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영포회로 알려졌지만 나중에 알려진 정식 이름은 영포목우회(迎浦牧友會)라고 한다. 영일과 포항 지방 출신의 공직자들 모임이란 의미이겠지.

영포회(迎浦會)라는, 비슷한 이름의 단체도 있는 모양이다. 경북도청에서 근무하는 영일과 포항 출신의 공직자들 모임이라고 했던 것 같다.

다른 지방 출신 공무원들도 비슷한 친목단체를 갖고 있다고 한다. 영포목우회는 이것을 내세워 "왜 우리만 갖고 따지느냐?"는 항변을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뭐, 비싼 돈 들여서 신문광고도 했다니까. 포항 지방은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며 아주 견결한 방어자세를 드러내고 있고, 경북 지방의 언론들도 "이대로 가면 TK는 다 죽는다"며 위기의식을 표출하고, 이상득더러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면서 '순망치한'이라는 표현까지 썼다고 한다.

이런 반응을 보면서 "저것들이 몇십년 동안 얼마나 안하무인으로 살아왔나"하는 것들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TK나 포항이라는 지역 단위가 단일한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저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저 더러운 버르장머리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정상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도 없고, 받아들이기는 더욱 기가 막히고, 그저 모멸감만 더해지는 현실이다.

지금 주류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인터넷 여론에서조차 이번 사건을 놓고 TK나 포항 지역 자체를 공격하는 논리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물론 찾아보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의미있는 하나의 여론 흐름으로 나타나는 모습은 보지 못한 것 같다. 만일 이런 사태가 호남 지역에서 일어났다면 어떤 여론 반응이 나타났을까? 과거 전국적으로 발생한 수능 시험 부정이 광주 지역에서 먼저 드러났다는 이유로 광주의 어린 학생들마저 싸잡아서 도저히 인간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모멸을 당한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포항과 대구, 경북 지역의 반응은 오히려 '똥 싼 놈이 화를 내는 격'이다. 여론은 이들을 향해서 책임을 묻지 않고 있건만, 이들은 오히려 몽둥이를 치켜들고 "왜 우리를 비난하느냐"고 눈알을 부라린다. 이들의 반응에서 우리는 오히려 "대구와 경북, 포항을 엮는 지역적 연결고리가 영포목우회의 비리와 별개가 아닌, 하나의 몸통을 이루고 있다"는 심증을 확인하게 된다. 이런 것을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표현하는 것 아닐까?

하나 궁금한 게 있다. 다른 지방 출신 공직자들의 모임 이름에도 '칠 목(牧)' 자가 들어갈까? 저 목 자는 짐승들을 기르고 보살핀다는 뜻이며, 과거 봉건왕조 시절에 주로 지방수령들의 직책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쓰였다. 한마디로 어리석은 백성들을 다스리고 지배하고 통솔하여서 백성들이 엉뚱한 곳으로 비뚤어지지 않도록 잘 지도 관리한다는 의미이다.

다산 정약용도 목민심서(牧民心書)라는 책을 통해 백성을 직접 관리하는 수령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사항들을 정리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저 
'칠 목(牧)' 자에 대해 사람들의 이미지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기독교의 목사 직책도 저  '칠 목(牧)' 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매우 좋게 보살핀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하지만 여기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것은 저  '칠 목(牧)' 자가 국민들의 위에서 군림하고, 국민들의 판단이나 의견 따위보다 훨씬 높은 지위에서 다스리고 통치한다는 의미라는 점이다. 심지어 신적인 권위를 갖고 일방적인 상하 관계를 구성한다는 표현에서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영포목우회의 구성원들이 꼭 백성을 억압적으로 다스리겠다는 뜻에서 모임 이름에 저 글자를 넣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저런 글자를 별 거리낌없이 모임 이름에 넣을 수 있는 그 무신경 자체에서 저들이 얼마나 방자하게, 이 나라에서 아무도 우리를 건드릴 놈 없다는 교만함 가운데서 살아왔는지가 느껴진다. 혹시 다른 지방 출신 공직자들도 저 글자를 모임 이름에 넣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경우라도 그 이름에서 읽을 수 있는 '배경'은 다를 것 같다.

작명 과정의 단순한 무신경이나 실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런 무신경과 실수를 저지르는 자들이 어마어마한 권력을 휘두르는 나라에서 우리의 운명을 저런 자들에게 맡기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조/까/치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