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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가는 회사에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점거 농성이라는 극단적인 투쟁을 벌였던 쌍용자동차 노조가 처참히 패배하였다. 소리는
요란했으나 아무런 성과가 없으니 노조무용론이 다시 팽배하다.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급급했던 대기업 노조에 대한 질타도 빠지지
않는다.
노조에 대한 비난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새로운 진보는 노조의 역할 없이 이루어내야 한다는 생각들도 많다. 가능할까? 노조라는 경제주체의 조직화된 힘이 없이도 새로운 진보가 가능할지 나는 적잖이 의심스럽다. 노조가 아니면 다른 "제도", 자본이 아닌 경제 주체의 세력을 조직하는 제도가 필요한데, 새로운 제도에 대한 상상력은 빈곤하지 그지 없다.
미국의 노조조직률은 유럽에 비해 턱없이 작다. 지금 10% 언저리다. 한국과 비슷하다. 사기업의 남자만 따지면 8%까지 줄어들었다. 최고로 노조조직률이 높았을 때도 30%로 노조조직률이 60%에 달하는 북구유럽 국가와는 많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생산성이 증가하고, 복지가 늘어나고, 불평등이 줄어드는 시기는 노조가입률이 높았던 시기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노조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보수의 왕언니, 밀턴 프리드만은 노조의 효과는 진입장벽을 구축하여 자기 밥그릇 지키기고 따라서 노조가 있는 곳에 불평등이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증적 분석은 대부분 노조가 있는 곳에서 (1) 생산직과 사무직, 일반직원과 간부의 임금 격차가 작고, (2) 노조원이 동일한 임금을 받음으로써 노조원 내부의 임금 격차가 작고, (3) 노조가 늘어나는걸 두려워한 사용자가 비노조원의 임금도 높여줘서 비노조원의 불평등도 작았다. 여기서 노조의 가장 강력한 효과는 (3)이다. 노조 자신이 아닌 비노조에 끼치는 영향력이 바로 노조의 힘이다.
강력한 노조의 효과는 자신들의 임금을 결정하는 "직접적" 효과보다는 사회적으로 노동자에게 이 정도의 임금은 줘야한다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간접적" 효과가 더 클 때 나타난다. 그 덕분에 노조조직률이 30% 밖에 안되어도 노조가 주요 경제 주체가 된다. 이게 없으면 자본은 노조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국가와 자본이 결합하여 노조의 영향력을 줄일려고 할 때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노조가 있는 곳에서 비노조원도 이득을 보는걸 "spillover effect"라고 한다. 스필오버 효과가 커지면 개별회사나 산업 단위를 넘어 사회 전체의 "규범"을 결정하는데 노조가 분위기를 잡게된다. 미국에서 노조가 힘을 발휘했던 이유는 "생산성 협약"이라는 암묵적 합의 하에서 노조가 파업을 자제하고 대신 자본은 고용과 생산성에 따른 임금 인상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노조가 미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끼치게 된 계기는 루즈벨트 시절에 노사정 3자 협상 테이블에서 임금을 정하던 것에서 시작해서, 한국 전쟁 중에는 Wage Standardization Board (WSB)가 있었고, 케네디와 존슨 정부 시절에는 임금 기준표를 만들었었다. 닉슨 정부 시절에도 Pay Board가 있어서 여기서 노사정이 협의하여 임금 수준을 정하였다. 카터 정부 시절에도 Council on Wage and Price Stability(CWPS)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노사정의 협약은 강제력은 없었지만 사회 전반에 노사관계와 임금에 대한 강력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 전통을 깬 것이 바로 레이건이다.
나는 한국의 노동운동은 개혁세력 집권 10년동안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렸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노조 조직을 활성화시키고 그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지역을 넘어 세력 기반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 노사정협의회라는 좋은 틀을 만들어 놓고, 이 틀을 확대발전시켜나가는 전략이 부족했다. 호남 지역과 진보적인 화이트칼라 외에 안정적인 지지세력이 없는 곤궁한 처지는 지난 10년간의 선택의 실패의 산물이다.
한국의 노조는 정치적이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너무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경제 투쟁에 매몰되어 충분히 정치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처럼 개별화된 노조가 망해가는 회사에서 일자리를 지키고자 자본과 국가권력에 대항할 때, 그 결과가 어찌될지는 너무나 명약관화하다.
다시 미국 얘기로 돌아와서, 미국에서 Labor Revitalization이라는 명칭 하에 지역 단위로 노조를 다시 활성화시킬려는 움직임이 있다. 생산직 노동자가 아닌 서비스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노조를 재건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얼마나 성공할지는 모르지만, 여성, 소수인종을 중심으로 성과도 있다.
한국의 진보도 새로운 조직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하고, 노조는 여기서 배제되는게 아니라, 그 한 축이 되어야 한다. 적어도 노조를 무력화한 후에 남는 건 합리적이고 온정적인 자본이 아닐 것은 분명하다. 노동운동의 고민은 파업을 통한 경제적 이득의 추구를 넘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를 통해 사회적 분위기 메이커가 되어야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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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대한 비난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새로운 진보는 노조의 역할 없이 이루어내야 한다는 생각들도 많다. 가능할까? 노조라는 경제주체의 조직화된 힘이 없이도 새로운 진보가 가능할지 나는 적잖이 의심스럽다. 노조가 아니면 다른 "제도", 자본이 아닌 경제 주체의 세력을 조직하는 제도가 필요한데, 새로운 제도에 대한 상상력은 빈곤하지 그지 없다.
미국의 노조조직률은 유럽에 비해 턱없이 작다. 지금 10% 언저리다. 한국과 비슷하다. 사기업의 남자만 따지면 8%까지 줄어들었다. 최고로 노조조직률이 높았을 때도 30%로 노조조직률이 60%에 달하는 북구유럽 국가와는 많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생산성이 증가하고, 복지가 늘어나고, 불평등이 줄어드는 시기는 노조가입률이 높았던 시기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노조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보수의 왕언니, 밀턴 프리드만은 노조의 효과는 진입장벽을 구축하여 자기 밥그릇 지키기고 따라서 노조가 있는 곳에 불평등이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증적 분석은 대부분 노조가 있는 곳에서 (1) 생산직과 사무직, 일반직원과 간부의 임금 격차가 작고, (2) 노조원이 동일한 임금을 받음으로써 노조원 내부의 임금 격차가 작고, (3) 노조가 늘어나는걸 두려워한 사용자가 비노조원의 임금도 높여줘서 비노조원의 불평등도 작았다. 여기서 노조의 가장 강력한 효과는 (3)이다. 노조 자신이 아닌 비노조에 끼치는 영향력이 바로 노조의 힘이다.
강력한 노조의 효과는 자신들의 임금을 결정하는 "직접적" 효과보다는 사회적으로 노동자에게 이 정도의 임금은 줘야한다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간접적" 효과가 더 클 때 나타난다. 그 덕분에 노조조직률이 30% 밖에 안되어도 노조가 주요 경제 주체가 된다. 이게 없으면 자본은 노조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국가와 자본이 결합하여 노조의 영향력을 줄일려고 할 때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노조가 있는 곳에서 비노조원도 이득을 보는걸 "spillover effect"라고 한다. 스필오버 효과가 커지면 개별회사나 산업 단위를 넘어 사회 전체의 "규범"을 결정하는데 노조가 분위기를 잡게된다. 미국에서 노조가 힘을 발휘했던 이유는 "생산성 협약"이라는 암묵적 합의 하에서 노조가 파업을 자제하고 대신 자본은 고용과 생산성에 따른 임금 인상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노조가 미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끼치게 된 계기는 루즈벨트 시절에 노사정 3자 협상 테이블에서 임금을 정하던 것에서 시작해서, 한국 전쟁 중에는 Wage Standardization Board (WSB)가 있었고, 케네디와 존슨 정부 시절에는 임금 기준표를 만들었었다. 닉슨 정부 시절에도 Pay Board가 있어서 여기서 노사정이 협의하여 임금 수준을 정하였다. 카터 정부 시절에도 Council on Wage and Price Stability(CWPS)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노사정의 협약은 강제력은 없었지만 사회 전반에 노사관계와 임금에 대한 강력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 전통을 깬 것이 바로 레이건이다.
나는 한국의 노동운동은 개혁세력 집권 10년동안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렸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노조 조직을 활성화시키고 그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지역을 넘어 세력 기반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 노사정협의회라는 좋은 틀을 만들어 놓고, 이 틀을 확대발전시켜나가는 전략이 부족했다. 호남 지역과 진보적인 화이트칼라 외에 안정적인 지지세력이 없는 곤궁한 처지는 지난 10년간의 선택의 실패의 산물이다.
한국의 노조는 정치적이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너무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경제 투쟁에 매몰되어 충분히 정치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처럼 개별화된 노조가 망해가는 회사에서 일자리를 지키고자 자본과 국가권력에 대항할 때, 그 결과가 어찌될지는 너무나 명약관화하다.
다시 미국 얘기로 돌아와서, 미국에서 Labor Revitalization이라는 명칭 하에 지역 단위로 노조를 다시 활성화시킬려는 움직임이 있다. 생산직 노동자가 아닌 서비스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노조를 재건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얼마나 성공할지는 모르지만, 여성, 소수인종을 중심으로 성과도 있다.
한국의 진보도 새로운 조직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하고, 노조는 여기서 배제되는게 아니라, 그 한 축이 되어야 한다. 적어도 노조를 무력화한 후에 남는 건 합리적이고 온정적인 자본이 아닐 것은 분명하다. 노동운동의 고민은 파업을 통한 경제적 이득의 추구를 넘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를 통해 사회적 분위기 메이커가 되어야 희망이 있다.
2009.08.08 05:09:44
'스필오버 효과'라...좋은 거 하나 배웠습니다. 저는 노조가 여러 가지 문제점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없다면 자본(가)의 횡포 앞에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켜낼 방법이 없기에 노동조합이란 반드시 필요한 존재란 생각을 합니다. 바이커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노동조합이 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노동자들이 이정도 대우는 받아야 한다'는 그런 인식이 사회적으로 좀더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9.08.08 07:20:35

강력한 노조의
효과는 자신들의 임금을 결정하는 "직접적" 효과보다는 사회적으로 노동자에게 이 정도의 임금은 줘야한다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간접적" 효과가 더 클 때 나타난다. --> 한국에는 단 한번도 강력한 노조가 존재한적이 없었다. OTL
2009.08.09 21:39:08
우리나라에 스필오버을 대표하는 기업이 있죠 ..SS
이 기업은 창업자의 똥XX에 맥주병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노조를 허용하지 않는 기업으로 유명한데,
(자유주의 시대에 고용의 불안정성을 제외하면)실상 대우나 임금에서는 타 기업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일례로 모 기업이 3 개월 파업해서 임금 5% 인상안 얻어내면, 이 기업은 대뜸 6% 올려줘 버리지요...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1% 더 인상시켜주고, 3개월 파업 안하는게 이익일 지도 모릅니다..(꼭 수치가 저렇타는게 아니라, '노조가 생길까봐 노조가 없음에도 순순히 임금이나 여러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기업' 의 대표 주자랍니다.
혹자는 실상을 모르는 자는 이 기업이, 엄청 악랄하고, 임금도 제대로 안주고 뭐 같이 일시키는줄 아는데, 막상 다니는 사람들 말들어보면 '뭐할라 파업하냐 안해도 다 얻을 수 있는데' 이런 소리를 합니다.
이 기업은 창업자의 똥XX에 맥주병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노조를 허용하지 않는 기업으로 유명한데,
(자유주의 시대에 고용의 불안정성을 제외하면)실상 대우나 임금에서는 타 기업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일례로 모 기업이 3 개월 파업해서 임금 5% 인상안 얻어내면, 이 기업은 대뜸 6% 올려줘 버리지요...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1% 더 인상시켜주고, 3개월 파업 안하는게 이익일 지도 모릅니다..(꼭 수치가 저렇타는게 아니라, '노조가 생길까봐 노조가 없음에도 순순히 임금이나 여러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기업' 의 대표 주자랍니다.
혹자는 실상을 모르는 자는 이 기업이, 엄청 악랄하고, 임금도 제대로 안주고 뭐 같이 일시키는줄 아는데, 막상 다니는 사람들 말들어보면 '뭐할라 파업하냐 안해도 다 얻을 수 있는데' 이런 소리를 합니다.
2009.08.11 04:45:35
그말은 꼭 재래시장의 존재가 대형마트의 가격에 미치는 현상과 같은 말인거 같군요^^
저희 동네에 새로이 킴스클럽(예전엔 무슨 하나마트였나..? 이름은 생각안나는데 그냥 독자적 마트였습니다) 생겼는데
동네 주변에 그런 마트가 없어요. 그리고 시장은 다 재개발때문에 많이 없어졌구요
킴스클럽이 오자마가 거기서 파는 물건의 값이 예전 마트에서 파는 물건 값보다 훨씬 비싸더라구요..
술같은건 원래 대형마트가 싸다지만... 야채가격이.. 완전히..^^ 그 조금 남아있는 시장만도 못해져서...
꼭 대형마트가 싸지 않다고 느낀게 그 시점에서 였는데....
그 회사가 꼭 잘해주진 않는다는걸 느끼는 시점이 올까 모르겠네요^^
저희 동네에 새로이 킴스클럽(예전엔 무슨 하나마트였나..? 이름은 생각안나는데 그냥 독자적 마트였습니다) 생겼는데
동네 주변에 그런 마트가 없어요. 그리고 시장은 다 재개발때문에 많이 없어졌구요
킴스클럽이 오자마가 거기서 파는 물건의 값이 예전 마트에서 파는 물건 값보다 훨씬 비싸더라구요..
술같은건 원래 대형마트가 싸다지만... 야채가격이.. 완전히..^^ 그 조금 남아있는 시장만도 못해져서...
꼭 대형마트가 싸지 않다고 느낀게 그 시점에서 였는데....
그 회사가 꼭 잘해주진 않는다는걸 느끼는 시점이 올까 모르겠네요^^
2009.08.11 05:22:57
그 S사란 회사가 높은 임금을 준다는 건 대체적으로 사실입니다. 이건 그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임금 체계를 고려하면 사람들에게 과장되어 알려진 것도 사실입니다.
정확한 용어는 제가 잘 모르지만, 이 회사는 기준연봉과 PS(Profit Share라던데...)로 나뉘어 있는데 장사 잘 되는 사업부는 PS가 왕창 나갑니다. 부서별로도 많이 틀리고... 즉, 실질적 성과급을 도입한 거죠.(올바른 방향이라 봅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내부에 아주 많은 사업부가 있고, 매년 잘 나가는 사업부가 바뀌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연수입은 최고로 많은 PS를 받는 사업부나 부서의 것일 경우가 많아요. 즉, A,B,C,D 사업부는 PS가 5%에 불과했는데 E 사업부는 실적이 아주 좋아 30%를 받았다고 치면, S사는 PS를 30%나 줬다더라... 뭐 이렇게 알려지는 거죠. ㅎㅎㅎ 그래서 제가 이 회사 다니는 선배에게 전화해서 PS 많이 받아 좋겠네, 술 한 잔 사라고 하면 뭔 소리냐, 지금 PS가 마이너스일 걸 걱정하는 판이다 뭐 이런 대꾸가 나옵니다.
제가 아는 한 이 회사보다 좋은 대우를 해주는 회사 적지 않습니다.
회사 전체의 안정성 면에서 이 회사가 최고 수준이니까 이것에 대한 프리미엄이 얹혀져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이죠.
노동강도 측면에서는 이 회사가 최고 수준에 포함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임금 체계를 고려하면 사람들에게 과장되어 알려진 것도 사실입니다.
정확한 용어는 제가 잘 모르지만, 이 회사는 기준연봉과 PS(Profit Share라던데...)로 나뉘어 있는데 장사 잘 되는 사업부는 PS가 왕창 나갑니다. 부서별로도 많이 틀리고... 즉, 실질적 성과급을 도입한 거죠.(올바른 방향이라 봅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내부에 아주 많은 사업부가 있고, 매년 잘 나가는 사업부가 바뀌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연수입은 최고로 많은 PS를 받는 사업부나 부서의 것일 경우가 많아요. 즉, A,B,C,D 사업부는 PS가 5%에 불과했는데 E 사업부는 실적이 아주 좋아 30%를 받았다고 치면, S사는 PS를 30%나 줬다더라... 뭐 이렇게 알려지는 거죠. ㅎㅎㅎ 그래서 제가 이 회사 다니는 선배에게 전화해서 PS 많이 받아 좋겠네, 술 한 잔 사라고 하면 뭔 소리냐, 지금 PS가 마이너스일 걸 걱정하는 판이다 뭐 이런 대꾸가 나옵니다.
제가 아는 한 이 회사보다 좋은 대우를 해주는 회사 적지 않습니다.
회사 전체의 안정성 면에서 이 회사가 최고 수준이니까 이것에 대한 프리미엄이 얹혀져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이죠.
노동강도 측면에서는 이 회사가 최고 수준에 포함된다고 봅니다.
2009.08.12 04:38:50
예, 이미 말씀드린대로 이 회사의 기본급이 대기업 중 가장 높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많이 적은 편까지는 아닙니다. 저희 회사 연봉 수준을 정하기 위한 자료로 몇몇 회사의 연봉 수준을 조사해봤는데 이 회사의 연봉은 높은 축에 속합니다. 그리고 저희 업계 회사들이 대부분 이 회사의 연봉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까닭은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 회사에 취업하는 것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물론 약간의 예외는 항상 있습니다만...)
이 회사의 PS는 진정한 성과급 제도에 매우 가까와서 일반적 기업의 상여금과는 많이 다릅니다.
정말로 기여도가 높고 그 부서나 사업부에서 아주 좋은 성과를 냈을 경우 무지막지한 PS가 지급됩니다. 기본급 전체를 넘어가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모자란만큼을 PS로 매꿔주는 개념은 아니라고 보고, 오히려 충분한 기본급에 인센티브를 추가로 부여해서 다른 회사들과는 차별된 대우를 해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회사의 노동강도는 아주 많은 수의, 실제로 이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들은 바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최고 수준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 사람들이 '노조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중요한 몇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 회사의 네임밸류가 주는 강력한 자부심(실로 대단합니다.)
- 회사의 높은 안정성과 발전 가능성에 근거한 직업의 높은 안정성(100% 동의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렇게 생각들 하고 있습니다.)
- PS와 같은 매우 강력한 인센티브 제도로 실제 수혜를 받는 사람 뿐만 아니라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업무에 충실함. (그래서 올해는 매우 낮은 PS를 받았다고 할지라도 내년을 기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실제로 이 기대는 일부 충족되고 있음.)
제가 볼 때는 이 회사가 굳이 노조를 막으려 애쓸 필요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노조를 허용하지 않으려 했던 선대 회장 시절에는 지금 이 회사의 위상과는 많이 달랐고, 나름대로 노조 결성 방어의 필요성을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같아선 노조가 별로 할 일이 없어 보일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많이 적은 편까지는 아닙니다. 저희 회사 연봉 수준을 정하기 위한 자료로 몇몇 회사의 연봉 수준을 조사해봤는데 이 회사의 연봉은 높은 축에 속합니다. 그리고 저희 업계 회사들이 대부분 이 회사의 연봉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까닭은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 회사에 취업하는 것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물론 약간의 예외는 항상 있습니다만...)
이 회사의 PS는 진정한 성과급 제도에 매우 가까와서 일반적 기업의 상여금과는 많이 다릅니다.
정말로 기여도가 높고 그 부서나 사업부에서 아주 좋은 성과를 냈을 경우 무지막지한 PS가 지급됩니다. 기본급 전체를 넘어가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모자란만큼을 PS로 매꿔주는 개념은 아니라고 보고, 오히려 충분한 기본급에 인센티브를 추가로 부여해서 다른 회사들과는 차별된 대우를 해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회사의 노동강도는 아주 많은 수의, 실제로 이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들은 바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최고 수준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 사람들이 '노조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중요한 몇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 회사의 네임밸류가 주는 강력한 자부심(실로 대단합니다.)
- 회사의 높은 안정성과 발전 가능성에 근거한 직업의 높은 안정성(100% 동의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렇게 생각들 하고 있습니다.)
- PS와 같은 매우 강력한 인센티브 제도로 실제 수혜를 받는 사람 뿐만 아니라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업무에 충실함. (그래서 올해는 매우 낮은 PS를 받았다고 할지라도 내년을 기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실제로 이 기대는 일부 충족되고 있음.)
제가 볼 때는 이 회사가 굳이 노조를 막으려 애쓸 필요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노조를 허용하지 않으려 했던 선대 회장 시절에는 지금 이 회사의 위상과는 많이 달랐고, 나름대로 노조 결성 방어의 필요성을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같아선 노조가 별로 할 일이 없어 보일 정도입니다.
2009.08.11 22:23:26
whataday /
그 회사가 박사급 인력을 대거 고용하는 걸로도 유명한데... 회전율도 상당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식당도 아닌데 회전율. ㅋㅋ 근데 이직률보다 그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아서...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p사가 좋은 대우와 최고의 안정성을 자랑하고 있다죠. 물론 다른 분야이지만.)
그 회사가 박사급 인력을 대거 고용하는 걸로도 유명한데... 회전율도 상당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식당도 아닌데 회전율. ㅋㅋ 근데 이직률보다 그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아서...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p사가 좋은 대우와 최고의 안정성을 자랑하고 있다죠. 물론 다른 분야이지만.)
2009.08.12 01:27:36
S사 사정을 잘 알고 계시네요.
과거에는 우리나라에 세 개의 큰 전자/반도체 회사가 있었습니다. 굳이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아실테고...
그러던 중 IMF다 뭐다 구조조정하고 팔리고 이러면서 최근에는 3강 구도에서 Super 1강 및 나머지들... 이런 구도로 바뀌었습니다.
굳이 Super 1강이라 말씀드린 건 다른 회사들은 도무지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다보니 과거에는 3강이 열심히 인력을 스카우트하려고 애를 썼는데 지금의 구도에서는 Super 1강은 가만히 있어도 고급 인력들이 몰려 듭니다. 그래서 이 회사의 인력 정책은 오는 인력 막지 않고 가는 인력 잡지 않는다로 바뀌었습니다. 우수한 인력들이 몰려 오니 막을 필요가 없고, 경쟁에서 밀려 나가려는 인력들은 잡을 필요가 없고. 다만 문제는 창업이나 다른 회사로 가기 위해 나가려는 우수한 인력들인데, 최근 몇 년간 경기가 내리막에다가 S사의 인지도는 계속 상승 중인데 인력이 유출될 다른 회사나 창업이 시원치 않아 우수 인력의 유출을 걱정할 상황이 아닌 것이죠.
그래서 바람계곡님의 '회전율'이란 표현은 아주 적절한 것입니다. 이 회사는 인력의 회전을 즐기고 있는 중이고, 그 와중에 전체 인력의 평균적인 수준은 지속적으로 상승 중입니다. 이런 회전으로 인해 다른 회사나 중소기업으로 S사의 인력이 옮아가서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나긴 하지만 어차피 인력의 쏠림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
근데 P사가 어딥니까? 군침이 도는데... ㅎㅎㅎ
과거에는 우리나라에 세 개의 큰 전자/반도체 회사가 있었습니다. 굳이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아실테고...
그러던 중 IMF다 뭐다 구조조정하고 팔리고 이러면서 최근에는 3강 구도에서 Super 1강 및 나머지들... 이런 구도로 바뀌었습니다.
굳이 Super 1강이라 말씀드린 건 다른 회사들은 도무지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다보니 과거에는 3강이 열심히 인력을 스카우트하려고 애를 썼는데 지금의 구도에서는 Super 1강은 가만히 있어도 고급 인력들이 몰려 듭니다. 그래서 이 회사의 인력 정책은 오는 인력 막지 않고 가는 인력 잡지 않는다로 바뀌었습니다. 우수한 인력들이 몰려 오니 막을 필요가 없고, 경쟁에서 밀려 나가려는 인력들은 잡을 필요가 없고. 다만 문제는 창업이나 다른 회사로 가기 위해 나가려는 우수한 인력들인데, 최근 몇 년간 경기가 내리막에다가 S사의 인지도는 계속 상승 중인데 인력이 유출될 다른 회사나 창업이 시원치 않아 우수 인력의 유출을 걱정할 상황이 아닌 것이죠.
그래서 바람계곡님의 '회전율'이란 표현은 아주 적절한 것입니다. 이 회사는 인력의 회전을 즐기고 있는 중이고, 그 와중에 전체 인력의 평균적인 수준은 지속적으로 상승 중입니다. 이런 회전으로 인해 다른 회사나 중소기업으로 S사의 인력이 옮아가서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나긴 하지만 어차피 인력의 쏠림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
근데 P사가 어딥니까? 군침이 도는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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