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2년뒤,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집회의 억측이 사실이 아닌데 반성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반성이 없으면 사회발전도 없을 거라고, ‘촛불사태’에 대한 정부차원의 보고서까지 만들 것을 지시한 부분에 온 국민은 경악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국민은 언제든 또다시 정부와 여당을 향해 매서운 회초리를 들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기에 이명박 정권 나머지 임기에 우리국민은 또다시 희망을 걸어볼 것이다.

부디, 오늘의 선거결과가 쓴 약이 되어, 국민에게 환영받는 국정운영을 하시길 바란다.

([논평]‘반성이 없으면 사회발전도 없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씀을 그대로 돌려드린다, 2010 6 3, 민주당 부대변인 황희, http://www.minjoo.kr/news/news.jsp?category=briefing)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국민들은 오만과 독선의 MB정책들인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안, 대북강경책, MB교육정책을 중단하라는 엄중한 경고를 내렸다.

이러한 국민들의 요구에 순순히 따라 청와대는 응당 인적 쇄신부터 서두르는 것이 옳다.

...

청와대는 이번 선거가 MB심판이라는 것을 애써 외면하며 표심을 묵살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반성하고 고치려고 하는 권력에게는 관대하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만과 독선을 고집하는 정권에는 철퇴를 내린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대변인논평] 청와대는 국민들 경고에 감히 콧방귀를 뀌는가, 2010년 6월 7, 민주노동당 대변인 우위영, http://kdlp.org/?mid=statement&page=6&document_srl=1361875)

 

 

 

6.2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발표한 논평이다. 국민이 등장하는 문장들을 뽑아 놓았다. 두 논평에 따르면 국민은 경악하고, 회초리를 들고, 선택하고, 환영하고, 경고하고, 요구하고, 심판하고, 관대하고, 철퇴를 내린다. 국민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만 국민을 이런 식으로 묘사하는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들도 별로 다를 바 없으며 주요 일간지와 방송사도 그런 식이다.

 

 

 

이번 지방 선거에서 국민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을 심판했다고? 이것은 웃기는 얘기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찍은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었나? 예컨대 이번 선거 광역의원 정당 득표율을 살펴보자. 39.59%가 한나라당에 투표했다.

 

정확한 것은 모르겠지만 이번 지방 선거는 지난 지방 선거에 비해 한나라당 계열 지지율이 5%~10% 정도 떨어진 것 같다. 부분적으로는 한나라당 계열(한나라당, 자유선진당)에 투표했던 사람들이 민주당 계열(민주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또는 민주노동당 계열(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로 돌아섰기 때문일 것이고, 부분적으로는 지난 번에 기권했다가 이번에는 투표했던 사람들 중에 한나라당 계열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대다수 사람들의 투표 행태가 바뀌었을 것 같지는 않다. 한나라당 계열에 투표했던 사람들 중 대다수는 여전히 한나라당 계열에 투표했을 것이며, 민주당 계열에 투표했던 사람들 중 대다수는 여전히 민주당 계열에 투표했을 것이며, 민주노동당 계열에 투표했던 사람들 중 대다수는 여전히 민주노동당 계열에 투표했을 것이다. 소수의 사람들만 지지 정당을 바꾸거나 기권과 투표 사이에서 왔다 갔다 했을 것이다. 그런데 서로 지지율이 비슷할 때에는 이 소수의 사람들의 투표 행태가 많은 것을 바꾼다.

 

 

 

줄곧 같은 당에 투표하는 사람들도 국민이고 오락가락하는 사람들도 국민이다. 그런데 혁명적 시기와 같은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일관성 있게 투표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런데도 온갖 정당들과 언론들은 마치 오락가락하는 사람들만 국민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은 한나라당을 심판하지 않았다. 국민 중 소수가 한나라당에 등을 돌렸을 뿐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게 이번 선거 결과를 들이대면서 정책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이것은 한나라당을 여전히 지지했던 다수의 국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 밖에 안 된다.

 

내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온갖 정책에 반대하는 이유는 그것이 나의 기준에 비추어 보았을 때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하는 식으로 말도 안 되는 논리로 국민의 심판이나 국민의 선택을 끌어들일 생각이 없다.

 

그런 식의 논리를 들이대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때는 뭐라고 할 건가? 소수의 사람들이 민주당 계열과 민주노동당 계열에 등을 돌리면 한나라당이 승리한다. 그러면 그 때에는 국민이 한나라당을 선택했으니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그 동안 추진했던 정책을 다 버려야 한단 말인가?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 선택과 심판을 들먹이다가 한나라당이 승리한 선거에서는 국민의 선택과 심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할 것인가?

 

 

 

국민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보는 시각은 사회학계에는 기능론적 사회학이라는 이름으로 한 때 대대적으로 유행했다. 갈등론적 사회학자들은 사회가 하나의 유기체가 아니며 이해관계로 갈갈이 찢겨 있다는 점을 잘 지적했다. 진화 생물학계에는 집단 선택론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생각이 한 때 대대적으로 유행한 적이 있는데 조지 윌리엄스와 리처드 도킨스가 잘 비판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하나의 유기체가 아니다. 자본가와 노동자, 비정규직과 정규직, 전문가와 단순 노동자, 남자와 여자, 보수파와 진보파 등으로 갈갈이 찢겨서 서로 으르렁대면서도 하나의 사회를 이루는 집단일 뿐이다.

 

국민의 절대 다수가 무언가를 선택한다면 그냥 국민이 선택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40%나 되는 사람들이 한나라당에 투표한 상황에서 국민이 민주당 계열과 민주노동당 계열을 선택했다거나 국민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심판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선택을 하는 것은 국민 전체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 절반 정도는 한나라당 계열을 선택했다.

 

 

 

2010-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