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에 대해서 서방측의 언론 입장은 한국 언론에서도 많이 포착되고 있으니, 직접적 당사국인 터키와, 입장이 곤란한 친미국가 이집트, 그리고 오래 전부터 이스라엘 까기 전문이었던 이란 측의 입장도 찾아 보는 게 좋겠다 싶어서 조금 검색을 해 봤습니다. 소스는 각각 휘리예트 데일리(터키;논조는 중도우파, 친서방), 알-아흐람 위클리(이집트;정부 신문), 테헤란 타임즈(이란;친이슬람, 친이슬람혁명)입니다.


<Hürriyet Daily News & Economic Review>
What really happened to the Gaza flotilla
: 누가 친서방 휘리예트 아니랄까봐;; 일단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서는 '불필요하게 잔혹하고, 명백히 범죄적'이라고 여론에 동조합니다. 근데 뒤에서 이란 핵 제재안 얘기를 하면서 이에 대해선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기보다는 그냥 기권하는 게 나았을 거라며 터키 총리 에르도안의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군요. 터키의 서방 동맹국으로서의 위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인 듯.

In the wake of flotilla tragedy, work for peace
: 이 분은 그냥 상식적인 입장. 폭력과 비난의 지속 불가능성을 주장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이스라엘 역시 이에 대해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정적인 협의를 요구하고 있네요. 오바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보다 균형 잡힌 미국의 중동정책을 요구하고 있고요.

Arab nations unite in applause for Turkey's tough Israel stance
: 요즘 아랍 국가들이 신났습니다. 내심 이스라엘을 극도로 싫어하면서도 친미-친유럽 제스처를 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에 대해서 모호한 태도를 취하던 국가들이나, 그냥 대놓고 이스라엘 까는 국가들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 대체로 반이스라엘 성향이거든요. 그러던 차에 이슬람권에서 가장 큰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가진 터키가 반이스라엘 제스처를 취하니 신이 날 수밖에요. 이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 역시 터키가 이슬람권 국가들의 찬사를 받았지요.


<Al-Ahram Weekly>
대체로 이집트 측은 그냥 동네 대세 따라서 같이 까는 분위기에 동참한 듯. 이스라엘이 반미정서를 부추기고 있다는 이야기나 반아파르트헤이트 이야기 등이 흥미롭긴 한데, 전반적으론 그냥 일반적인 주변국 입장이라는 인상이네요.

Beginning of the end
Israel fuelling anti-Americanism
Recalling the anti-apartheid spirit


<Tehran Times>
이란은 좀 지나치게 나서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전반적으로 글들이 반이스라엘-반미 분위기인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세 개 중 가운데 글은 이번 사태와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하마스 대변인인 사미 아부 주흐리에 대한 것이라 퍼 왔습니다. 오바마의 가자 지구 4억 달러 지원안에 대해 값싼 관심이라면서 도리어 짜증을 내네요. 그런 행위가 도리어 이스라엘의 불법적 가자 점거를 인도적 차원에서 미화할 뿐이라는 거죠.

Propaganda masks Israel's atrocities
Hamas: Obama offer cheap publicity
'We'll be back — With bigger flotillas'
참고 : 이란 “가자 구호선 혁명수비대로 호위”



p.s.
그건 그렇고, 경제위기로 인해 유로존-EU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사실 가장 큰 터키 측의 EU 가입 명목이었던 가입 시 경제적 이득 증대 전망에 불확실성이 더해졌으니, 터키에서 친서방 노선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하고 있는 듯하네요. 더구나 유로 통합론을 주장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지금 같은 제 발로 굴러들어온 호기에서 조금 친동방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서방과의 협상력을 높인다는 점은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지난 번 터키-브라질-이란 핵 중재안에 대해 제가 올린 글에서는 터키가 다극 중심이 될 것 같지는 않다는 투로 쓴 적이 있었는데.. 어쩌면 요새 그쪽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다 보니 이게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 같기도 합니다.

참고 기사 : A ‘respected Turk’ in the Mideast!
이 기사는 다음 마지막 문단이 핵심입니다. 이 외에 다른 논평은 필요없을 듯.

Wake up West, Turkey is not tilting towards East, just shouting loudly, “I would better want to be a respected Turk in the Middle East than a Turk constantly humiliated, scolded and indeed unwanted in Europe.”

서방이여, 잠에서 깨라. 터키는 동방에 기울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이렇게 소리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터키는, 끊임없이 모욕받고, 야단맞고, 사실 환영받지도 못하는 (유럽으로서의) 터키보다는, 중동에서라도 존경받는 터키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