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둑을 어느 정도 둘 줄 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배워서 고수가 될 생각이다. 나는 포커도 깊이 있게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포기했다. 그 이유는 내가 포커를 치면서 배울 수 있는 곳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들과 재미로 치는 포커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이상 깊히 파고들기 힘들다. 라스베가스 카지노 같은 곳에서 진짜로 도박을 한다면 포커를 제대로 배울 수는 있겠지만 나는 진짜 도박을 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남는 곳은 인터넷 포커 사이트인데 내가 알기로는 사이버 머니로 치는 인터넷 포커 사이트에서 제대로 포커를 배울 수는 없다. 적어도 국내 사이트들은 그렇다.

 

나는 인터넷 바둑을 두고 싶은 사람에게 타이젬을 권한다. 그곳의 단급 체계는 상당히 신뢰할 만하다. 프로 기사 정도의 실력이라면 맞수를 금방 찾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구든 언제나 자신의 실력과 비슷한 사람과 바둑을 둘 수 있다. 반면 인터넷 포커판의 경우에는 사정이 매우 다르다.

 

나는 이것이 인터넷 포커의 근본적인 한계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돈에 있다. 한게임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포커판은 실력에 맞게 짝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체제가 아니라 운영자 측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체제다.

 

이 글에서는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인터넷 포커 사이트와 한게임 포커가 어떻게 다른지 하나하나 살펴볼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터넷 포커 사이트는 라스베가스 카지노를 거의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다. 이 글에서는 한게임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다른 국내 사이트도 별로 다른 것 같지 않다.

 

 

 

첫째, 한게임의 앤티(ante, 시드머니)는 터무니 없이 작다. 그래서 4(fourth street)에서 죽는(die, fold) 사람이 거의 없다. 4구 또는 5구까지 풀 베팅(full betting이라는 용어는 모두가 최고 베팅액으로 베팅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한게임 같은 곳에서만 통하는 한국어로 보인다)하는 것이 관례로 정착되었을 정도다. 반면 미국의 실제 카지노의 세븐 오디(Seven Card Stud)게임에서는 3구부터 베팅을 하는데 3구에서 약 75퍼센트가 죽는다고 한다.

 

한게임에서는 3구에서는 아예 베팅을 하지 않고 4구와 5구의 경우 관례적으로 풀 베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예 그렇게 설정하고 시작하는 판도 있다. 만약 3, 4, 5구에서부터 자신의 선택에 따라 제대로 베팅을 하게 되면 그 베팅 패턴을 보고 상대의 패를 읽는 것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실력 차이에 따라서 결과가 많이 달라진다. 반면 3, 4, 5구의 배팅 패턴을 분석할 수 없는 한게임에서는 더 많은 것이 실력보다는 운에 의해 결정된다. 한게임에서는 이것을 노리는 것 같다.

 

바둑은 운보다는 실력에 의해 결정되는 게임이라는 것이 명백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둑을 접할 때 도박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수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게임과 같은 방식이라면 운에 의해 더 많은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도박성이 더 강해진다.

 

앤티를 적절하게 하고 표준 규칙대로 3구부터 베팅을 자기 선택대로 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라스베가스 카지노에서는 보통 Fixed limit betting 방식인 반면 한게임에서는 일종의 Pot limit betting 방식을 쓰고 있다. 그것도 일관성도 없는 희한한 방식이다. Fixed limit보다는 Pot limit이 더 많은 것이 운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다. 돈을 벌려고 하는 한게임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더 유리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Pot limit의 경우 판돈이 엄청나게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거칠게 이야기하자면, Fixed limit에서는 판돈이 산술급수적으로 커지지만 Pot limit에서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판돈이 금새 커지면 올인(all-in) 당할 가능성이 커진다.

 

사용자가 더 빨리 올인될수록 한게임에게 유리하다. 왜냐하면 그래야 사람들이 사이버 머니를 사기 위해 한게임에 돈을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Fixed limit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

 

 

 

셋째, 한게임에는 여러 가지 이벤트가 있어서 공짜로 사이버 머니를 얻을 수 있다. 한게임에는 하수, 평민, 중수, 고수, 영웅, 지존, 초인, 신으로 등급을 나누는데 포커 초보도 이벤트를 이용해서 금방 초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운영되면 등급에 권위가 있을 리가 없다.

 

이런 식의 이벤트를 몽땅 없애야 한다. 그래서 진짜 자신의 실력으로 사이버 머니를 따서 등급을 올리도록 해야 한다.

 

 

 

넷째, 한게임에서는 사실상 사이버 머니를 현금으로 판다. 명목상으로는 아바타를 팔지만 아바타를 구입하면 사이버 머니도 준다. 그래서 한게임 포커에 빠진 사람들이 순전히 사이버 머니를 구하기 위해 아바타를 구입하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다. 이것이 한게임의 주 수입원인 듯하다.

 

사이버 머니를 현금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한게임은 현금 도박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천문학적 현금이 오가는 도박판이다. 한국에서는 큰 현금이 오가는 도박을 금지하고 있는데 용케도 한게임은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

 

사이버 머니를 사실상 현금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실력이 없는 사람들도 돈만 내면 금방 높은 등급이 될 수 있다. 이런 사이버 머니 판매를 없애야 한다.

 

 

 

다섯째, 한게임에서 의도한 것 같지는 않지만 소위 머니상이라는 것이 생겼다. 현금을 받고 사이버 머니를 주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도박 중독에 빠진 사람들의 돈을 노리고 있다. 그들은 해킹으로 남의 패를 읽거나 한 테이블에 여러 명이 들어가서 짜고 치는 방식으로 엄청난 액수의 사이버 머니를 따서 사람들에게 되팔고 있다.

 

이것을 금지해야 한다. 인터넷 포커의 특성상 이런 식의 거래(수혈이라고 한다)를 감시하기가 쉽다. 운영자의 의지만 있으면 사이버 머니를 사고 파는 행위를 쉽게 근절할 수 있다. 하지만 한게임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같다. 거액의 돈이 지하 시장에서 오가는 것이 자신의 영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여섯째, 라스베가스 카지노에서는 보통 판돈의 5~10% 정도를 카지노 측에서 가져가는데 이것을 rake라고 한다. 이것이 카지노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다. 한게임에서도 rake를 걷어간다. 사이버 머니가 아바타를 통해 그리고 머니상을 통해 사실상 현금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rake를 걷어가는 것이 실제 현금을 걷어가는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머니 이벤트도 없애고 rake도 없애야 한다. 사이트 운영자 측에서 rake를 통해서 돈을 벌 생각이 아니라면 인터넷 포커판에 rake가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일곱째, 라스베가스 카지노에 가는 사람이 자신의 전 재산을 테이블에 올려 놓고 포커를 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한게임에서는 그런 식이다. 실제 포커판에서는 자신의 전 재산 중 10% 미만을 테이블에 올려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게임에서는 10% 정도를 보험금으로 남겨 놓고 90% 정도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친다. 따라서 올인 되었을 때 타격이 크다. 사용자가 빨리 올인될수록 한게임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체 사이버 머니 중 자신이 원하는 액수만큼만 테이블에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을 한게임에 제안했을 때 한게임 사장이 동의해서 들어줄 가망성은 없다. 한게임에서는 돈을 벌려고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지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인터넷 포커판을 만들어주려고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가 탁상공론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조금은 있어 보인다. 한게임 포커는 엄청난 현금이 음으로 양으로 오가며 수 많은 사람들들이 집을 날릴 정도로 큰 돈을 꼴아박고 있다. 사실상 현금 도박장인 것이다.

 

한국에서 큰 돈이 오가는 포커나 고스톱 같은 도박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한게임 포커판을 폐쇄하거나 좀 더 건전한 포커판으로 바꾸도록 강제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한게임과는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고 싶어하는 자본가가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타이젬 바둑처럼 진짜로 실력을 겨룰 수 있는 포커 사이트를 만들어서 매니아들을 확보해서 돈을 버는 방식도 가능하다. 물론 한게임처럼 사이버 머니를 팔아서 엄청난 이득을 챙길 수는 없겠지만 틈새 시장 정도는 가능해 보인다.

 

 

 

나는 도박판을 벌이거나 마약을 팔아먹음으로써 돈을 버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나의 생각에 동의한다. 한게임 포커에 중독되어서 폐인이 되는 사람들의 숫자가 엄청난 것 같다. 어쩌면 강원랜드 폐인(장난스러운 의미가 아니라 심각한 의미)보다 한게임 폐인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포커라는 게임 자체가 도박과 쉽게 연결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터넷 때문에 순수한 두뇌 게임으로 양성화될 가능성이 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쉽게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무장한 한게임과 같은 사이트가 국내 인터넷 포커를 장악하고 있다.

 

 

 

2010-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