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OECD Factbook 에 비친 우리 삶의 만족도


오늘 OECD 홈페이지를 방문했더니 얼마 전까지 유료였던 2010년 OECD Factbook 이 무료로 전환이 되었더군요. (2010 OECD Factbook 링크) 링크를 클릭해 보시면 우리나라와 다른 OECD 국가들을 비교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접하실 수 있습니다.

기억이 좀 어렴풋하지만 대강의 내용은 이미 언론을 통해 발표가 되었으니, 오늘은 제 눈에 특이해 보이는 몇 가지 지표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 삶의 만족도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먹고사는 수준에 비해 사람들의 행복도, 즉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편에 속합니다. 한번 도표를 보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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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OECD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30%대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죠. 브라질이나 멕시코보다도 못한... 다만 다행이라면 현재보다는 미래에 행복해질 거라는 기대치는 높은 편에 속합니다.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고 봐야죠.

이런 포괄적 자료 말고도 구체적 사항으로 들어가면 저의 눈길을 끄는 항목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한국, 일본, 중국.. 이렇게 동북아 3국 시민들의 삶에 대한 상대적 만족도 지표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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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 시민들이 느끼기에 스스로 얼마나 주변에서 존중을 받는 지(Treated with respect)에 대한 만족도는 90%가 넘습니다. 유독 한국과 일본이 60%대의 낮은 수치를 보이죠. 반면에 중국은 동북아시아 국가인데도 불구하고 시민들 스스로 존중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90%를 넘습니다. 인상적인 차이죠. 제가 생각해 낼 수 있는 문화적 차이로는 유교 문화 정도인 것 같은데... 아무튼 일본이나 우리나 꽤 많은 시민들이 무시 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살아 나가는 것 같아 보입니다.

참고로 이 조사에 사용된 원자료는 OECD가 갤럽에 의뢰해서 각국에서 1000명을 골라 설문조사를 한 자료입니다. 모든 자료는 2009년 이후에 이루어진 최신 자료들이죠.

(2) GDP 대비 R&D 투자 비중

또 한 가지 제 눈길을 끈 내용은 GDP 대비 R&D 투자 비중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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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소위 기술력으로 한가닥하는 강소국들이라면 당연히 핀란드와 스웨덴을 들 수 있겠죠. 그리고 전통적인 기술 강국으로 일본을 꼽을 수 있겠고. 이들 국가들의 공통점이라면 R&D 에 쏟아붓는 돈이 국내총생산의 3%를 넘는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90년대부터 2002년까지는 대략 2.20~2.40%대의 비율을 보이다가 참여정부가 본격적으로 나라 살림을 꾸리기 시작한 2004년부터 GDP대비 총 R&D 투자비율이 급상승하기 시작해서 2006년에 드디어 3%대를 돌파한 뒤 2007년에는 GDP대비 3.21%까지 올라섭니다. (수정: GDP대비 총 R&D 투자비율을 R&D 예산비율이라고 잘못 표현했습니다. 이 부분을 수정합니다)

제가 지난번 포스팅(노무현의 가장 큰 업적-정책의 연속성)에서 지적했듯이 국제특허의 급격한 증가와 각종 기술력의 신장이 다 이유가 있는 것이죠.

(3) 연간 노동시간

한국 노동자들이 일을 열심히(?) 하는 거야 워낙 유명한 얘기지만 그래도 막상 도표로 보면 심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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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평균이 1764시간인데 우리나라는 거의 500시간 정도 많은 2256시간입니다.

2위인 그리스보다도 연간 136시간 더 많이 일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한때 2600여시간을 상회하던 90년대에 비하면 그나마 상황이 좋아졌다고 해야할런지.

(4) 결론

그냥 눈에 띄는 내용들만 급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연간 노동시간은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전세계에 비교 상대가 없을 정도로 높습니다. 정말 정신없이 일만 하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덕분에 높은 R&D 투자와 맞물려 큰 틀에서 보면 나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건 맞습니다.

다만 그 빠른 성장 속에서 정작 다수의 시민들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더불어 존중 받는다는 느낌도 받지 못하는 딱한 상황입니다.

경제성장을 모토로 집권한 이명박 정부가 경제성장에 올인하는 거야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기도 할테지만 삶에 만족감을 얻지 못하는 경제성장이 얼마나 인생에 큰 의미가 있을지 한번 곰곰이 따져보기는 해야할 겁니다.

추신: 뭔가 새로운 자료처럼 보이지만 매번 발표되는 OECD Factbook 자료에 비친 우리나라의 모습은 언제나 똑같습니다. 개미처럼 일하지만 만족을 모르고 늘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민족... 이 고리를 끊기는 끊어야 하지만 막상 대선이나 총선에서 시민들이 표를 주는 대상은 분배나 나눔을 강조하는 정치세력보다는 경제발전을 약속하는 정치세력입니다. 나쁘게 보면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찧는 노릇이지만... 사실 우리나라 시민들에게 어떻게 접근을 해야할지 진보/개혁을 외치는 양반들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