 그렇고 민주당도 그렇고 진보신당도 그렇고 국참도 그렇고 진중권도 그렇고...동의하지?

그렇다면 말야. 국참이나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언냐들은 한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봐. '내가 이 둘을 지지하게된 이해관계, 혹은 존재는 무엇일까?

자기 반성적 사유라는게 바로 그런거야.

ps - 걸핏하면 한국의 지역주의가 어떻네, 대중의 수준이 어때서 못하겠네, 심지어 아랍보다 낮네, 남아공보다 못하네 어쩌네 드립치는 진보 언냐들에게 정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그건 토양 좋은 곳에 단체로 이민가서 진보를 화려하게 꽃피워 보라는 거야. 이 세상에 개인의 행복권보다 더 중요한건 없으니까 후진 한국에서 고생하지 말고 좋은 곳 가서 진보 이념 구현하며 잘 살길 바래. 이거 놀리는 거 아냐. 도저히 그런 식의 주장하는 언냐들 논리를 이해할 수 없어서 하는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