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월드컵 독일-잉글랜드 16강 오심을 보았습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었는데,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정신 나간
오심을 자주 본 턱에 큰 충격은 없었습니다. 친구 중에 축구선수(아주 오래 전 잠깐, 그야말로 잠깐 국가대표도 한
 적이 있는)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심판이 5초만 고개를 돌리면 운동장에 2명이 쓰러져 있다”. 개인적으로 축구만큼
전 근대적인 운동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오프-사이드는 그야말로 미분값(공을 찬 시점에, 공격수가..)으로 판정을
하는 것인데 이게 사람에게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시간개념도 허술하기 짝이 없어, 대강 추가 +2분, 추가 4분...
그 늘어난 시간도 심판 지 마음대로... 심판의 관찰능력은 발전하지 못하는데 비해서 선수들의 꾀와 능력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여, 심판의 육안으로 판정할 시점이 넘었음을 이번 대회가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에 오심이 많다고는 하지만 실은 오심이 많았다는 것보다는 관찰 카메라와 그 정밀도가 훨씬 증가해서
우리가 더 많은 오심을 관찰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새로운 현미경의 발견이 더 많은 미생물을
발견했듯이. 현미경 이전에도 미생물은 그대로 존재했듯이 이전 월드컵에서도 거의 비숫한 수의 오심이 있었을 겁니다.
다만 카메라의 resolution이 낮아서 그것을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엄밀함과 정확함에 기계의 도입은 산업혁명이후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등장하면서 사람을 압도합니다만 유독
스포츠에서 인간의 저항은 거세었습니다. 그러나 그 저항도 하나둘 뚫려, 테니스에 전자 판독(in-out)이
도입된 지 오래되고요, 배구에서도, 비록 횟수 제한은 있지만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었습니다. 측정이
가장 중요한 육상 빙상 경기에서는 기계의 도입은 몇 십 년이 지났습니다. 가장 인기가 있는 야구(MLB)와
축구에서 기계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그 기득권을 위한 인간(특히 그 스포츠로 부와 명성을 얻은 자)들의
저항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심판진의 배정 및 등위 manipulation 등,,, 장난칠 거리가 매우 많습니다.
히딩크의 비디오 판독제 도입은 매우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보이지만 FIFA의 반응은 아마 “고려해보겠다”는
정도로 면피를 할 듯 합니다. 특히 축구와 같이 몸이 직접 부딪히는 게임에서는 선수보호를 위해서도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기술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아마 10년 정도면 거의 전자동으로
판독할 기계도 나올 듯합니다. 실제 프랑스 벤처기업이 만든 시스템 중에는 수영장에서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을 포착할 수 있는 시각 시스템(vision system)도 있습니다.  축구 반칙을 인지하는 소프트웨어는 그닥 어렵지
 않으리라 봅니다. 선수들의 이마빡이나 팔 등에 바코드라도 세기면 즉각적으로 선수식별까지도 가능하겠고요.


기계에 대한 인간의 마음 기저에는 저항과 복종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봅니다. 자신의 계급적인 성향에
따라서 결정이 됩니다. 놀랍게도 사람은 사람보다는 즉물적인 기계의 명령에 훨씬 더 쉽게 따르고 불만을
제기하지 않습니다. 설사 그 기계를 다른 사람이 조작한다고 해도 그 조종자의 촉수
(확장된 표현형이라고 해야 하나 ?)에 해당되는 기계에 더 쉽게 복종을 합니다.

  

제가 시간강사 할 때 재미있는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보통 중간기말 고사를 치고 끝날 때 즈음이면
시험 종료를 알립니다. 그리고 답안지 회수를 시도하면 많은 저항을 받습니다. “선생님, 조금만 더 쓰게 해주세요”.
“지금 지우고 있는데 이것까지만 쓰고 낼 께요...”... 강사는 다시 소리칩니다. “딱 1분만 더 드립니다.”
그래도 실제 돌아다니면서 다 걷으려면 5분은 족히 더 걸립니다. 그래서 한번은 큰 소리가 나는
“따르릉 괘종시계”를 들고 갔습니다. “여러분 시간은 1시간 30분입니다. 이 시계가 울리면 모든
작업은 중지하고 답안지를 덮어두고 모두 나가시기 바랍니다”.
째깍째깍..... 시간이 흘러갑니다. 마지막 알림을 위하여 강사가 말합니다,

“여러분, 시계 울리기 5분 전입니다. 빨리 마감하세요”

시계를 보는 학생들의 놀란 눈, 다급해진 손동작,   급하게 책장 넘기는 소리,   
쌓아둔 참고서적  쓰러지는 소리,,, 그리곤  드디어 시계에서 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모든 학생들의 동작은 일시에 얼어붙듯이 중단됩니다. 여기저기서 한숨은 터져 나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아무런 저항 없이,  답안지를 남겨두고 조용히 강의실을 떠납니다.   
놀라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신기했죠. 도대체 그 알람 소리가 뭐길래..... 
강사의 무식한 협박보다,  그 알람시계의 <타격음>이 더 큰 강제력을 발휘하는 광경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은행에 가면 번호표 기계가 있는데 이게 은행에서 거의 혁명적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 번호표 기계가 없을 때 사람들의 순위다툼, 또는 암투(?)가 대단하고 창구직원은  
단골들의 무언의 압박과 질시 등으로 엄청 시달렸는데 이제는 거의 없어졌다고 하네요.
아무리 우격다짐의 아줌마가 온들, 자신의 번호표를 뽑아들면 얌전한 새색시와 같이
자신의 번호표와 창주 게시된 번호만 연신 비교하면 앉아있다고 합니다.
개그 프로에 나왔듯이 은행강도로 이젠 “번호표”를 뽑은 뒤
자신의 <강도행각>의 차례를 기다려야만 해야하는 수준까지 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은행 강도) 야, 아가씨 그 돈, 이 모든 자루에 넣어!!!,
(창구 아가씨) -뜨악하게 쳐다보며 -  "근데 아저씨,  번호표는 뽑았어요 ? "


기계에 복종하고자 하는 마음은 사람이 사람에 대한 지배를 완화시켜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또는 그 무색무취, 무이념의 절대적인 중립에 대한 믿음이 우리 모두에게 있어서가 아닌지....
궁극에는 인간의 판단을 모두 대체할 기계의 등장과 그로 인한 인간세계의 영구한 평화가
오는 날도 멀지 않은 듯 합니다. 예를 들면 헌법에 위배되는 지의 여부는 각 법률을 정교한
인공언어(artificial language based on  axiom)로 만든다면 간단히 위헌, 합헌을 판단하리라 봅니다.
지금과 같이 그 헌법재판관들의 성향에 목을 맬 것이 아니라.

  

비교적 간단한 판단의 요구되는 스포츠에서 기계군단의 반격은 더욱 거세어 질 겁니다.
축구는 물론 야구에서도 가능한 것들은 기계로 될 것입니다. 그 시합에 목숨을 거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감정이 없는 기계의 판단을 더욱 신뢰하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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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사실 잘 모르지만 정말 프로야구에서 오심은 유명합니다. 일예로 오심으로

유명한 임O섭 심판이 있는데, 이 분의 스트라익 존을 6년간 연구한 달인의 결과에

따르면 이 분의 스트라익 존은 “별모양(star shape)"이라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이겠지만 이 분의 지론은 이렇다고 하네요.

“아무리 가운데 들어오는 공이라도,  혼이 실리지 않았다면, 그것은  모두 볼이다”....

   

오늘 독일-잉글랜드 주심의 철학도 그런 것이 아닐까요 ?

아무리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도,  혼이 실리지 않으면 골은 골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