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벼락 이동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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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한국 전쟁 썰이나 좀 풀려고 해. 잘못 알거나 부족한 부분 있으면 언냐들이 지적하고 보충해줘. 걍 몇가지 좌우파가 갖고 있는 오해 좀 풀께.

1. 당시 토지 개혁 등의 여파로 한국군의 사기는 형편없었던 반면 북한군은 해방 의지가 높았다.
글쎄..좌파들이 많이 갖고 있는 편견인데 난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아. 6.25. 개전초에도 잘 싸운 한국군은 잘 싸웠거든. 상대적으로 잘 먹고 잘 훈련하고 잘 경계하고 있던 한국군 부대들은 화력 열세를 딛고 북한군을 잘 막아냈어. 강원도의 7사단처럼 큰 승리를 거두기도 했고. 따라서 당시 한국군 장교들의 부패나 무능력 등은 지적이 돼야겠지만 남한 군대가 정통성이 없어 허수아비처럼 무너졌다는 건 사실이 아닌 것 같아.

2. 북한군은 우수했던 반면 남한군은 형편없었다.
글쎄...영 점수를 매기자면 북한이 한 60점, 남한이 45점쯤? 둘 다 낮다면 낮은 점수지만 당시 신생독립국 군대들 보면 남한이든 북한이든 아주 형편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오히려 둘 다 우수한데 북한은 아주 우수했던 편이랄까? 그런 요인엔 말이지. 일단 북한엔 무정을 비롯해서 중국 전선에서 야전을 겪은 지휘관들이 많았지. 장병도 많았고. 반면 남한의 일본군 출신들은 일제의 견제로 야전보다는 후방 보급 등을 많이 담당했었거든. 거기에 장병들은 거의 총을 처음 쥐어본 경우가 많았으니까 객관적으로 북한군보다 우수하긴 힘들었지.

그렇지만 북한도 아주 잘했다고만 볼 수 없는건 몇가지 전술적 실수를 저질렀어. 산이 많은 동부 전선이야 그렇다쳐도 서부전선까지 탱크를 보병 지원용으로 쓴 건 의아해. 호사가들 말이겠지만 만약 북한이 2차 대전 당시 독일이 보여줫던 전격전을 서부전선에서 구사했다면 미군이 상륙하기 전에 전쟁이 끝났을 지도 몰랐다는 말이 많아. 물론 과연 당시 독일군만큼 입체적인 전격전을 구사할 작전 능력이 북한에게 있었는지는 일단 차치하더라도 말야.

기왕 말 나온 김에 육이오 전쟁의 미스터리를 좀 살펴봐야겠네.

3. 왜 북한은 서울에서 머뭇거렸을까?
사흘 만에 서울을 점령했다는건 아주 컸지. 남한군의 주력은 거의 궤멸상태였으니 그때 북한이 서울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탱크를 중심으로 한강을 도하하여 쳐내려왔다면 과연 남한군이 대응할 수 있었을까? 난 어렵다고 보거든.

4. 왜 북한은 동부 축선을 치고 내려오지 않았을까?
한국 6사단이 북한군을 잘 막고 작전상 후퇴하고 난 뒤에 강릉에서 포항까지 이어지는 동해 축선은 텅 비어있었다고 해. 그런데 북한은 그 뒤에 이해할 수 없는 기동을 보였으니... 텅 빈 동해 축선을 따라 쾌속 진군한게 아니라 내륙으로 갔다가 다시 동해안으로 오고 그랬다는군. 나중에야 동해 축선의 가치를 발견한 미군에 의해 전선이 정비됐지.

아무튼 전쟁 초기의 경우 과거 북한군은 신출귀몰, 남한은 지리멸렬로 많이 알려졌지만 자세히 따지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는군. 북한도 어설펐고 남한도 어설펐고.

5. 한국군은 일본 육사 출신을 받아들여 사기에 문제가 많았다.
글쎄...난 이 것도 잘 모르겠어. 내가 이승만이라 가정했을 때, 무엇보다 북한과 대치상태에서 일본 육사 출신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 어떤 선택의 수가 있었을까? 물론 일본 육사 출신들이 인맥과 파벌을 형성해서 인사를 좌우했다든가, 일본 육사 출신 중에서도 허접한 충성파들을 이승만이 기용했다던가 하는 문제는 지적돼야겠지만... 당시 전쟁 기록을 보면 일본 육사 출신들이 나름대로 전과를 올린 경우도 많았거든. 또 북한도 일본 육사출신들을 받아들였던 것도 사실이고 말야.

6. 맥아더는 명장인가?
노. 이건 이제 하도 많이 나온 이야기라서 구체적으로 말할 필요가 없을 듯.

7. 이승만은 명장인가?
난 정말 우파들이 이승만 쳐받들기도 좀 적당해 해야 한다고 보는데 말이지. 가령 조선일보의 아래 기사를 봐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7/16/2010071601360.html

드디어 나왔는데, 그래서? 뭘 준비했는데? 나왔으니 작전은 어떻게 바뀌는데?

이승만이 한건 하나도 없어요. 기껏해야 트루먼이 배꼽에 힘 좀 주겠다고? 안주면 어떻게 되는데? 그 순간에 한국은 지도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데 무슨 한량도 아니고 태평하게 '드디어 나왔구먼' 논평하고 자빠졌어요.

전쟁 내내 보면 이승만이 적절하게 전쟁을 지휘했다는 기록은 찾을 수가 없어. 이승만이 중용한 신성모, 채병덕 모두 지도력에 문제가 많았다는게 중평이고 반면 군 내외에서 신망이 높았던 이종찬은 이승만과 갈등관계였지.

이승만은 그야말로 맹목적 반공주의자에 불과했지. 전략도 없고 의지도 없고 그저 공산당 욕질이나 하며 권력잡으려 했던 정객에 불과하다는게 내 판단이야. 좌우 내전 및 소련과의 전쟁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 반면 좌파에 대한 보복 테러를 반대하고 구휼이나 인도주의적 활동에 주력했던 핀란드의 우파와 비교돼도 너무 비교되지 않아?

내 말이 꼬운 우파 언냐 있으면 반론해도 돼. 이승만이 한국 전쟁에서 탁월한 지휘능력을 보인 사례가 있다면? 아닌 경우는 수도 없이 꼽을 수 있어. 택도 없는 북진 통일론으로 미국 자극해서 고문단 철수하고 무기 공여 지연돼고 반면 내부적으론 방어 준비안하는 바람에 초반에 형편없이 깨지고 중공군 개입 이후에도 어떻게 질서있게 퇴각했다 반격할 것인가 고민하는게 아니라 미국에선 생각도 안하고 있던 원자탄 투하나 바라고 있고 또 맥아더와 너무 밀착하는 바람에 미국과 쓸데없는 긴장관계나 유발하고.

당시 미국이 자존심상 버텨줬기에 망정이지, 냉정하게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별 거 없다 판단해서 철수해버렸으면 한국은 그 순간에 지도에서 사라졌겠지. 내 생각에 이승만은 한국이 패망하는 그 순간에도 미국에 망명하구선,

'비록 한국은 사라져도 나의 투철한 반공정신은 역사에 기리 남을 겁네다. 나는 졸라 위대한 자유주의의 투사이고 위인입네다' 헛소리찍찍 했을 인간이었을 것 같아.

8. 국민방위군 사건
난 이승만의 최대 실책중 하나는 전쟁 수행의 체계를 잡지 않은 것에 있다고 봐. 한국전 당시 벌어진 양민 학살 기록을 보면 정규군보다 비정규 조직에 의해 많이 저질러졌지. 이른바 서북청년단이니 뭐니 하는 기독교 단체들이 죽창들고 설쳐댔어. 그들이 설쳐대는 바람에 반작용으로 빨치산 활동도 성해졌고 많은 상처를 남겼지.

거기까진...억지로 참아주기로 해. 문제는 뭐냐하면...비정규 조직이 대통령의 비호하에 힘을 가지니까 정규 조직을 말아먹는 사태까지 벌어진다고. 그러니까 국민방위군, 즉 지금으로 치면 예비군 조직의 운영과 훈련을 서북청년단이 맡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진거야. 지금으로치면 과거 정치 깡패로 유명했던 호국청년단이 향토 예비군 운영을 맡은 격이지.

그러니 무슨 일이 벌어졌어? 9만명이 굶어죽었어. 20세기 이후 난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어. 당시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말야. 국민 방위군의 영양과 간식을 위해 '젤리 공장'이 있었대. 물론 서류상 공장이지. 서류상 공장 세워놓고 서북 청년단 간부 삭히들은 엄청나게 해쳐먹어댔지.

무려 9만명의 예비병력이 굶어죽는 엄청난 이적행위가 벌어졌는데 처벌은 두명이 받고 끝났다던가? 총 책임자 신성모는 지도 켕기는게 많은지라 어떻게든 덮으려고 애쓰다가 나중에 걍 사임하는 걸로 끝났지. 그나마도 곧 다시 중용됐다든가?

그래서 난 어떻게든 이승만 추앙못해 안달하는 우파 삭히들보면 참 궁금해. 니들 또 집권하면 기독교 청년들이 죽창들고 사냥하러 다니고 예비군 운영맡아 9만명씩 굶겨죽이려고 환장한거니? 이렇게 말야. 최소한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말해야 하는거 아냐?

너무 흥분해서 엉뚱한 데로 번졌다. 아무튼 언냐들, 나중에 생각나면 또 쓸께. 영양가 만점 댓글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