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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Note (주의: 듣보노트 아님 -_-;)
-Tsugumi Oba, Takeshi Obata, 번역: 문준식, 대원씨아이

'살생부'란 것이 단지 상상 속의 산물에 지나지 않았다면...
맘에 들지 않는 인간들, 쓸모 없는 인간들을 없애버림으로써...
이 개같은 세상을 확 뜯어고치고 싶다는 충동을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면...

이 만화가 이렇게 흥미진진하진 않았을게다...

작가는 한 사람의 고등학생에게 '범죄자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주고... '사신의 노트'라는 환타지스런 설정을 제시한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만화 속의 '야가미 라이토'(저 그림 왼쪽에 있는 녀석이다...)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수많은 인간들을 발견할 수 있고, 그들의 살생부에 적혀 사라진 인간들은 라이토의 살인행각에 비할 바가 아니다.

유대인만 없으면, 아랍인만 없으면, 자본가들만 사라지면, 공산당 빨갱이들만 없으면 세상이 좋아지고 지상천국이 올거라며 살생부에 이름을 적어제끼던 '야가미 라이토'들이 세상엔 얼마나 많았었던가? 그리고, 그들의 살생부에 적혀 '쓸모없다는 이유'로, 혹은 '사회악이란 이유'로 사라져간 인간들은 얼마였던가?

단지 '쓸모없는 인간들'을 없애는 것만으로 세상이 좋아질 수 있다면...
그 동안 죽여버린 인간들의 숫자와 사신들의 숫자에 비례해 세상은 진작에 천국이 되고도 남았어야 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야가미 라이토'들과 '사신 류크'의 활동에도 세상은 여전히 똑같은 세상일 뿐 천국도 지옥도 아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만화 속의 라이토를 이해하면서도 절대로 동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