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하루만에 참사랑님의 글에 달린 댓글 수가 70개를 넘었군요;;
일단, 논의에 참가하신 분들께서 좀 진정하실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보입니다. 너무 과열되었어요.
현재 참사랑님이 주장하시는 주장이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이시는 분들이 대다수일 텐데,
그 호오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 인터넷 공론 민주주의를 위한 아크로 선언의 다음 조항을 참조해 보겠습니다.

 둘째, 우리는 정치적인 신념이나 의견의 차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근거 없이 거친 언어로 상대방을 비방 하거나, 인신 공격하거나, 상대방의 배경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각자가 가진 지식과 경험과 차이, 전문 지식의 보유 여부를 이유로 상대방을 함부로 비하하지 않을 것이다.

참사랑님이 아무리 이치에 어긋나는 주장을 하셨다고 생각하실지라도, 기본적으로 그 분에 대한 예의는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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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과열된 머리를 식히며 잠시 쉬어가는 코너입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실험이지만, 이 시점에서 다시 언급해 주는 것도 어느 정도는 시의성이 있을 것 같아 다시 인용해 보겠습니다.
(출전은 S.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와 P.처치랜드의 『뇌과학과 철학』입니다.)

§ 심리학자 맥클로스키(McCloskey)는 그의 1983년 연구에서,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직관적 물리학(intuitive physics)'이라는 주제로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실험의 결과로 나타난 사실은 움직이는 물체에 관한 학생들의 '행동'과 '언어적 예측과 설명'은 모두 뉴턴 이론보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고대 물리학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 체계는 기본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뉴턴 물리학의 체계와 달리, '힘'과 '속도 자체의 원인'을 구별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가속도'와 '속도'라는 개념을 구별할 수 없습니다. 이 체계에서, 만약 어떤 물체에 지속적으로 크기가 있는 이 작용된다면, 그리고 오직 그때에만, 그 물체는 계속 운동합니다. 그러나 이 상태에서는, 예컨대 원반던지기 선수가 원반을 집어던졌을 때, 집어던진 후에도 직접적인 힘이 작용하지 않는데 원반이 왜 계속 운동하는지에 관해 초보적인 설명조차 제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추진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죠.

추진력이라는 것은, 이전의 상태에 의해 물체에 주어져서 직접적인 힘이 작용하지 않고도 그 물체의 내부에 계속 남아서 운동을 유지시키는 내재적인 힘입니다. 위의 원반 사례의 경우, 원반던지기 선수가 원반을 힘껏 집어던졌을 때 이 원반에 추진력이 주어지고, 점점 날아가면서 추진력을 소모하여 속도가 줄어들다가 완전히 추진력이 사라짐과 동시에 원반의 운동은 멈추게 됩니다. 이러한 식으로 운동을 설명하는 방식(이를 투사체의 추진력 이론Impetus Theory이라고 합니다)의 '추진력' 개념은 뉴턴 역학에서의 운동량 개념과 유사한 데가 있습니다. 다만, 이 이론은 뉴턴 역학에서 당연히 가정하는 '이상 상태로부터의 소거 요인' 즉, 공기 저항이나 마찰, 항구적으로 아래 방향으로 작용하는 지구의 중력과 같은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이론을 뉴턴 역학에 의해 거꾸러뜨릴 수 있는 케이스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이 이론은 가장 단순한, 실에 매달린 추의 회전 운동조차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는 등속 회전 시 구심력이 회전 궤도에 수직으로 작용하고, 일반적으로 회전 운동 시 물체에 작용하는 힘이 속도의 방향과 같지 않다는 뉴턴식 회전 운동의 기본 원리만 알아도 풀리는 문제이지만, '회전 운동에 대한 추진력'이라는 것은 추진력 이론 내에서는 설명하기가 곤란한 문제입니다.(실제로 추진력 이론에 의하면 '회전하게 하는 힘'에 의한 추의 회전 운동 중 추를 지탱하던 끈을 끊을 때, 힘이 작용하지 않을 때에도 '회전하게 하는 추진력'에 의해 회전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됩니다.)

설사 이것을 어떻게 고려했다고 해도, 다른 경우는 쉽게 비껴가지 못합니다. 쉬운 예로, 이 이론은 가속도를 고려하지 않고 있고, 따라서 뉴턴 2법칙을 고려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운동량 보존을 논할 수 없습니다. 두 물체가 완전 비탄성 충돌을 하여 멈춰버리는 따위의 현상을 이 이론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갑자기 추진력이 어디로 사라진 거지요?

이렇게 뉴턴 역학식 사고에서는 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추진력 이론은 받아들여질 수 없습니다. 실제로 뉴턴 역학식 사고가 추진력 이론에 의한 사고보다 경험에 의한 검증사례에서 압도적이구요. 그러나 맥클로스키의 실험은 일반인들이 이러한 뉴턴식 직관을 탑재하고 있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추진력 이론에 의한 무딘 역학체계를 일상적으로 더 맞을 것 같다고 직관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맥클로스키는 이 실험에서 피험자인 대학생들에게 걸어가면서 골프공을 떨어뜨려 정지된 목표물에 수직으로 맞추라는 주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대학생들은 표적 바로 위에서 공을 떨어뜨렸습니다. 또 다른 경우에는 하키 퍽을 이동시키는 과제가 주어졌는데, 그들은 퍽을 놓기 전에 팔로 회전시키다가 미끄러지게 하여 퍽이 곡선 궤도를 따르게 하려 했습니다. 이후 자신의 실험 결과에 대한 해명이 이어졌는데, 심지어 뉴턴 역학에 대해 일정량의 지식을 갖고 있던 학생들마저 '운동량'을 운동의 원인이라 지적하며 추진력 이론에서 '추진력'을 '운동량'으로 치환하면 전혀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논리를 전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p.s.
참사랑님께서 이 밑의 댓글에서 주장하신 철학적 심신 이원론(?)에 대한 직접적인 검토를 준비중입니다.
가능하면 논의를 좀 생산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되네요. 아니, 제 방식이 생산적인 방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자만일 수도 있습니다. 메인 게시판에 이후 쓸데없이 추상적인 논의가 불필요하다고 생각되시는 분은 따로 제지 사인을 보내주시면 저는 조용히 물러가지요. 이것도 게시판 물 흐리는 것처럼 보일까 두렵습니다.

Sicut erat in principio, et nunc, et semper,
et in saecula saecul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