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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지방선거는 개인적으로 감회가 남다른 선거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선거법 위반으로 경찰서를 가보았고, 그러다가 헌법소원까지 내는 다사다난함을 맛보았으나 지지하던 원희룡 후보는 단일화에서 밀려나서 서울시장 본선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단일화 날짜가 4월 30일이었는데, 아직도 그 때 생각하면 어이가 없어서 화가 난다.

 

 그 때 당시에 패배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론조사 대상이 한나라당 지지층으로 자신을 밝힌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한나라당 당원들이라면 원희룡을 그래도 계속 봐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승부를 걸 수 있었을 텐데, 당 활동을 하지 않는 한나라당 지지자에게 있어서 원희룡은 뭔가 의심스러운 빨갱이 비스무리한 놈이고, 나경원은 얼굴도 이쁜데 하는 말도 이쁜 여자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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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원희룡 아저씨...외모 하나만 빼고 모두 나경원에게 유리하였으나, 루저의 벽을 넘지 못하셨음.)

 

 그렇게 정치나 선거에 이미 관심이 멀어져 버린 상황에서 한나라당 경선에서 단일화 후보 나경원에 오세훈에게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패하는걸 지켜 보았다. 그 뒤 지방선거는 이미 관심에서 멀어졌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시험에 떨어지고 아무래도 대학원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영어 성적이나 관련 시험 준비에 들어간 데다가, 시험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가 매우 심해서 다른 것이 관심이 가지 않았다. 영어 공부를 하고, 시험 준비를 하고, 책을 읽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이번 선거를 보았는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와서 놀랐다. 어느 정도 예상했었던 부분도 있지만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거 같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번 선거는 전국에 불바다가 됐다. (이런 표현을 쓰는 이유는 내가 한나라당 책임당원이고, 지금 성북구청장이 민주당으로 바뀌고, 서울시 교육감이 곽노현이 되었다는데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천의 송영길, 충남의 안희정, 강원의 이광재가 선전할 거라고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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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재, 송영길, 안희정. 솔직히 어제 글에서 밝혔듯이 당신들이 선전할 거라고는 생각했어도 전부 다 살아서 돌아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오.;)

 

 왜냐하면 시민들은 놀랄만치 권력의 냄새를 잘 맡는다. 송영길, 안희정, 이광재는 젊고 해당 지역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이고, 여기서 잘 키워나갈 경우 대권에 도전해 봄직 하다고 여겨지는 인물이다. 반면 그들의 상대인 안상수, 박상돈, 이계진 같은 이들은 분명 유능한 행정가이거나 정치인이며, 훌륭항 인물들이기는 하지만,

 

 장래성과 미래를 두고 봤을 때, 해당 지역에 로또 같은 이득을 가져다 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인천, 충남, 강원의 유권자들은 그런 의미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한 거 같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 지역에서 민주당의 선전을 예상했을지라도 이들 모두가 다 이겨서 돌아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적어도 한 곳 정도는 한나라당이 이길 거라고 여겼다. 인천이나 원래 한나라당 당세가 강한 강원도같은 곳에서 말이다. 후보도 안상수나 이계진이면 충분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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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수, 이계진. 이계진이 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때는 영상에서 이광재는 강원도에서 큰 인물을 내고 자신이 이것을 기반으로 대권에도 도전하게 도와달라고 하는 반면, 이계진이 강원도의 큰 발전을 가져오냐고 장사꾼처럼 이야기할 때였다. 이광재는 젊고 패기있어 보였던 반면, 이계진은 순간적으로 닳고 닳은 인물로 비추어 졌다.)

 

 충남에서는 가장 큰 도시인 논산시에서 논산 출신인 안희정에게 몰표가 나왔고, 인천은 지역구인 계양구에서 송영길 몰표가 터지기 전에 이미 승부가 결정되서 안상수는 집에 가서 잤다.

 

 경기도는 예측했던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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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유시민)

 

 

 유시민이 어느 정도 득표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했고 그대로 되었다. 그러나 김문수의 지역 곳곳의 현안을 중심으로 한 공약과 선거운동, 그리고 김문수의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경기도는 김문수의 낙승으로 끝이 났다. 지방자치단체장에서 민주당에 뺏긴 지역이 많았지만, 그래도 경기 북부와 농촌 지역 등 한나라당의 아성은 지켜냈다.

 

 수도권이 2002년까지 민주당의 초강세 지역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수도권 선거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단순히 어느 지역에 호남 사람이 많다를 떠나서 저번 총선과 대선에서 젊은 층이 노무현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투표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둔 것이었다고 본다. 결국 2006 지방선거, 2007 대선, 2008총선은 수도권에서 일시적인 바람이 분 예외적인 상황이었고, 현재 민주당 강세의 수도권이 원래 수도권 정치 판도였다고 보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원래 한나라당은 의석수 60석의 영남권을 기반으로 강원도, 수도권, 충청권의 의석을 더하여 집권하고, 민주당은 30석이 안 되는 호남을 기반으로 수도권에서 대승을 거둬서 집권하는 구조로 되어 있었으니까.

 

 가장 예측에서 벗어났던 것이 서울시장 선거였는데, 오세훈이 간신히 한명숙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오세훈이 한명숙에게 밀리길래 선관위 홈페이지에 가보니 강남, 서초, 송파의 개표가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강남 3구가 개표가 시작되었는데, 생각만큼 오세훈의 표가 압도적으로 나와주지 않아서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다가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래도 강남 3구가 막판에 뒤를 밀어주면서 오세훈의 신승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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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구청장, 강남시장을 듣고 계신 오세훈 서울시장.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게 오세훈 역시 서울 전지역에서 고르게 많이 득표했다. 한명숙 역시 관악구에서 몰표를 받았는데, 한명숙이 서울시장이 되면 관악시장이 되는 건가.)

 

 한명숙 개인의 역량이라기보다는 민주당의 바람이 불었는데, 한명숙의 무능함으로 서울시장을 이루지 못했다고 본다. 노회찬에게 단일화의 책임을 묻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단일화해서 한명숙에게 흘러 들어갈 표는 이미 다 흘러들어갔다.

 

 서욼 지방자치단체는 한나라당이 망했다. 성북구 재선의 서찬교는 청와대 비서관 출신의 김영배에게 근소하게 패했고, 중랑, 서초, 강남, 송파를 제외한 서울 21개 지역의 구청장 자리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지역의원들도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대부분의 의석을 석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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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이 이번에 3선에 도전했던 한나라당 성북구청장 서찬교. 정말 근소한 차이로 오른쪽 친노 인사인 김영배에게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 구청장 볼 생각하니 정신이 다 아찔하다. 특히 행정 경험 없고, 정치권 건달 경력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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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곤, 김두관)

 

 경남은 김두관이 친노의 깃발로 이달곤에게 승리했다. 행정안전부 장관 출신에 마산, 창원, 진해 통합을 이끌었던 이달곤이 패한 이유는 노무현도 노무현이지만, 김두관이 지역에서 얼굴을 더 알리고 돌아다녔다는데 있을 거다. 지역에서 구르던 후보가 아니고 중앙에서 공천해서 내려보낸 후보가 승리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이번 지자체장 선거에서도 이런 식으로 패한 한나라당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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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주의 극복을 위하여 줄기차게 광주에서 출마하는 한나라당의 노무현, 정용화와 정운천. 정용화에 대해서는 전에 글을 쓴 적 있는데, 씨앤블루 팬들만 줄기차게 들어왔었다.)

 

 호남에서 한나라당이 약진했다. 특히 전북의 정운천 전 농수산부 장관과 광주의 정용화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의 선전이 눈부셨다. 둘 모두 이전까지 호남에서 한나라당이 얻지 못한 득표를 거뒀으며 특히 정운천은 20%에 육박하는 득표를 올렸다. 지역구도를 극복하고 지역감정을 넘어서 정당 정치를 할 기반으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만 한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왜 패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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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사업이나 세종시 문제를 떠나서,

 

 공천과정과 평소의 정당 활동 면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공천과정에서 현역 초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구청장이나 군수, 시장을 마음대로 갈아 치우려고 하다 보니 공천에서 탈락한 기초자치단체장이 반발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성향의 무소속이 서로 표 깎아 먹다가 민주당에게 자리를 내준 곳이 한 둘이 아니다. 이런 것을 방지하려면 국회의원에게 구청장, 지방의원 공천권을 주는 현재의 공천제도를 개혁하고, 당원과 여론조사를 통한 공천을 전국적으로 통일시켜야 한다. (현재 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중앙당의 공천을 자제하고 지역에 인지도가 있는 후보라면 학벌이나, 경력의 고급스러움을 따지지 말고 공천을 시켜야 한다. 좋은 학벌에 교수 하다가 갑자기 와서 당세만 엎고 선거운동도 제대로 못 하고 악수도 못 청하고 소리 내서 인사도 못하는 후보 데리고 선거 치르면 이길 선거도 못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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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노현, 이원희, 남승희, 김영숙. 곽노현 교육감 생각하니까 정신이 아찔해진다...)

 

 교육의원과 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 쪽 후보가 너무 많이 튀어나와서 표가 분산됐다. 서울에서 곽노현이 이원희에게 이겼지만, 실제로 김영숙과 남승희에게 흘러 들어간 표를 생각하면 얼마든지 보수측 교육감이 이길 수 있는 선거였다. 현재의 선거제도 자체의 문제라고 보는데, 어차피 교육감 선거에서 곽노현이 MB 심판하자고 하면서 미친 교육 심판하자고 하고, 노라색 포스터 흔들면서 다니고 이원희, 남승희, 김영숙의 파란색 포스터 흔들면서 다니는데, 그럴거면 차라리 교육감 선거도 정당 공천으로 하는게 맞는 것 같다.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선거에서 졌다. 한나라당의 젊은 유권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노력은 과거에 비하면 많이 개선되었고, 그 노력을 높게 평가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젊은 층에 대한 노력은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단순히 대학생 하나 공천하고 대학원생 하나 공천해서 20대층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줄 섰던 대학교 학생회장 출신 후보 시의원 출마 시키고, 밑도 끝도 없이 이름만 희안한 대학원생 구의원 출마 시킨다고 해서 젊은 층이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표현의 자유 규제, 인터넷 규제, 인터넷 여론이나 문화에 대한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같은 무능하고 비합리적인 대처. 이러한 것들이 젊은 네티즌 사이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과 조롱을 하나의 트렌드로 삼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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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사실 이 사람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런 층은 지금까지 투표장에 잘 가지 않고 놀러 가거나, 집에서 휴일이라고 신난다고 온라인 게임만했지만,

 

 이들이 만약 투표장에 간다면 이들은 절대 한나라당을 찍지 않는다. 이들은 한나라당을 찍는 것에 대하여 거부감과 죄책감을 느끼는 이들이다. 왜냐하면 인터넷을 통하여 그렇게 학습되어 왔고, 스스로가 학습물 자체를 제공하기도 하니까.

 

 한나라당의 만들어내는 등신같은 자당 국회의원 합성이나, UCC는 아마추어도 그런 아마추어가 없다. 한나라당의 인터넷 논객이나 20대 지지층의 상당수는 정치인 지망생이거나 그렇게 의원이나 정치인에게 줄을 대는 것 자체에 신나하는 그룹이다. 이들은 인터넷에 글 하나만 올려 놓고서도 자신이 대단한 일을 했다고 뽐내기를 좋아하는데, 결국 글은 하나 올려 두고 조회수 10이하인데 그것을 오프라인 상에서나 떠들고 다닌다. 더 문제인 것은 정치인들 입장에서 이런 허풍쟁이들을 당내 경선과 자신의 조직 관리 차원의 문제에 무시하지 못하고 오냐오냐 하면서 지켜봐준다는 거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투표율이 55%에 육박하고 젊은 층 유권자의 투표가 많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전국적으로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기란 어려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