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정당이  "호남 엘리트"를 대변하는 민주당을 대신해 "호남 민중"을 위하는 진정한 서민정당으로 자리잡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마 그것은 재분배에 집중하는 진보 정치 컨센서스와는 약간 달라야 할것이다. 왜냐하면 강력한 보수 기득권 세력이 적극적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중앙 정치와는 달리, 지역 정치 특히 호남에는 지역의 성장을 대변하는 제대로된 정당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보 정당이 민주당을 대체하려면, 성장 담론과 재분배 담론 모두에 충실해야 한다. "호남 민중"은 일부 좌파들의 생각과 달리 성장과 분배 모두를 바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과 같은 저개발상태에서는 오히려 기층민중일수록 지역 성장에 대해 더 절실한 이해관계를 갖게 될수도 있다. 즉 복지를 확충함과 동시에 대기업 공장을 유치하는 것이 진보 정당이 호남에서 해야 할 일이 될수도 있다. 만약 중앙 정치에서 하듯이 성장 담론은 외면하고 윤리적, 규범적인 차원의 재분배 담론에만 집중한다면, 아마 진보 정당은 호남에서 자리를 잡을수 없을 것이다.

아쉽게도 현재 진보 정당은 호남의 표는 탐내면서도 호남의 이익을 대변하고 성장을 고민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그들은 지역 독점의 문제의식이 실상은 지역민의 이익이 일종의 정치적 경쟁 체제를 통해 더 수월하게 대표되어야 한다는 실용적 차원의 담론임을 깨닫지 못하는(아니 알면서도 외면하는)친노세력의 오류를 답습하고 있다. 그래서 입으로는 지역 독점의 타파를 외치면서도 지역민을 위한 여러가지 실질적 정책을 내놓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호남 민중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해서는 성장 정책이 필요하다는 냉정한 사실도 외면하려 한다. 

지역 독점의 타파란, 지역을 위한 정책들이 여러 정당을 통해 경쟁적으로 쏟아지지, "지역독점을 깨야 한다"고 입으로만 떠드는 입정당이 표를 얻기 위해 몰려드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마치 그것은 입으로만 물건을 파는 슈퍼마켓이 여러개 생겨나보았자 독점 구조가 깨어지지 않는것과 똑같다. 그런데 진보 정당이 호남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전형적인 입정당 그대로 인것 같다. 그들은 지역독점이 깨어져야 하니까 호남이 진보 정당을 밀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슈퍼마켓 지역독점을 깨기 위해 물건 없는 자기네들 슈퍼마켓에 와서 두리번 거려야 할 의무가 소비자에게 있다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