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 출신들은 서울대 출신만 우대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개거품 물어도 SKY와 비 SKY의 차별에 대해서는 별 느낌을 가지지 못한다. 그런가 하면 서울 소재 비 SKY 대학 출신들이 SKY만 우대하는 제도에 대한 불합리성을 지적하면서도 지방대학의 차별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는다.

있어서는 안 되는 계급이라는 것은 어디에나 존재할 뿐 아니라 같은 계열 내에서도 계급이 두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위치보다 더 위에 있는 경계에는 예민하면서도 자신의 아래에 있는 경계는 모른 척 한다. 그게 인간이다. 머, 나쁜 뜻으로 비꼬는 말은 아니다.

부자와 빈자, 정상인과 장애인, 남자와 여자,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한국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 등등 따지고 들면 참 많다. 이거 따로따로 해결하려고 하면 절대로 해답이 없다. 개념은 하나다. 바로 기득권자와 소외된 자이다. 나머지 모든 것들은 이 개념의 하위개념일 뿐이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더 위에 있는 사람이 소외된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여성운동 하는 사람들이 갑갑한 이유 중의 하나가 다른 모든 부분에 대해 둔감하면서 오로지 남자와 여자라는 개념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박근혜가 출마하면 오로지 여자라는 이유로 그녀에게 투표하겠다고 당당하게 TV에서 말한다는 것이다.

하위개념으로 내려가면 자신이 기득권에 속하는 부분도 있고 소외계층에 속하는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물론 모든 부분에서 다 기득권에 속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그런데 유독 자신이 이미 가진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그 분야에 관한한 그런 개념 자체가 아예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것에 대해 부당하다고 항의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분열주의자로 몰아 부치기도 하며, 심지어는 그런 불공평을 시정하려는 사람들을 교묘하게 방해함으로써 기존의 불평등을 더 강화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드물지 않다.

그들이 그러는 이유는 사실 자신들이 그런 불공평한 제도의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떳떳이 밝힐 수는 없기에 나름 논리를 개발해야 하는데, 어차피 진리와는 거리가 먼 결론에 대한 논리이기 때문에 그 논리가 허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도 주장 하나 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적어도 대한민국에 학력차별은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