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신문 봤더니 신승철 씨가 민주노총 대빵으로 당선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내가 안면이 있는 것은 아니고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에서 뭔 일을 좀 봐줄 때 당시 기아자동차 노조 대빵으로 있었을 거다. 당시는 아마 기아자동차 노조를 통한 취업비리가 밝혀지기 얼마 전이었고 기아자 노조의 위세는 대단했다. 시절과 맞물려 임동 오거리 쪽에 넓직한 광주전남본부 사옥(?)도 정부 지원으로 마련하고.


나는 뭐 노조네 학생운동이네 그런 사람들과 개인적으로 인연이 별루 없었다. 물론 대학이나 기타 등등의 인연으로 그 범주에 속한 사람들을 좀 알고 지냈지만 이른바 '꿘'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어쩌다 내가 신승철 씨를 입에 올렸는데 주변 기아차 노조 간부들이 그 사람한테 가서 나 아느냐고 물어보더니 다들 슬쩍 비웃는 거다. 웬 듣보잡이 자기 이름을 입에 올리느냐고 :) 그들의 기치 -"함께일 때 우린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때 신승철 그 놈아 표정이 그저그런 종합병원 의사들이 아랫사람들 부리는 모습하고 별 차이가 없드라. 하여간 어린놈들 완장만 차면(이게 내가 오륙십대를 어리게 보는 근간이다). 한 십 오년 전이니까 그 놈아 지금은 세상보는 눈이 좀 변했을까? 민주노총 비리며 문제점 나도 꽤 아는데. 뭐 그렇다고 필요악 같은 민주노총의 존재 가치나 그들이 나름대로 현실에서 싸워 얻은 소득이며 흘린 땀까지 부정하는 건 아니다.


광주전남은 경상도 못지 않게 보수적인 곳이고 봉건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어디나 다를까만. 그런데 그 봉건의 핵에 혈연, 지연, 학연이 있다. 수도권이 봉건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난 것은 사람들 사이의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환경에 적응한 것일 뿐 딱히 내부에서 끌어낸 변화라 보기는 힘들다. 거리가 멀어져 얻는 이득이 있으면 거리가 멀어져 잃는 것도 있다. 그건 제발 받아들여라. 모두 손에 쥘 수는 없다.


별 거 없어보인다. "그래도 내가 니보다는 낫지, 니보다는 위지". 그렇게 확정되어야 안심하는 동물들. 그게 인간이다.

뭉쳐서 "We are bad", 우리한테 밉보이면 세상 살기 힘들어.

따라서 무리에서 도태되거나 왕따 당하는 걸 극도로 무서워한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거든.

그 놈의 지독한 호가호위며 대리만족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