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그네>의 ‘피리 부는 소년’ 민우(강석우)는 레어 버드의 <Sympathy>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차를 몰고 돌진해서 죽었고, <젊은 날의 초상>에서 두 친구의 자살을 경험하고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를 떠난 영훈은 언제든 죽기 위해 늘 독약을 가슴에 품고 다녔다. 답답한 80년대를 살아가는 그 영화 속 주인공들의 방황은 언제나 죽음의 이미지와 맞닿아 있었다. 그를 이겨내는 힘은 사랑이지만 그것은 늘 뜻한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고집스레 멜로영화 10편을 남기고 떠난 곽지균 감독은 그렇게 늘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에 대한 결핍을 이야기하던 사람이었다. 안간힘으로 새 영화를 준비하면서, 더 이상 관객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는 마음으로 보냈을 지난 몇 년간을 떠올려보니 너무 마음이 쓰리다. 곽지균 감독의 죽음은 더이상 대규모 자본 안에서 개인적인 영화가 가능하지 않은 시대라는, 그리하여 영화를 둘러싼 우리 시대의 정서도 변했다는 것을 일러주는 거대한 상징적 사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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