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토부는 전세->월세 전환이 가속화되어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높은 월세가구의 부담을 완화하고 주택임대소득의 양성화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는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에는 임대주택의 지속가능한 공급체계 구축과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 등 바람직하고 실효적인 것들도 있지만, 월세의 연말정산시의 세액공제와 임대소득의 과세는 기대하는 효과가 나올지 의문이고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

연봉 7천만원 이하 소득자의 월세액의 10%(한도액 75만원)를 세액공제해 주는 대신 집주인의 임대소득에 대해서는 임대소득세를 과세하겠다는 내용이 문제이다. 임대소득세 과세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1가구 2주택 이하의 연 2천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서는 단일세율(예:14%, 이자소득세율과 동일)로 소득세를 분리과세하고 임대소득사업자 등록 의무를 면제해 주지만, 1가구 3주택 이상, 혹은 2천만원 이상의 임대소득에 대해서는 종합소득과세를 한다.

임대소득에 과세를 하는 것은 모든 소득에는 과세한다는 기본 원칙에 충실한 것이며, 언젠가는 임대소득에도 과세해야 하는 것임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부동산(주택시장)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정책과 배치되는 것이라 그 타이밍이 문제이고, 또 내용이 정교하지 못해 편법과 부작용으로 그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국토부의 발표대로 임대소득에 과세하는 정책이 시행된다고 했을 때, 집주인들의 경제행위의 변화와 그에 따른 효과 혹은 부작용을 예상해 보자.

1) 1가구 1주택자의 월세 임대소득의 경우

9억 이하의 주택 소유자인 1가구1주택자가 월세를 놓아 임대소득을 올릴 경우는 임대소득 신고가 필요하지 않으며, 과세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세입자는 월세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정부의 세수는 종전보다 세수가 줄어든다.

*종전에는 1가구1주택 임대소득에 대해 비과세했으나, 이번 방안에도 1가구1주택이 그대로 비과세되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만약 1가구1주택자에게도 임대소득을 과세하는 것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자기 집은 월세를 놓고 자기는 전세나 월세를 사는 1가구1주택자들의 반발도 상당하겠지만 형평성 등의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2) 1가구 2주택자가 월세 임대소득이 있을 경우

1가구는 본인이 거주하고 1가구에 대해서만 월세를 놓아 연간 임대소득이 2천만원 이하일 경우라도 14%의 임대소득세를 부담해야 함으로 이 만큼 월세를 올려 받으려 할 것이고, 2가구를 모두 월세를 놓고, 본인은 전세 혹은 월세로 살 경우는 2가구의 월세액이 연간 2천만원이 넘을 가능성이 높아 종합소득 과세 대상이 될 것이다. 1가구 2주택자는 어떤 경우라도 임대소득세에 대한 부담을 느껴 1가구를 팔려는 유인이 생긴다. 물론 월세 대신 반전세 형태로 월세 수입을 줄여 임대소득세를 경감하려는 노력도 할 수 있지만, 이 경우도 14% 임대소득세는 부담되기는 마찬가지이다.

3) 1가구3주택 이상의 경우

이건 설명의 필요도 없다. 이 정도의 자산을 가진 집주인이라면 연소득이 1억 이상은 될 것임으로 임대소득이 종합소득과세 대상이 되어 30%(최고 세율 38%)에 가까운 임대소득세를 내야 할 공산이 크다. 30%에 가까운 임대소득세를 세입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시장에서 용인되지 않을 것임으로 1가구3주택 이상 소유자들은 전세로 전환하거나 1채나 2채를 매각하려 할 것이다. 주택가격이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전세가가 주택가격에 근접하지 않는 이상 집주인은 전세 전환은 무의미하다고 느끼고 결국 주택을 팔려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1가구2주택 이상의 소유자들은 임대소득세에 대한 부담으로 월세를 놓는 대신 자신들이 보유한 주택을 팔아 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을 것 같은 투자처(주식 등)로 이동할 것이다. 즉, 주택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주택이 늘어나는 반면, 월세 세액공제 확대로 주택매입 수요는 떨어져 주택가격 하락을 촉발해 주택가격을 견인하려는 정부의 방향과는 다르게 갈 것으로 보인다. 더욱 문제인 것은 그 동안 1가구2주택 이상자들의 주택 소유로 인해 전월세 임대 주택이 공급되어 왔는데, 만약 다주택 소유자들이 임대소득세의 부담을 느끼고 보유주택을 팔게 되면 민간의 전월세 임대주택의 공급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다. 이로 인해 무주택자들이 전월세 주택을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이는 전월세의 급등을 촉발하게 된다. 결국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여 다주택자들이 임대소득세를 부담하더라도 다른 투자처보다 주택임대를 통한 임대수입이 낫다고 판단되는 시점이 되면 주택 매입이 강해져 다시 주택가격의 상승이 시작되고 주택시장이 균형을 이루겠지만 그 동안 무주택 서민들의 전월세 고통은 지금보다 훨씬 클 것이다.


월세 임대수입 과세의 구체적 시행방침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현행 방안이 그대로 시행될 때 부작용이나 역효과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

월세 세액공제가 연소득 7천만 이하의 사람에게만 혜택이 주어져 7천만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에게는 이 제도가 의미가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중소득자에게는 수혜를, 고소득자에게는 상대적 불이익을 주어 소득재분배라는 긍정적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가 그렇게 될 지는 자세히 따져 보아야 한다. 만약 월 200만원 이상의 월세(연 2400만원)를 내는 세입자라면 이 사람은 연소득이 7천만원이 넘을 가능성이 높다. 이 사람은 연말정산시에 월세 세액공제대상이 아니라 월세 납부 여부를 신고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 사람이 세들어 사는 집의 집주인의 임대소득이 국세청에 노출되지 않는다. 집주인이 임대소득을 신고하지 않을 수 있고, 연소득 7천만원 이상의 세입자와 짜고 월세를 대폭 낮추어 다운 계약서를 작성하여 임대소득세를 낮출 수도 있다. 따라서 고액 임대소득자가 오히려 임대소득세를 탈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7천만원 이상의 연소득자에 대해서도 월세 세액 공제를 해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번에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한 것만으로도 중저소득층에게 혜택을 준 것이고, 고소득자의 높은 월세라 하더라도 세액공제 한도가 75만원(연 월세 750만원)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고소득자에게 더 혜택이 가지는 않아 조세정의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월세 세액공제 대상의 제한(연 7천만원 이하)을 없앰으로써 고액의 월세 임대소득자들의 임대소득이 노출되고 그에 따라 임대소득세를 거둘 수 있어 세수에도 도움이 된다.

이것 이외에도 1가구2주택자가 본인도 월세나 전세로 있을 경우 1가구의 임대소득은 임대소득과세대상에서 공제해 주어야 하는지, 1가구1주택자의 임대소득 비과세를 이용하여 세액공제를 최대로 받기 위해 실제 월세보다 월세를 올려 놓는 업 계약서, 반전세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전세금과 월세를 이중으로 부담하는 또 다른 무주택자의 고통 등의 문제 등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선의로 입안한 정책이라도 결과도 그 목적대로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그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를 우리는 심심치 않게 보아 왔다. 이번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도 면밀하게 검토하고 그 실효성과 부작용을 고려하여 도입의 시기를 재검토하거나 시행하고자 할 때는 구체적으로 잘 다듬어 시행해 주기를 바란다.

필자의 생각은 임대차시장이 전세->월세시장으로 정착되고 난 뒤, 주택가격이 (급)상승하는 조짐이 보여 주택가격 안정이 필요한 시점에 이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


*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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