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담운은 고종 때 김해의 기생이었고 호가 지재당(只在堂)이라고 하네요. 다만 지, 있을 재를 쓰네요.
평민시인들의 모임인 육교시사의 동인인 배전이란 사람의 소실이었고, 배전이 지재당의 시를 모아서 책으로 두 권을 냈다고 해요.



님을 서울로 보내고

시월이라 강남에는 비가 내려도
북쪽에는 지금쯤 눈 내리겠지.
북쪽에 계시어 눈을 만나면
이 내 몸은 빗속에서 님 그리는 줄 아시겠지.
떠나실 때 드렸던 한 개의 귤을
손바닥에 노리개처럼 사랑스레 여기시다가
양주 가는 길에 심어 두시면
돌아올 땐 만 개의 귤이 되겠지.

送別之京

十月江南雨, 知應北雪時.
在北如逢雪, 懷농雨裡思.
臨行貽一橘, 愛似手中環.
願作楊州路, 歸時萬顆還.

농 : 나농(사람인, 농사농)





내 시름까지 베어주오

청루생활 이십년이 꿈같이 지났네.
거문고 뜯고 피리 불며 세월은 물처럼 흘렀지.
시인이여 말 마오, 아름다운 칼로
모진 창자 다 베어도 시름만은 못 벨 거라고.

述懷

如夢靑樓二十秋, 催絃急管水爭流.
詩人幕道嬋姸劍, 割盡剛腸未割愁.





연 잎만 따거라

횡당 못에 해가 지자
아이들이 연을 따네.
아이야 꽃은 두고 잎만 따거라
잎사귀에 비 내리는 소리 못 듣겠더라.

剪기荷
落日橫塘水, 兒童剪기荷.
留花莫留葉, 不耐雨聲多.

기 : 마름기(풀초, 지탱할지)





멀리 계신 임에게

우리 만남이 한 조각 꿈이었던가
반쪽만 덮은 이불 비어서 쓸쓸해라.
푸른 파초잎 오동잎에는
어제 밤에 빗소리 들리더니 오늘 밤에는 바람이 부네.

寄遠2

相見分明片夢中, 半衾猶煖覺成空.
碧芭蕉葉梧桐葉, 昨夜雨聲今夜風.



'한국의 한시-39' 여류 한시선 중에서, 허경진 엮음, 평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