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흉아가 내 댓글을 자게에 옮겨놓았더군. 어떤 흉아가 자작 아니냐고 의심하던데 말이쥐..... 그 의심에 대해 해명하진 않겠어. 상상의 나래가 담벼락의 특권이니까.

아무튼 말이쥐. 참 희한하게도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 아크로에선 거의 다뤄지지 않는 분야에 대해 좀 설을 풀어보려고 해. 제목을 보고 다 알거야. 이른바 주식.

그런데 주식이라 못박으니 난 좀 어색하게 느껴져. 주식으로 일반화되어있지만 사실 금융 시장을 보면 선물이나 옵션이 현물보다 더 커져있고(이게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는 각자 판단하자고...왜냐면 난 선물이나 옵션을 잘 몰라서 말야.) 또 일반인에게 주식이 너무 알려져서 그렇지 채권이나 신주인수권부 사채등도 재테크 수단이니까...시장이라 부르는게 맞을 것 같아.

아무튼 언제고 이런 글을 써야겠다 맘 먹었던게...전에 피노흉아 글을 보면서야. 예전에 운동을 그만뒀지만 아직도 나름대로 신념을 지키고 살려고 한다...그 중에 하나가 '주식은 안한다' 더라고. 난 그 흉아의 신념은 존중하고 뜻도 이해가 되지만 약간은 안타깝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야. 아...오해는 말아줘. 난 주식하라고 말하는게 아냐. 오히려 내 의견을 묻는다면 '잘 생각하셨어요.'라 답할 거야. 내가 안타까운 건, 피노 흉아가 현실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하는 흉아인데 말이지, 다만 주식이나 시장에 대해선 과거의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란 거야. 또 다른 피흉도 주식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 같더군. 

사실 나름대로 다 일리가 있는 견해야. 왜냐면 말이지. 실제로 시장은 야바위판이니까! 그래서 한가지 밝혀두자면 난 이 잡설을 시리즈로 쓸 지도 모르는데 말야... 내가 무슨 종목이 유망하네, 어떤 기법이 좋네, 어떻게 수익을 올릴 수 있네...이따우 헛소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을거야. 일단 나도 수익을 잘 못올리고 있고 투자금도 아주 소액이고....무엇보다 내가 잘 모를 뿐더러 더 나아가 그따우 소리를 당당히 하는 인간들을 경멸하기 때문이야. (왜 경멸하는지는 이 글이 시리즈로 이어지면 자연스레 알게 될거야.)

아무튼..... 오늘은 야바위에 대해 간단히 말해보자고. 시장에 부정적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주식 고수에 대한 이미지는 이럴거야. 남 모르게 내부 정보를 빼낸다... 자전거래로 주가를 뻥튀기한 뒤 몰려든 개미들에게 물량 떠넘기고 얻은 수십배 수익으로 룸살롱을 전전한다...이른바 작전 세력이지. 또는 이럴 거 같아. 백발 백중 족집게 실력으로 종목을 고른 뒤 정확한 타이밍에 들어가 역시 몇배 챙겨 나와 널럴하게 향략을 즐긴다.

그럴까? 물론 시장에 작전 세력은 언제나 존재해왔고 지금도 어딘가에선 작전을 펴고 있겠지. 또 1년에 몇달 일해 1억을 몇억으로 불린뒤 그 돈으로 크루즈에 미녀 끼고 노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

흉아들. 과연 주식 시장의 고수들이 모두 위와 같다면 시장이 성립할 수 있을까?

사실 나도 주식에 대해 극도로 부정적이었던 2년전까지 위와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어. 그런데 우연히 시장에 흥미를 느껴 공부한 뒤로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위와 같은 이미지는 극히 일부의 사례, 더 극단적으로 말해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탐욕이 투영된 허상이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고.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그리고 그 통계가 만들어질 수도 없겠지만) 작전 세력의 성공 확률은 20프로 미만이라고 해. 80프로는 인건비도 못건진다는 거지. 그럴거야. 만약 작전 성공율이 절반만 넘어도 벌써 시장의 모든 돈은 작전 세력에게 넘어갔을 것이고 자연스레 시장은 붕괴했겠지. 또 언제나 성공을 거둬 1년에 몇배씩 버는 고수가 있다면 그런 고수 100명만 있어도 시장은 붕괴했을 거야.

에이, 그러면 시장에 깔린 고수들은 뭐냐고 어떤 흉아는 물을 거야. 난 고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냐. 분명히 고수는 있지. 그렇지만 그 고수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고수가 아니라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아는 고수들은, 룸살롱이 아니라 책과 모니터를 전전해. 향락보다 수도승에 가깝지. 아, 수도승은 좀 뻥이고 아무튼 건실한 사람이 많아. 심지어 어떤 사람은 가족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전업투자를 시작했다고 해.

대체로 전업투자하는 고수들의 라이프 사이클은 말야... 아무리 늦어도 8시 이전에 맑은 정신으로 모니터 앞에 앉아야 하므로 7시 이전에 기상하고...3시까지 집중하고...그 뒤에 운동이나 휴식을 취하고 매매를 복기하고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다음날 트레이딩에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저녁 이후의 음주를 자제하고...독서를 즐기고...가족적이거나 자선에도 열심이고...

놀랄지 모르겠지만 이런 사람들이 많아. 그래서 어느 전설적인 펀드 매니저의 아들은, 시장의 거인들을 다룬 책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지. 시장의 역사를 보면 투자의 과실을 즐기려는 자들은 망했고 반면 그 과정을 즐기고 충실했던 이들은 성공했다. 무슨 말이냐면 주식 고수들은 투자(투기라고 해도 상관없어)하는 그 과정 자체를 좋아하고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자들이지, 돈 디따 벌어 즐기고 놀고 뻐기는데는 별 관심이 없다는 거야. 그 고수들 대다수는 오히려 언론 노출을 싫어해.(자신의 공부와 투자에 방해되니까!) 이건 시장의 마법사란 책을 보니 미국도 비슷한 것 같더군. 그 책의 저자는- 물론 소로스나 짐 로저스, 에드 세이코타같은 레전드들은 예외지만-물어 물어 찾아간 고수들이 대체로 인터뷰를 꺼려해서 애를 먹었다고 해. 그건 내가 고수라도 그럴 것 같아. 돈 버느라 바빠 죽겠는데 무슨 인터뷰야? 유명해져서 득될게 뭐가 있어? 우리같은 서민이야 돈 자랑하고 싶어 하지만 부자들은 오히려 남들이 돈보고 몰려들어 귀찮을 일 벌어질까봐 재산 정도를 숨기고 명문대 출신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위화감을 가질까봐 자기 학벌 숨기는 것과 비슷한 이치지.

그래서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사석이나 때론 글을 통해 공공연히 이야기 하지. 이른바 언론에 나와 수십배 벌었다고 하는 재야의 고수들, 90프로는 사기라고 보면 된다. 심지어 투자 고수라고 방송출연한 사람의 출연료가 가압류되는 꼴도 보았다니까, 뭐.

아무튼 말야...이런걸 한번 상상해보자고. 진짜 고수에게 가서 이렇게 묻는거야.

"대박 날 종목 하나 가르쳐 주십시요."

그러면 말이지. 고수들 상당수가 이런 반응을 보일 거야.

"그런 종목 혹시 아시는 거 있으면 저야말로 하나쯤..."

그러구선 뭐라 뭐라 떠들면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겠지. 위와 같은 반응은 좀 착한 사람 이야기고 터프한 사람은,

"이 신발놈아. 그런 종목 알면 나 혼자 배터지게 먹지, 미쳤다고 널 가르쳐주냐? 에이썅, 아까운 시간 버렸네."

이럴거야.

무슨 말이냐면 그 사람이 고수인건 무슨 종목을 잘 잡는다거나 투자 비법이 있다거나 그래서가 아니라는 거지. 쉽게 말해 투자의 즐거움을 얻기 위해 그만큼 고생하고 땀흘리고 공부하고 마인드를 세팅하고 노력하고 그 결과 수익을 거둔거지, 무슨 회사 내부자와 룸살롱에서 만나 싸바싸바해서 고수 자리 꿰찬게 아니라는거야.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 눈에는 무슨 종목 가르쳐 달라는 사람은 자신이 해야할 노력과 공부를 하지 않은채 과실만 따먹으려는 양아치 삭히로 보이지 않을까?

아무튼 말이 샜는데 말야...이 곳 아크로 흉아들은 그런 사람들이 없겠지만 무슨 고수 찾아가서 종목 듣고 들은 대로 투자하고...심지어 무슨 동호회에 들어 메신저 깔아놓고 그쪽에서 보내주는 신호대로 매매한다면 말이지.... 장담할 수 있어. 그 순간 흉아는 한강 다이빙 클럽 예비 회원에 등록된거야.

글이 길어졌다. 아무튼 오늘은 고수 이야기로 맛뵈기만 할께. 오늘의 주제와 결론은 이거야. '세상에 공짜는 없다.' '과실의 달콤함보다 과정에 충실한 사람의 성공확률이 높다.' '시장이든 세상이든 그 이치는 비슷하다.'

다음 주제는 시장의 양아치들로 할까 해. 이른바 작전 세력, 칼 아이칸, 또 케네디 아버지 같은 사람들. 아니면 로스 차일드 등의 이야기를 할 지도 모르겠어. 진보 진영에선 로스 차일드에 대한 음모론 적 이야기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는데 말야...아무튼 이 이야기를 다음에 할 수 있을지 없을 지 몰라 결론만 살짝 이야기하자면...로스 차일드에게 우리가 배워야할 건 그가 무슨 돈의 힘으로 세상을 주무른다는게 아니라...정확히 산업혁명이란 시대의 흐름에 베팅했다는 거야. 아무튼 나도 이제 일해야 하니 다음 시간에 보자고.

ps - 전에 어떤 흉아가 주식 이야기하자고 글 올렸다가 지웟던데...그거 잘한거야. 종목이니 기법이니 뭐 그런 이야긴 팍스넷이나 그런 곳에 해야지. 여기 아크로에선 시장 이야기만 하자고. 아참 딴지에 짐멜이란 분이 막장이란 주제로 주식 시장에 대해 설명하던데 읽을만해. 아래 링크는 내가 위에 말한 고수 부분이야.

http://www.ddanzi.com/news/13262.html

http://www.ddanzi.com/ddanzi/view.php?bid=sec1&bno=10406&start_num=0&bst=&slid=news&chksort=1257482210703&adm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