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경기 호황의 최종 단계는 2009년 말이나 2010년 초가 될 것이다." -p. 47
"우리는 마지막이 될 다음번 호황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2005년부터 2009년이나 2010년 초까지
가속화되어 지난 2세기를 통틀어 최고의 강세장과 호황이 될 것이다." -p. 36

한 때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던 대부분의 예언들은...
정작 예언의 시기가 도래하면,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렇게 코미디로 결말맺는 예언들은, 그 예언을 내뱉은 사람들을 우스개 거리로 만들거나
뜻밖에도 종교적 숭배의 대상으로 격상시키곤 했고...

지금 현 시점(2009년 6월)에 와서는 거의 코미디 수준인 저 예언들을...
저자가 이야기한 시점은 2004년...

그렇다면... 저자는 우스갯거리로 전락했을까?
아니면 종교적 메시아의 지위로 급상승했을까?


II.
예언이 종교의 단계로 승화하거나, 계속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예언이 세상의 이치를 설명해주거나, 사람들이 나아갈 바를 계속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버블 붐"이란 '실패한 예언'이 현재 시점에서 주목받아야 할 이유는...
비록 시기 면에서는 실패한 예언이나, 그 예언이 도출되기까지 전개된 논리가 제법 그럴듯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책에서 저런 결론을 도출하게 된 논리의 기본 구조는 무엇일까?


III.
책의 기본 논리를 단순무식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쪽수가 세상을 지배한다."

그리고 서브가 되는 다른 논리 하나는 다음과 같다.
"기술의 발전은 S자 곡선을 그린다."

그렇다면 이 두가지 논리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2009년 대호황'이란 예언을 도출했을까?


IV.
먼저 쪽수...
저자는 인구 통계학이란 개념을 도입, 쪽수가 많은 연령대가 어떤 시점에서 어떤 경제활동을
하게 되는지를 주목했다.

그 결과, 미국을 기준으로, 출생년도 1961년생인 베이비붐 세대의 쪽수가 가장 많다는 것...
그리고 그 세대의 소비가 평균 48세일 때 가장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것을 도출해 냈다.

[표1] 주요 출생 증감 추세(책 p.196)
증가 감소
밥 호프 세대 1909~1914 1917~1919
1920~1921 1924~1933/36
베이비붐 세대 1937~1943 1944~1945
1946~1947 1948~1950
1951~1957/61 1962~1968
1969~1970 1971~1973/76
에코붐 세대 1977~1990 1991~1996

[표2] 주요 경제활동의 레그(책 p.196)
경제활동 평균연령
노동시장 진입 20
인플레이션 발생 23
혁신기 23
가족 형성 26
주택 구입 시작 31
부채율 정점 32
주택 구매비용 정점 42
부채금액 정점 42
소비 정점 48
투자율 정점 54
사업적. 정치적 지위의 정점 58
퇴직(디스인플레이션 발생) 63
순자산 정점 64
자선활동 정점 65

경제의 활성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주체가 얼마나 소비하느냐에 있고...
이 경제주체가 어느 연령대에 이르러, 얼마나 많은 소비를 하느냐는 곧 생산의 정점과 직결된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연령대(베이비부머: 1961년생)가 가장 많이 소비를 하는 시점(48세)은?
정답: 1961+48=2009년...

산수 덧셈만 알면 도출할 수 있는 참 쉬운 논리 되시겠다. ^^


V.
다음으로 기술 발달 곡선...
저자는 "신기술 또는 산업이 나타날때의 경기순환 주기가 어떻게 변하는지"(p.48)에 주목한다.
그리고, 신기술의 경기순환 주기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다.

1. 혁신단계: 많은 신기업들의 창업과 부상(기술 보급 수준 0%~10%)
2. 고성장단계: 신기업들의 주류 진입과 급속 성장.(기술 보급 수준 10~50%)
3. 조정 및 통합 단계: 보급 확산으로 성장 조정. 신기업 다수 탈락(기술 보급 수준 50~90%)
4. 성숙단계: 소수 생존 신기업의 선도 기업으로의 발전(기술 보급 수준 90% 이상)

그는 1910~1920년대의 자동차 산업의 발전 곡선과 그에 따른 미국 주식시장의 흐름을 위의
경기순환 주기가 구체화되었던 사례로 제시한다. 또한 2000년 초 닷컴 버블의 붕괴를 위의
경기순환 주기 단계의 3단계의 증거로 제시한다.
 
IT기술(특히 인터넷)의 경기 순환이 3단계를 마무리하고 성숙기인 4단계에 접어드는 시점.
역시 저자의 예상대로라면 2009~2012년 되시겠다...

그렇게... 2009년의 예언은 완성되는 것이다. ^^


VI.
그러나 세상은 마음먹은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으니...
저자의 2009년 예언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변수의 개입으로 인해 박살이 나고 만다.
그것은 바로 파생 금융상품과 그로 인한 유동성 과잉의 예상보다 빠른 붕괴에서 시작되었다.

인구통계나 기술 발달과는 별도로... 유동화와 파생상품은, 버블을 소리소문없이 키워나갔고...
그렇게 커진 버블이 예상시점보다 더 빨리 터지면서... 베이비부머의 peak 소비 시점은 2004년의
예상 시점인 48세보다 더 앞으로 당겨졌다.

그리고... 이 책은 대부분의 주식 관련 서적들이 그렇듯... 한창 주식시장이 3000을 향해(?!) 갈적엔
한동안 여기저기서 추천 도서로 선정되다가...

2008년 이후 언젠가 지나친 어느 뉴스 보도에서는 '실패한 예언'의 상징인것 처럼 등장!
아마 저자가 한국 뉴스를 보는 사람이었으면 마음 깨나 상했을 상황을 만들어내며...
그렇게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책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VII.
사실 기독교의 종말론 예언이 따지고 보면 '종말'이 아닌 '새로운 시작'에 대한 예언인 것처럼...
책의 제목이 Bubble Boom이라고 해서... 이 책의 주요 논지가 "호황"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2009년의 정점을 얘기한 배경에는 더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하나 숨겨져 있으니...

그것은 바로... 다음 번 주도 세대인 에코붐 세대가 소비의 정점을 찍을 시점까지 다가올
최소 18년 이상의 기나긴 장기 불황의 어두운 예언이다.

인터넷을 이을 새로운 기술은 아직 보이지 않고...
소비를 해줄 인구는 팍팍 줄어드는 상황...
소비를 맘껏 해줄 인구가 다시 어느 정도의 숫자가 되려면 짧게는 10여년 길게는 대략 40년
기다려야 한다는 설정...

저자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정말 답이 안 나올 상황일 수밖에 없다.


VIII.
그러나...
기술은 항상 쪽수에 비례해서 새롭게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자본주의에는 쪽수 말고도 온갖 변수들이 출몰하게 마련이니...
저자의 예언인 2009년 호황이 보기 좋게 틀렸던 것처럼...
그의 더 무시무시한 예언인 10~40년 불황이 맞아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나는 그 예언의 실패를 좌우하게 될 변수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1. 인구의 이동 여부
2. Green 기술의 등장과 발전 여부

1의 경우... 만일 어떤 사회가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에 이르면... 저자가 기본 논거로
삼았던 '쪽수'에는 중대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즉... 경우에 따라서는 그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한 세대에 집중적으로 들어와서, 또 다른 '거대 쪽수의 세대'를
형성할 수도 있는 것이다.

2의 경우... 환경친화적 기술을 강제하게끔 하는 어떤 계기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소위 글로벌
스탠다드로 고착화되면... 인터넷, IT 못지않은 어떤 발전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더더군다나, 인터넷, IT와는 달리 환경친화적 기술의 문제는 바로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그로 인해 발생할 어떤 기술의 붐은 자동차나 IT와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 있다.

IX.
예언에 대해 결론만 받아들이면... 그것은 종교 혹은 헛소리가 되고...
그 결론의 도출과정을 파해치다보면... 예상 밖의 성찰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도출과정을 현실에 적용해보면...
새로운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고...

미국의 기준에서 2009년 호황 정점... 20년간 경기침체라면...
한국의 인구통계학상 정점은 언제일까? 그리고 침체는 얼마나 될까?

해답은 각자 찾아보시길... ^^

한가지 말할 수 있는건...
경제에 대한 온갖 예측들이 난무하는 오늘...
저자의 논리 관점(예언이 아니다!)은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판단하는데 있어 하나의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