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대호 소장의 책에 대한 반론이 아닙니다. 전 아직 그 책을 구경조차 한 적이 없으니까요. 따라서 그 책에 대한 Crete님의 소감에 대한 다른 의견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비극의 주인공이 멋있어 보이는 이유는 자신이 그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죽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으면 전쟁도 상당히 재미있는 놀이라고 하더군요. 놀이 말입니다. 놀이. 제가 이 주제로 글을 하나 써보려고 했었지만 그만둔 적 있습니다.

그 위대하고 찬란했다고들 하는 참여정부 5년이 가고 지금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입니까? 분명히 과거에 위대한 시절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현제가 참담하다면 무엇인가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는 뜻일 겁니다.

여기에서 생각들이 갈리죠. 관객들과 배우들 사이에서 말입니다. 장면장면을 연출하는 배우들과는 달리 편안한 의자에 등 기대고 팝콘 먹어가며 감상할 수 있는 관객들은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어쩔 때는 부럽기도 합니다.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 목숨 걸고 현장에서 전투를 벌이는 수많은 병사들보다 후방 안전한 곳에서 우아하게 커피도 마셔가며 머리 굴려서 작전지시만 하는 지휘관이 더 공로를 인정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그에 따른 올바른 판단 때문입니다.

거대한 적을 상대로 전쟁을 해야 할 경우에는 이겨야 합니다. 만일 이길 확률이 높지 않다면 일단은 전쟁을 유보하는 것이 최선이죠. 물론 굴복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판의 결과 질 수밖에 없는 전쟁을 하고선 패배의 이유를 엉뚱한 곳에서 찾는다면 그는 지도감은 아니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리더의 오판에 대한 대가를 리더가 지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