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아주 뜸하지만 이력서를 스캔해 보낼 일이 있어서 피시방에 들렀다. 스캐너 작동하지 않는댄다. 일단 프린터 연결된 PC에 접속해서 이력서 받고 프린터 한 다음에 카운터 컴퓨터로 가서 이리저리 둘러보고 스캐너 기능을 켰다. 옆에 20대 초중반 직원들 난리다. 절대 거기 들어가면 안 된다고. 스캐너도 쓰면 안 된다고. 우겨서 했다.


인쇄하고 스캐닝하는데 걸린 시간은 8분. 컴퓨터 사용료 800원. 출력비 1장 200원. 스캔비용 1장 500원 :) 도합 1500냥.


살다보면 드물게 스캐너도 써야하고 드물게 팩스도 써야하고 드물게 급하게 몇 장 출력해야 할 때도 있다. PC방이라고 공짜 장사하는 건 아니니 비용 청구야 당연하지만 스캔 한 장 하는데 500냥, 출력 한 장에 200냥. 이게 소액같지만 분량이 조금만 되면 액수가 만만치 않다. PC방 말고도 어지간한 컴퓨터 가게 들어가 보면 팩스 한 장 보내는데 500원, 흑백 출력 200원, 컬러 출력 300원 정도가 대세다. 


이런 걸 보고 있자면 24시간 편의점 생각이 난다. 물건은 그저 그렇지만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엄청난 폭리를 취하는 시스템. 문제는 그 폭리 시스템을 이용하는 다수가 실은 서민이나 극빈층이라는 점이다. 종자돈이 없어 최소한의 장비를 갖출 수 없다 보니 그렇게들 뜯어먹히는 것이다. 통신회사들 장비 할부 서비스는 별 다른가. 꼼꼼히 계산해 보면 일시불에 비해 상당한 돈이 수수료나 할부 이자 개념으로 빠져나간다. 일부 장비의 경우 원치도 않는데 아예 할부 임대로만 쓸 수 있도록 해놓았다. 약정 할인이라는 시스템 역시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애초에 턱없이 높은 가격을 책정해 놓고 생색내며 고객에게 할인 혜택 주는 시늉을 한다.


이곳 광산구 송정리 쪽은 광주에서 조금 외진 곳에 속하는데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농수산물을 제외한 상품과 기술 서비스(뭐 건축 일이나 등등)가격이 시내에 비해, 그리고 당연히 수도권 지역에 비해 턱없이 높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돈이 잘 돌지를 않다보니 적지 않은 업주들이 고객 눈탱이를 보려고 안달이 났다. 또 거기서 적지 않은 수는 아예 사기꾼이다. 그렇게 레드오션에 서식하는 이들낄 또 뜯어먹기를 하는 것이다. 아주 생생한 약육강식의 터전이다.


가게나 회사에서 일하는 20-40대 사람들을 보면 아예 머슴이나 진배 없다. 업주라는 놈들은 머슴을 24시간 감시하다시피 하고 종 부리듯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 울며 겨자먹기로 하는 일이라지만 그런 장사치를 밑에서 생활하는 젊은(장년층도 마찬가지) 사람들 참 불쌍타. 직원들에게 가치판단이라는 개념이 없다. 그냥 시키는대로 고객을 상대하고 고객을 막아서고 잘못인줄 알면서도 시키는대로 한다. 눈밖에 나면 짤리고 먹고 사는 게 힘들어지니까.


요새도 드문드문 역시 장사치들은 안 되야 하는 소리가 목구멍 언저리까지 올라온다. 좋은 상인들도 많지만. 장사 되질 않아 먹고 살기 힘들어 양을 조금 줄여놓고 속으로는 이게 아닌데 미안해 하는 게 낯빛에 보이는 많은 장사하는 사람들 이야기는 아니고 돈독이 올라서 사람을 사람 대접하지 않는 부류들 말이다. 어이구 저 개새끼들. 그렇게 벌어봐야 니들이 대접 받겠냐? 물질이 부족해 무시당한 게 월매나 한이 맺혔길래? 또 그렇게 생각하자니 이해가 간다만 그래도 ... ... .


나이 처먹었다고 다 어른이냐. 지 심들고 억울했던 일 떠올려 남들은 그런 일 당하지 않게 해주는 게 어른이지.


에고 가을 가기 전에 종자돈 3천만 모태자. 그럼 저런 풍경도 다 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