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집안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래로 기독교집안입니다.
저도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니며 자랐는데, 고등학교 2학년 이후로 더 이상 기독교인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의 영향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제 사고방식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교리에 따르면 하나님은 모든 것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은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감시를 의식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보든 안 보든 나쁜 욕망을 억제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요.
이보다 더 강력한 나쁜 욕망 규제장치는 아마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불법복제가 다른 사람의 재산을 훔치는 것과 같다는 깨달음 이후로 소프트웨어를 정품으로 쓰면서 살았습니다.
남이야 뭐라 하든 말든 어쩌든 말든 저는 오로지 정품만 외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을 불법복제로 설치해서 쓰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기독교를 믿지 않게 되었지만,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저를 지켜보고 있다는 의식은 같이 버리지 않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제가 정품만 설치하는 것을 보고 누가 그러더군요.
기독교인보다 더 기독교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살고 있다고요....

몇 주 전에야 비로소 하나님이 지켜보고 있다는 의식을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무슨 행동을 해도 마음이 가볍더군요.
이제는 소프트웨어도 불법복제로 설치해서 마음껏 쓰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없으니 됐고, 사람에게는 안 들키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입니다.....
야동을 보는데 죄의식이 이제는 안 느껴지는군요.
자아 정체성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만,
점점 타락해 간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무렇지도 않네요.
조금 더 지나고 나면 악덕이란 악덕은 다 저지르는 악한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