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놈이 주도한 시카고 여행기

미국 온지가 만 13년이 되어 버렸다. 세월 참 빠르다. 그 동안 미국안에서 가족 여행을 다녀본 곳을 꼽아보니 플로리다의 디즈니 월드, LA의 디즈니랜드 (여긴 2번이나 가 봤다. -.-;;), 라스베가스, 산타바바라, 샌프란시스코, 텍사스 남쪽의 사우스 파드레 섬, 휴스턴, 코푸스 크리스티... 그런데 이 모든 여행이 다 필자와 아내의 결정으로 이루어졌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애들이 성장을 한다. 아들 놈이 이번 여름에는 자기 목소리를 냈다. 시카고에 가서 박물관 구경을 하고 싶단다. 자기가 가 보고 싶은 박물관을 직접 보여주며 가자고 조른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시작이 되었다.

결심을 하고 하루만에 호텔과 비행기 예약을 마쳤다. 대략 여행까지 한달 정도밖에 시간이 안 남아 샌안토니오에서 시카고까지 직항이 있는지 염려가 되었는데 다행이 약간은 어정쩡한 시간대로 비행기는 있었다.

일터에 휴가 신청을 해 놓고 여행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김과 햇반, 그리고 약간의 김치를 가져갈 요량이었다. 그런데 예약해 놓은 호텔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 호텔엔 냉장고도 전자렌지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고로 햇반은 물 건너가게 되었다.


(1) 첫날

이번 여행은 큰 맘 먹고 모든 식사를 다 사 먹자고 결심하고 우아하고 고상한 여행을 다짐했다. 짐도 대폭 줄여서 이제껏 여행과 비교하면 1/2도 안되는 보따리만 들고 대문을 나섰다.

일기 예보를 보니 샌안토니오는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나드는 무식한 더위인데 시카고는 21~24도 정도의 선선한 날씨였다. 다행이 여행 기간 날씨도 괜찮아 보였다. 진짜 더위를 피해 도망간다는 피서가 이런거다 싶은 생각도 좀 들고.... 비행기에 몸을 싣고 2시간 반 남짓한 비행이 시작되었다. 안내 방송이 나올 무렵 미시간 호수를 옆에 낀 시카고가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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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을 둘러보니 여기 시카고 공항은 무선 인터넷 접속이 무료다(!). 필자 동네 샌안토니오는 분당으로 계산해서 돈을 받는데....-.-;; 아래 사진을 찍으면서 집사람에게 구박을 받았다. 식구들 안챙기고 블로그 포스팅용 사진만 찍는다고... 그때는 블로그에 안 올릴꺼라고 변명했는데... 결국 집사람 말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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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찾고 택시를 잡아 탔다. 시내로 들어서자 길이 사정없이 막힌다. 하도 오래 작은 동네에서만 살다보니 출퇴근 시간에 러시아워가 있다는 걸 깜빡했다. 평소 20분이면 가는 길을 50분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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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행이 파키스탄 출신의 택시 기사양반이 친절하다. 이런 저런 시카고 얘기를 해준다. 사진이 잘 찍히는 각도까지 설명을 해 주며... 중간부터 길이 풀리기 시작해서 생각보다 빨리 호텔에 도착했다. 원래 35불에서 45불 정도 나온다고 했는데 40불 나온다. 팁으로 5불 주고 서둘러 체크인했다.

호텔 예약할 때 일부러 창밖 경치가 좋은 view room 을 예약했는데... 그럭저럭 경치가 나쁘지는 않다. 시카고 강이 보이는데 마침 카누 경기가 있는지 아니면 카누 클럽 모임이 있는지 유람선 옆으로 작은 카누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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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창밖의 경치를 맘 놓고 구경할 새도 없이 애들이 보챈다. 배고프단다. 하긴 어정쩡한 비행기 시간때문에 점심을 부실하게 먹었고 저녁 시간도 제법 늦었다. 일단 옷을 편하게 갈아 입고 바로 프론트 데스크에 내려갔다. 데스크 옆은 아예 관광 안내만 해 주는 곳이 따로 있다. 배고프다고 했더니 가까운 시카고 피자집을 알려주고 쿠폰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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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가기전에 주변 분들께 시카고 관광 정보를 구걸했었는데(링크) 마침 Reg Teddy님께서 시카고 피자 얘기를 남겨 주셨었다. 3군데 정도 추천을 해 주셨는데... 배가 고프기도 했고 어디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어서 호텔 안내 데스크가 준 쿠폰 집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 쿠폰을 받아 들었을 때는 이 쿠폰의 위력(?)을 잘 몰랐다. 쿠폰 위에 선명하게 찍힌 Priority Seating (줄 서지 않아도 됩니다) 라는 단어가 그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노(Gino East) 라는 가게인데... 공항에서 호텔로 오는 길에 한 음식점에 사람들이 줄을 나래비로 서 있길래 그런가 보다 했던 가게였다. 물론 도착할 때까지는 몰랐다.

호텔 안내 데스크에서 받은 쿠폰을 제시하면 음식점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합법적으로 새치기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공짜로 마늘빵도 덤으로 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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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쪽을 찍은 거다. 입구부터 치면 거의 100명 정도가 줄을 서서 식당 입장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텔에서 쿠폰을 받아 들었을 때는 시큰둥했었는데... -.-;; 정말 왠 떡이냐 싶었다. 한시간 이상은 절약한 것 같다.

내부는 약간 펑키한 분위기였지만 다들 먹느라 정신들이 없다. 필자 식구들도 배고픈 김에 허겁지겁 주문을 했다. 쿠폰 서비스로 마늘 빵도 공짜로 받고..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원래는 시카고 피자라고... 일반 피자의 거의 3배 정도는 두꺼운 피자를 먹으러 간 거였는데... 하도 피자가 두꺼워서 주문을 넣고 나면 대략 45분 정도 기다려야 피자가 나온단다.. 그걸 기다려줄 우리 식구가 아니다.. 그래서 피자도 주문을 넣었지만 파스타랑 몇 가지 금방 나올 음식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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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중에 나온 시카고 피자도 맛은 있었지만 하도 배가 고파서 눈 앞에 나온 음식들을 게눈 감추듯이 다 먹어 치웠다. 위의 사진이 공짜로 받은 빵...-.-;;;

너무 허기가 지면 아무 생각도 안난다. 그래서 시카고 피자는 미처 사진을 못 찍었다. 대신에 다른 블로거께서 찍어 놓으신 사진을 잠시 빌려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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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두꺼웠는데.. 조금은 짠 듯 했다. 나중에 지인한테 들은 얘기로는 Gino 의 시카고 피자는 옥수수 가루로 만들어서 다른 시카고 피자들보다 한국 사람 입맛에 덜 맞는단다... 아마 맞는 얘기일테지만, 그날 저녁은 너무 배가 고파서 ...-.-;;


Reg Teddy님의 다음 코멘트가 정답이지 싶다: "시카고 피자는 집집마다 다르긴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Giordanos 나 Uno를 많이 추천하는데 저는 Lou malnati's 가 좋더라고요...^^"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은 명언이다... 피자랑 파스타로 배불리 먹고 나니 경치들이 눈에 들어온다. 호텔 바로 앞에 다리가 있다. 거기까지 걸어가는데 다리 밑으로 연신 유람선이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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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배경으로 대충 사진 몇장 찍고는 바로 호텔방으로 돌아 갔다. 평소에 거의 걸어다니지 않던 생활 패턴이라... 모처럼 한시간 정도 걸으니 많이 피곤하게 느껴졌다...


(2) 다음 날

다들 늦게 일어났다. 필자만 피곤했던게 아니었나보다. 창밖에 존행콕센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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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저기 꼭대기층에 있는 시그니처룸 부페에서 먹을 계획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Rainyvale의 포스팅(링크) 에 맛있어 보이는 음식 사진들과 엄청난 경치를 이미 봐 두었기 때문에 조금의 지체함도 없이 바로 나섰다. 참~~ 혹시나 하는 맘에 전화를 해서 예약이 가능한가 물었다. 예약은 하루 전에 해야 된단다. 대신에 11시쯤에 오면 넉넉하게 창가쪽 자리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아침도 못 먹었는데 잘 됐다 싶어서 전 식구가 바로 존행콕 센터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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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밑에서 보니까 목이 부러질라고 한다. 바로 엘리베이터를 찾아서 단숨에 시그니처룸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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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은 Rainyvale님의 포스팅(링크) 을 참조하시는 것이 좋겠다. 필자의 사진 찍는 솜씨가 영 엉망이라 사진마다 다 흔들렸다. 음식도 Rainyvale님의 조언대로 부페를 먹었다. 점식식사는 일인당 18불이다. 관광지 물가를 감안하면 별로 비싼 측에 속하지는 않는다. 특히나 전망대 가격을 절약할 수 있으니.... 부페 음식중에는 앵거스 비프가 맛 있었다. (한동안 광우병 포스팅에 열중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필자는 광우병을 별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때 일을 기억하신 분께서 댓글에 요즘 미국산 쇠고기 먹느냐고 질문을 남기셨다. 이참에 답을 드리자면... 없어서 못 먹지 기회만 되면 열심히 먹고 있다)

참... Rainyvale님께서 못드시고 오신 후식(링크)을 먹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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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가지중에서 초코렛 막대기가 달린 무스 케익(mousse cake)으로 골랐다. 웨이터가 아들에게 장난을 친다. 정말 무스(moose: 북미산 뿔이 넓쩍하고 큰 동물)가 들어있지는 않다고 하니까 깔깔깔 웃는다. 원래 미국 후식들이 달기만 엄청 달고 맛은 별로다. 그런데 여기 후식은 별로 달지도 않고 정말 맛있었다. 가격은 6.50불이었다.

참~~ 창밖의 경치가 정말 좋았다. 아마도 11시 경에 가서 좋은 자리를 잡아서 그럴꺼다. 필자 식구들 식사가 마무리되기 시작한 12시경부터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고 자리도 안쪽밖에 없었다. 앞으로 가실 분들은 꼭~~ 11시 경에 가시기를 추천드린다.

신나게 먹고 구경하고 나서 존행콕센터 1층으로 다시 내려왔다. 여기 지하층에서 시카고 시티패스라는 걸 판다. 이걸 사면 5군데를 절반 정도 가격에 입장할 수 있다. 처음에는 그게 혜택의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음을 잠시 후에 알게 됐다. 어제 시카고 피자집에 줄을 서지 않고 입장했듯이 시카고 시티패스가 있으면 각종 박물관 입장시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는 거였다. 이번 시카고 여행의 최고 행운은 시카고 시티패스를 구입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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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쉐드 아쿠아리움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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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앞에 도착해서도 시티패스의 위력을 모르고 입구로 걸어들어갔다. 아~~ 시카고는 그 어딜가나 줄이 장난이 아니다. 혹시나 싶어 시티패스를 보여주며 직원에게 물어보니 정말 줄을 설 필요가 없단다. 헉~~ 이게 왠 떡이냐.... 여행지 와서 제일 아까운게 시간인데..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니...

참... 아쿠아리움에 오기 전에 존행콕센터 1층에 있는 베스트 바이(Best Buy)에서 아들 녀석에게 저가형 디지탈 카메라를 하나 사 줬다. 이번 여행에서 자기가 보고 싶고 찍고 싶은 걸 자기만의 시각으로 담아 보라고... 이건 원래는 아들 녀석의 선생님 아이디어였다. 그냥 일회용 카메라 하나 사줘보라는 거였는데 일회용 카메라보다는 50불 정도면 살 수 있는 저가형 디지탈 카메라가 더 나을 것 같아서 그걸로 결정했다. 별 생각없는 결정이었는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소득이자 큰 교육 효과였던 것 같다.

필자 어머니는 필자가 어려서부터 박물관이나 화랑을 많이 데리고 다니셨다. 특히나 화랑에 들어서면 반드시 특명(?)을 내리시곤 했는데 그건 다름이 아니라 화랑에 있는 작품중에서 내가 고른 걸 하나 가져갈 수 있다는 심정으로 관람하라는 거였다. 그리곤 관람이 다 끝난 뒤 필자가 고른 작품과 어머니께서 고르신 작품을 서로 비교해 보고 왜 그 작품을 골랐는지 간단한 토론을 하곤 했었다. 사실 어린 나이에 작품을 고르는 눈이 뭐가 있겠나? 그래도 그게 수십년이 쌓이면 엄청난 무게로 돌아온다. 실제로 필자의 어머니는 대학에선 영문학을 하셨지만 결국 필자를 대학 보내놓고 나선 예술쪽으로 진출하셔서 7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을 하신다.

아무튼... 아들 녀석은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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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더 잘되어있겠지만, 필자처럼 작은 동네에 살던 사람에겐 많이 신기했다. 특히나 관람객들이 직접 불가사리를 만져볼 수 있게 해 놓은 코너가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애들 반응이 조금은 뜨뜬미지근하다. 왜 그런가했더니 작년에 한국 갔을 때 63빌딩 수족관을 갔었단다. -.-;; 비교가 안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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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에서 나와 일단 호텔로 철수했다. 시카고는 매주 토요일 저녁에 미시간 호수에서 불꽃 놀이를 한다. 그걸 배를 타고 나가서 바로 불꽃 놀이 장소 아래서 구경하는 크루즈(Firework Cruise)가 있다. 전화를 해 보니 대략 9시쯤이란다... 전화로 예약하고 옷 두둑하게 입고 택시타고 갔다.

배는 중간정도 크기다. 한가지 인상 깊은 건 배안에서 술을 판다. 18불만 내면 무제한으로 알콜 음료를 마실 수 있다며 매표원이 꼬신다...^^

시카고 야경을 배를 타고 구경하는데... 꽤나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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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제법 부는데 시간 맞춰 불꽃 놀이가 시작되었다. 장관은 엄청난 장관이더라. 가까이서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필자는 넋놓고 있다가 불꽃 놀이 사진을 하나도 못 찍었다. 이것도 다른 블로거가 찍어 놓은 사진으로 대체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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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보니 아름다움은 몇배나 더 했는데 그에 비례해서 폭음도 장난이 아니더라... 불꽃 놀이가 끝나고 나니 귀가 얼얼했다는...-.-;;

택시타고 다시 호텔로 들어오니 시간이 꽤 늦었다... 바로 씻고 다들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은 일요일... 과학박물관을 갈 날이다. 체력을 보충해 봐야하니까...



(3)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지인이 알려준 중국집을 찾아 나섰다. 차이나타운에 있단다. 마침 과학박물관(Museum of Science and Industry) 가는 길목 근처다. 이틀 연속 느끼한 음식을 먹었더니 좀 칼칼한 동양 음식이 땡긴다. 물어 물어 찾아간 곳은 Ken Kee Restaurant 라는 중국집이었다. 한문으로 쓰면 강기...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는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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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 여기서 뭘 시켜 먹으면 맛있냐고 물어보니... 아무거나 시키라고 한다.... 다 맛 있단다... 크~~~

그런데 정말 다 맛 있었다(!!). 다른 가게들이 한가한 시간이었는데도 이 가게만 사람들이 북적댄다... 필자는 일요일 아침 10시에 갔는데... 그때 이미 손님들이 제법 있었다. 물론 먹고 나올 때는 거의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나중에 주인 아줌마랑 친해지고 나니.. 한국에서 온 사람들 아니냐고 한다... 그렇다고 하니... 한국 사람들은 큰새우 요리(Jumbo Shrimp(in shell) with Spicy Salt & Pepper: $6.95)를 엄청 좋아한다면서 메뉴판에다 표시까지 해 준다... 나중에 오면 그거 먹어봐야겠다.

차이나타운 온 김에 지인이 알려준 또 다른 명소 한군데를 찾아 나섰다... Joy Yee Noodle 이란 중국집이다. Reg Teddy님께서 여기서 이미테이션 한국음식을 판다고 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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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말로는 여기에 희안한 과일 주스가 있단다... 버블 티 라고 한다기에 이미 부를대로 부른 배를 잡고 들어가서 시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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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일단은 생과일을 갈아 만든 과일 주스이긴 한데... 바닥에 팥이 들어간 찹쌀떡 알갱이를 담아 준다.. 그런 다음에 일반 빨대의 3배는 더 넓은 초대형 빨대로 빨아 먹는 거다... 맛도 제법 있고 찹쌀떡 알갱이 빨아 먹는 재미도 제법 쏠쏠했다.

아침 겸 점심을 해결했으니 이제 부지런히 과학박물관으로 향했다. 하루 종일 볼 작정으로 나왔고 배도 든든하니 겁날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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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과학박물관 지하에는 시카고 시내를 축소해 놓은 모형 도시가 있었다. 실제로 소형 기차가 철로를 달린다... 거의 실물처럼 만들어 놓은 각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이거 말고도 인상적인 전시물들이 많이 있기는 했는데... 필자의 눈을 끈건 아래 사진에 있는 U-보트였다. U 505 라고 실제 U 보트를 인양해서 끌고와 전시하는 거였다. 아래 사진을 보면 U 보트 옆에 실제 사람들과 크기를 비교할 수 있을 거다. 생각보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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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보면 당시 U 보트에 탑재되었던 애니그마부터 승무원들의 잠자리와 주방까지 모두 재현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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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과 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박물관 안에 설치된 과학 체험관에서 물놀이도 하고 왔다갔다 하다보니 금방 오후 5시가 되어 버린다... 이제 저녁을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

역시 지인이 알려준 다음번 식당을 찾아 나섰다. 일리노이주립대학 시카고 캠퍼스 근처에 맛있는 한국 식당이 있단다. 고한이라고 하는데.. 문제는 정확한 주소를 모른다는 거다....-.-;; 일단 택시 기사에게 일리노이주립대학 시카고 캠퍼스 근처로 가자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식당이 안보인다.. 그래서 마침 산책하는 백인 커플에게 물어 봤다.... 그랬더니 확실치는 않다면서도 길 이름을 하나 알려준다... 택시 기사가 그 길 입구에 들어서니 바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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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운이 좋은 편이다. 무대포로 나서도 쉽게 쉽게 장소가 찾아진다. 들어서기는 했는데... 가격이 좀 쎄다. -.-;; 그래도 ..... 아무튼 후회없이 잘 먹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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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시티패스에 시어즈 타워 전망대 티켓이 포함되어 있다. 시카고 남쪽으로 온 김에 여길 들러 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빼꼼이 건물이 이미 보인다. 택시 잡아타고 가니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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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쳐다보다 목이 부러질뻔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가는 곳마다 줄이 길기는 했어도 여기만큼은 아니었다. 건물 입구부터 시작해서 매표소 줄... 검색 줄.... 엘리베이터 줄....나중에 엘리베이터 앞에서 물어보니 시티 패스 없이 온 사람들은 거의 1시간 넘게 기다렸단다... 필자 식구들은 시티 패스 덕분에 거의 앨리베이터 앞까지는 직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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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 올라서서 북쪽을 보니 멀리 검은 색의 존행콕 센터가 보인다... 그리고 필자가 묵고 있는 호텔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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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어디를 보나 시원한 전경이 좋기는 했는데.. 진짜 인상 깊었던건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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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일부가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건물 바깥으로 약간 튀어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러니까 허공위에 서 있는 셈이 되는거다. 여기서 다들 사진찍느라 난리가 아니다. 필자 식구들도 줄 서서 한방씩 ...^^ 진짜 나중에 추억꺼리가 되지 싶다. 밥도 먹었겠다... 시어즈 타워에도 올라가 봤겠다... 이제 오늘 계획은 완수했다 싶었는데...시간이 어정띠다... 호텔로 가면 좀 저녁시간이 많이 남을 것 같아서... 네이비 피어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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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부두에 놀이 동산을 설치해 놓은 곳인데.... 식당들도 많고... 휘적휘적 걷다가 애들 놀이 기구 몇번 태워주고..... 호텔로 돌아 왔다...



(4) 마지막 날

어제 먹었던 중국집 켄키(Ken Kee) 음식이 너무 맛있었다. 오늘 아침도 거기서 먹기로 하고 아침 일찍 나섰다. 그런데 도착해 보니.. 평일은 11시부터 문을 연단다... 쩝... 한 30분 기다렸다가 포식을 하고 나왔다...

그런데 평일 오전의 차이나타운은 한산하기 짝이 없다. 도무지 들어오는 택시가 없다. 한참을 기다리다 동양인이 운전을 하는 택시를 타게 됐다. 한눈에 한국분 같아서 여쭤보니 맞단다. 시카고에서만 30년을 넘게 택시 운전을 하셨단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시길래 텍사스라고 말씀드렸더니 백인 며느리의 친정이 텍사스라고 하신다. 자제분 결혼식 피로연때 사돈댁을 방문하면서 텍사스 구경하셨던 얘기를 해 주신다.

모처럼 한국분 만난김에 텍사스 덥다는 불평과 함께 시카고는 선선해서 좋다고 했더니 시카고도 예전 시카고가 아니란다. 한 10년전까지는 겨울에는 정말 추웠단다. 요즘 추위는 추위도 아니라고 하시면서... 후덜덜... 그럼 겨울 날씨뉴스때마다 나오는 화씨로 0도(섭씨 영하 18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씨는 뭔가...-.-;;

시카고에서 택시를 열번도 넘게 탔는데 이 한국 기사분께서 가장 친절하고 가장 안전하게 운전하셨다.

이제 필드 뮤지엄에 도착했다. 아들 녀석이 목 빠지게 기다리던 '수' 라고 이름 붙여진 공룡 화석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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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번 여행에서 여기가 제일 인상 깊었다. 특히나 북미 인디언 유물들에 관심이 제일 많이 간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 건 아래 사진에 있는 물건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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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렸을 때 할머니집에 가면 반짓고리를 저런 그릇으로 쓰셨었다. 거의 문양도 비슷했던 것 같다.

필자 식구들 취향이 비슷한 모양이다. 필드 뮤지엄에서 제일 활기차게 돌아다닌다. 필자도 제일 재미있게 본 것 같다... 박물관에 있다보면 시간이 정말 화살같이 간다... 금방 오후 5시가 되어 버렸다...

이제 진짜 마지막 남은 일정만 소화하면 된다... 시카고 시내를 배를 타고 유람하는 크루즈다. 필자가 머무른 호텔에서 제일 많이 본게 그거다. 이제야 그 배를 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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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넓쩍한 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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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선그라스 낀 주황색 옷을 입은 양반이 수백개의 건물을 설명해 준다... 각 건물마다 무슨 사연이 그렇게도 많은지...

크루즈를 모두 마치니 날이 슬슬 어둑어둑해진다.. 네이비 피어에 다시 돌아와서 놀이기구 몇번 더 탄 다음에 거기서 대충 저녁을 떼웠다... 이렇게 시카고 여행은 마무리됐다.

예전에 애들이 어렸을 때는 심지어 어린이용 카시트까지 짊어지고 여행을 했었다. 물론 김치부터 라면, 코펠, 김, 햇반까지 다 챙겨서.. 이제 애들이 크니 여행이 훨씬 단촐하다. 앞으론 조금은 더 자주 다녀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다음날 샌안토니오로 돌아왔더니 여전히 낮 기온이 100도가 넘는다.... 공항에서 택시기사에게 물어보니 샌안토니오는 한시도 쉬지 않고 계속 더웠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