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조선일보 2/22자 <지도는 알고 있다. 독도가 누구의 땅인지>라는 기사를 링크하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2/21/2014022104115.html

문화재청이 우리 땅 독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확산하기 위해 근대기의 독도 관련 고지도 조사를 수행하기로 하고, 올해 국립중앙박물관·독도박물관·영남대박물관 등이 소장한 독도 관련 고지도·고문헌 자료에 대해 전문가 자문 조사를 진행한 뒤, 문화재위원회 검토·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등록할 계획인 모양입니다. 우리의 고지도를 발굴하고 사적 자료로서 문화재로 등록하는 작업이야 칭찬할 만 일이지만 그 목적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확인시키는 것이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기사를 보시면 2007~2008년 고지도 일괄 공모를 통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동국대지도(東國大地圖)' '청구관해방총도(靑丘關海防摠圖)' '해동여지도(海東輿地圖)' '청구도(靑邱圖)'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 '해동지도(海東地圖)' 등 독도 표시 고지도 11건을 보물로 지정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물로 지정된 독도 표시가 되어 있다고 하는 고지도 11건에는 단 1건에도 독도가 표시된 것이 없습니다. 고지도에 나타나 있는 <우산도>를 <독도>라고 우기고 있을 뿐이죠. 고지도에 나타나 있는 우산도는 독도라고 볼 근거를 전혀 찾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나 우리 학계가 억지 주장을 할 뿐입니다. 이건 솔직히 고백하고 빨리 시정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또 사단법인 우리문화가꾸기가 주최하고 동북아역사재단, 국토지리정보원, 국립중앙박물관이 자료를 제공해서 ‘일본 옛 지도가 증언하는 우리 땅 독도' 전시회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보도에서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삼국통람여지노정전도' '조선전도' '대일본국도' 등 독도와 울릉도를 조선 영토로 표시한 일본 고지도 20여종과 ▲19세기 일본 정부가 독도가 조선 땅임을 인정한 공문서 '조선국 교제시말내탐서' '태정관 지령문' 등의 사진이 전시된다고 합니다만 이런 자료들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역사적 사료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전시될 일본측 자료에는 분명히 독도는 일본 영토로 표기되어 있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주장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전시하는 사람들이나 정부관계자가 모른다는 것이 저를 한숨짓게 합니다. 그 이유를 그냥 간단하게 다음의 반문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본측이 우리나라의 고지도에서 독도가 표기되지 않은 것(보물로 지정한 상기 11건의 우리 고지도에는 독도 표시가 없음)을 들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면 우리가 수용하겠습니까? 일본 지도에서 일본 영토로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근거가 된다는 것은 무식한 주장이지요. 서해의 흑산도가 우리 지도에 표기되어 있지 않다고 하여 중국이 흑산도가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면 흑산도를 내어주실 참인가요? 지도 제작 당시의 시대 상황이나 영토의 개념, 그리고 해당 지역(섬)에 대한 인식, 지도 제작의 목적 등은 고려하지 않고 단지 일본이 그 지도 상에 해당 지역(섬)을 표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 땅이라는 근거로 삼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이런 식의 주장은 오히려 일본측에 백번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우리 정부가 모르는 것이 한심할 따름입니다.

영토에 대한 개념이 국제적으로 정립되고 인정된 시기는 20세기 초입니다. 그리고 독도는 일본이나 우리는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그 경제적, 안보적 가치가 전무해 거들떠 보지도 않던 섬이었습니다. 즉, 독도는 영토로서의 인식이 없을 뿐아니라 영토로 인식할 필요조차 없던 때였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독도를 인지한 시기가 17세기, 그것도 울릉도에서 먼발치로 보고 동쪽에 작은 섬이 있다는 기록만 있을 뿐이고, 우리가 독도를 가 본 것도 19세기가 처음입니다. 어업활동에 이용했거나 행정구역으로 편입해 영토로 인식했다는 근거는 19세기말까지 전무합니다.

반면, 일본은 17세기에 이미 동도와 서도로 구성된 독도의 지도를 작성했고, 독도를 이용한 어업활동을 한 기록도 있습니다. 일본은 17세기 이전에 독도를 松島(마츠시마)라고 불렀고 뒤에 竹島(다께시마)라고 불러 독도의 이름을 지어주었지만, 우리는 19세기말까지 독도 혹은 그 예전 이름을 붙여 불러본 적이 없을 정도로 독도에 대한 기록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이런 식으로 역사적 근거로 일본과 싸워서는 백전백패입니다. 역사적 사료는 일본측이 우리보다 100배 이상 많습니다. 우리는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 영토를 근대법으로 다투는 것을 들어 19세기말 이후의 자료를 내세우고, 그 당시에 행정적으로 관할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기록으로 맞서야 합니다. 가능한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이슈화하는 일본측에 말려들지 말고 조용히 대응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고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전쟁일 수밖에 없음으로 일본은 그런 카드를 쓰지 못합니다. 아무리 자기 땅이라고 주장해도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쪽에 이기기는 힘듭니다. 더구나 일본은 조어도(센카쿠 열도), 북방 4개 섬 문제로 중국, 대만, 러시아와 분쟁중이라 독도문제에 물리력을 쓸 수 없습니다.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려 해도 우리가 응하지 않으면 그만이죠.

그런데 우리는 일본측이 유리한 방법으로 싸우려 듭니다. 섶을 들고 불로 뛰어드는 격이죠. 문제는 이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착각하거나 불리하다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된 것은 우리 학계의 불성실과 무지, 잘못된 편견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민감한 사안의 잘못된 문제를 바로잡을 용기가 부족한 것도 큰 문제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