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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힌디어 문제에 관한 인도 측의 칼럼을 하나 번역해 봤습니다. 인도의 이코노믹 타임즈라는 신문사 사이트의 블로그 칼럼입니다.(출처) 터키 머리쓰개 관련 문서는 내일쯤 번역해 올리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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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디어는 위기에 빠진 언어일까요?
- TK Arun, 2009년 11월 19일




힌디어는 위기에 빠진 언어일까요? 인도에서는 꾸준히 힌디어 신문과 독자층의 성장 및 힌디어 화자로 분류되는 인구의 증가가 일어나고 있지요. 때문에 이 물음은 어쩌면 웃기는 소리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힌디어의 미래에 대한 다음과 같은 두 사실을 생각해 보세요. 1. 델리에서 힌디어로 만들어진 힌디 영화의 포스터에서조차도 힌디어가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 2. 마하라슈트라 주(*) 의회에서 의회 의원 선서를 힌디어로 수행할 때 아부 아즈미(Abu Azmi)가 급습당한 데에 대한 사람들의 전적으로 소리 죽인 반응.


사실을 받아들입시다. 힌디어는 젊고, 인공적인 언어죠. 힌디 사용어권의 심장부인 잔시(**)의 라미 락스미바이(Rami Laxmibai)는 댈하우지(Dalhousie***)에게 힌디어가 아니라 페르시아어로 글을 써 보냈습니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채 지나지 않아 자와할랄 네루는 딸에게 보낸 유명한 편지들(****)을 힌디어가 아니라 영어로 썼지요. 영어는 힌디어로 작품활동을 하는 시인에서부터 이 사람의 가정부까지 인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자녀에게 가르치고 싶어 하는 언어입니다. 영어를 교육어로 하는 학교는 늦은 장맛비 뒤의 무성한 잡초처럼 도처에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러크나우(**)의 어느 출판업자는 힌디어 시 출판을 주문하는 작가들의 수가 500명 남짓일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 수가 4억 2천 2백만 명의 화자가 있다고 주장하는 언어에서는 결코 많은 수가 아님은 누구라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는 영어의 보편적인 매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물론 영어는 국제적인 상업과 재무의 언어이므로, 수입이 많을 고급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는 숙달해야 하죠. 그런데 인도에서는, 아이들이 '바 바 블랙 쉽(ba ba black sheep)' 하며 옹알이를 하지 않으면 영어에 대해 충분한 구사력을 획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추정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세대에게 세계화되어 가는 세계로의 입장권을 주는 이 언어를 받아들이려는 시도는 인도 현지어들을 버려 가면서까지 진행되는 듯합니다.


힌디어에게서 이 문제는 또한 소위 방언이라 불리는 보지푸리(Bhojpuri)어나 마이틸리(Maithili)어가 점점 권리를 주장하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보지푸리어와 마이틸리어의 화자들은 자신들의 언어가 고작 힌디어의 방언 정도로 취급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힌디어 영화와 별개의 영역을 구축한 보지푸리어 영화의 인기는 이런 추세를 잘 반영하죠. 마이틸리어는 이미 헌법에 의해 별개의 언어로 인정되고 있고 말이죠.


오늘날 힌디어 방언으로 기술될 수 있고, 시간이 충분히 지나면 독자적 정체성을 주장하며 힌디어의 우산에서 벗어날 언어는 얼마든지 많습니다. 저들이 힌디어를 떠나는 지점은 어디일까요.


아카슈바니(Akashvani, 전全 인도 라디오)에서 쓰는 힌디어부터 시작해 볼까요. 이 방송은 의식적으로 북인도에서 널리 쓰이는 페르시아어 어원의 힌두스탄어 단어를 산스크리트 어원의 단어로 바꾸고 있는데, 뭐 이런 어투가 그다지 살아남을 것 같지는 않군요. 언어는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지요. 길거리에서 진화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카슈바니식 힌디어는 엘리트들만 사용하는 언어였던 산스크리트처럼 되어 버려 대중의 언어로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는 말이지요. 산스크리트(Sanskrit)는 '정제된'이라는 뜻이고, 그런 정제된 언어는 엘리트만이 말할 수 있습니다. 산스크리트로 쓰인 희곡에서 프라크리트(*****)로 말하는 여성과 조연을 발견하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이죠. 심지어 주연이 신들의 언어(******)로 말하는 순간에도 말입니다. 붓다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말을 이해하길 바랐기 때문에 설법에서 산스크리트를 삼가고 북인도의 보다 대중적인 말을 썼지요.


문어체 힌디어가 그다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심지어 힌디어 영화 포스터도 힌디어로 작성되지 않는다면 힌디어의 운명은 무엇일까요? 이는 폭넓은 성장과 세계화에 달린 문제입니다.


어떤 언어의 저조한 성장은 이 언어를 사용하는 사회의 저조한 성장을 반영합니다. 힌디어로 '병든'을 의미하는 '비마루(Bimaru)'가 힌디어를 사용하는 주들을 비롯한 가장 후진적인 주들을 기술하기 위해 도입되었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소수의 엘리트만이 모더니티를 받아들일 때, 이들은 모어와는 유리된 모더니티의 언어를 사용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힌디어에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사회 전체가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받아들일 때 그 사회의 언어는 진화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경제적 변화는 힌디어에게 중요합니다.


인도의 지방들이 구조적 변화를 겪고 사람들이 비전통적인 직업을 가지게 될 때, 카스트 관계는 변화하게 될 것이며, 사회적 권력의 배분도 변화할 것이고, 사람들은 새로운 삶의 과정을 기술하는 용어를 만들어내면서 언어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상당수의 단어는 영어에서 빌려올 것이고, 이는 좋은 일이지요.


물질적인 면에서 새롭게 진보하고 번영하는 삶을 만들어 나가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힌디어가 될 말을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힌디 신문들은 그런 추세를 반영하겠죠. 그러나 이런 추세가 거대한 규모로 일어나려면 다수 대중들이 그런 성장 과정에 참여하도록 인도되어야 합니다. 이는 힌디어 사용권의 기본적인 정치적 자율권 확보와 거버넌스 개혁 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폭넓은 성장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예컨대 마오이즘과의 투쟁과 힌디어를 위한 투쟁은 크게 보면 하나이고 같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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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는 인도의 제1도시 뭄바이이며, 지역 공용어는 마라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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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시 시(市).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도시. 우타르프라데시의 지역 공용어는 힌디어 및 우르두어이며 주도는 러크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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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영국의 19세기 인도 총독 댈하우지 후작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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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세계사 편력』에 대한 이야기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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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고전 표준 문어였던 산스크리트에 대비되는 중세 인도의 속어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불가타 라틴어나 코이네 그리스어와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되는데, 현대어와 비교했을 때는 산스크리트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문법이 번잡하고 까다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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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를 지칭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