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런 저런 사이트나 블로그 돌아다니다보면 한가지 좀 우스꽝스러운 조류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바로 '관조'라는 것입니다. 이 놈이나 저 놈이나 매한가지라는 시선으로 정치판을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척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네요. 실제로는 조그만 일에도 열내면서. ㅋㅋ

이런 '멀리 떨어져서 슬쩍 보는 척하기', '관심없는 척하기'가 무슨 고매한 태도같이 여겨지는 듯 한데요, 한마디로 웃기고 있네요. 모 사이트에서는 유독 그런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군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도찐 개찐'이라는 말입니다. 두 대상을 함께 깔아뭉개면서 자신은 그 위에 서려고 하는 태도가 그 말 속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 싫습니다. 자신이 뭐 백로라도 되는 듯 착각하는 것 같아요. 어느 한 편도 들지 않겠다? 그러면 투표는 왜하나요? 그러면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구분하기 바쁘더군요. 되도록 우아하고 고매한 척 포장하려고. ㅋㅋ

이 '도찐 개찐 왈왈 찐따'들의 행태는 일반 대중을 계속해서 폄하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을 분석하고 정의를 내리는 것은 좋아요. 그런데 이 찐따들은 마치 자신들은 대중의 위에 서 있는 듯 '좀비'니 '~빠'니 하면서 그들을 계속해서 폄훼합니다. 사실 이 찐따 부류들은 그동안 한국 정치사에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어요. 아무렇게나 싸질러대는 배설의 욕망은 있지만 참여에의 에너지는 고갈상태거든요. 이른바 키보드 워리어나 매한가지죠. 

우리나라, 이렇게 높은 수준의 민주화를 이룩한 것, 이 '왈왈 찐따'같은 사람들이 만든 걸까요? 아니죠. 당연히! 네바! 그 찐따들은 그들이 자유롭게 글 쓸 수 있는 권리를 얻기 위해 티끌만큼의 노력도 하지 않았어요. 제가 이렇게 누군가를 까댈 수 있는 자유, 이건 그들이 획득한 권리가 아니에요. 이건 아무 말 없이 시대의 흐름을 만들어온 일반 대중, 그들이 좀비라 폄훼하지 마다않는 그들, 우리 아버지, 어머니, 누이, 동생, 친구들이 만들어 온 거니까요. 마치 지각을 뚫고 폭발하는 용암처럼 억압하면 억압할 수록 그들의 피플파워는 잠시 움츠렸다가 더 세게 분출해오지 않았나요? 

그들, 우리들이 대한민국 민주화의 역사를 만들어 왔지 왈왈 찐따들은 그 단물만 쪽쪽 빨고 맛이 있네 없네 평가하기 바빴을 뿐입니다. 자신들이 무슨 상전인양. 저는 그래서 그런 찐따들이 싫어요. 

이번 선거에서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숨은 표심의 파워가 대단했지요? 이게 그들이 좀비니 빠니 하면서 무시하기를 즐기는 일반 대중의 진정한 피플 파워입니다. 이들이 역사를 바꾸는 주역이지 그놈이나 그놈이나 똑같아서 투표 안했다고 자랑스럽게 떠벌이는 찐따들은 그저 기생충일 뿐이죠. 이 왈왈 찐따들이 촛불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적 있을까요? 누군가를 위해서 거리로 나가본 적 있을까요? 네바, 그저 키보드 잡고 미식가처럼 평가하기 바쁩니다. 겨우 조회수 수백의 글에 의제 설정의 기능이 있다느니 하는 희망적 상상은 던져버리죠. 현실적으로 다음 아고라에 철자, 문법 틀리게 쓴 몇 줄의 글이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집니다. 전혀 쓸모 없죠. 

오늘도 이 왈왈 찐따들은 하품하며 말합니다. '편가르기 하지마라', '그놈이나 그놈이나'. 저는 그들에게 하품하며 이렇게 일갈하겠습니다.
ㅋㅋㅋㅋ <- 이 의성어도 아니고 이모티콘도 아닌 말, 딱 적절합니다. 그들에게 바치는 적절한 냉소라고 합죠.

도찐 개찐? 구어체에서 잘 쓰이지도 않는 듣보잡 말은 개에게나 줘버리라지요. 엘레강스하고 빤따스틱한 관조의 미학은 고이 접어서 측간 휴지로 쓰겠습니다. 그들이 스스로 잘난 맛에 사는 동안 세상은 계속해서 돌아갑니다. 그들이 무시해 마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서 ㅋㅋ

ps. 아 그러고 보니 그들은 필요악이었군요. 그렇다면 그들이 저에게 '왈왈 찐따'라고 욕먹는 것 또한 숙명이겠거니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