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민주당의 승리다. 하지만 원인은 민주당에 있지 않다. 승리의 원인은 어디까지나 mb와 한나라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천안함 역풍에 있다. 민주당은 승리에 있어서도 종속변수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앞날이 밝지 않다. 다음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정세균 체제에 대한 비토와 반성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승리의 가장 밑바탕에는 10년간의 대북 평화 정책에 익숙한 수도권 국민들이 느낀 안보 불안이 있다. 북풍은 북한에 대한 반감을 고조시키는 지점까지만 효과를 발휘한다. 그 선을 넘어서 실제 무력충돌을 예고하는 북풍은 도리어 역풍으로 작용한다. 전쟁을 바라는 국민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돈으로 평화를 산다는 dj의 장사꾼 셈법이 맞아 떨어진거다. 죽어서도 술수(?)를 부리는 dj는 무서운 존재가 아닐수 없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도 빼놓을수 없는 요인이다. mb정부는 국민의 침묵을 굴종으로 해석하는 우를 저질렀다. 어리버리한 민주당은 여기에 불을 지폈다. 국민의 침묵, 나팔수 조중동, 허약한 민주당이라는 요인이 결합해 정부로 하여금 강경 드라이브가 국민을 성공적으로 길들인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이 점에서 조중동 역시 민주당 승리의 일등 공신이 아닐수 없다. 

친노 주자들의 바람몰이는 흥행에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이것은 정권 심판이라는 요소보다는 한참 부차적인 것이다. 과격한 친노들은 친노 주자들에 대한 지지가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안쓰러운 자위에 불과한 착각이다. 정권 심판 심리가 제1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그리고 광역단체장에 출마한 친노 주자들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고 이해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리고 친노라는 요인과 상관없이 후보자 개인의 역량과 지역 민심이 5% 가량의 득표율을 좌지우지 함으로서 승패를 갈랐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이것은 인천의 송영길, 충북의 이시종이 큰 표차이로 승리하고, 친노 대표주자 유시민과 한명숙이 높은 민주당 정당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패배한것에서 알수 있다. 아직도 노무현이라는 상징에 의존해 매사를 인물 위주로, 단기 흥행판으로 생각하는 좁은 소견은 보편적 시각의 지지를 받기 힘들것이다. 서영석을 필두로한 소위 과격 친노(유빠)들의 앞날이 매우 위태해 보이는 이유다. 이대로 가다가는 일종의 컬트 집단이 될 것이다.

이번 선거가 주는 교훈은 첫째,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의 브랜드 가치는 괜찮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브랜드 가치는 민주당이 품은 역사에서 나오는 것이다. 잘해서 얻은게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민주당의 호남 친화성은 더이상 문제가 안된다는 것이다. 수도권과 충청은 물론이고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것을 보면 알수 있다. 따라서 민주당에게 탈호남을 강제하는 과격 친노의 탈지역주의 논리는 무의미하는 분열을 불러오며 호남 유권자에게 상처만을 주는 비윤리적이며 멍청한 논리임을 알수 있다. 앞으로 민주당의 호남 지역성을 물고 늘어지는 친노가 있다면 이를 일종의 정치적 반역죄, 여적죄로 보고 과감하게 숙청 해야 할것이다. 

셋째, 승리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지향적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독재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그동안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 정부 투쟁 역시 일정한 가치와 정책에 기초를 둔 것이어야 한다. 지방 권력의 확보로 현실적 힘을 확보한 민주당에겐 성숙한 정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개혁적, 자유주의적 가치에 충실한 정책, 특히 경제 정책을 열심히 발굴하고 홍보함으로서 대안 세력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해야 한다.

넷째, 권력에 대한 현실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 선거는 권력을 배분하는 정당한 메커니즘이다. 그 메커니즘을 통해 민주당은 권력을 얻었다. 그 권력을 합법적 범위내에서 사용하는 것은 정당으로서의 권리와 의무이다. 상식과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민주당은 최대한 권력을 향유하여 그동안 피로를 씻고 구성원들의 고생에 보답해야 한다. 또한 권력 배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투쟁함으로서 자연스러운 인물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자칭 진보 언론의 남산골 샌님 스러운 나발질에 혹해서 권력 향유와 내부 권력 투쟁에 겁을 낸다면 민주당은 현실 정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나로서는 이 부분이 가장 우려스럽기도 하다.

다섯째, 소위 시민사회 단체와 진보 언론들의 백가쟁명식 주문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자칭 개혁주의자, 진보주의자들이 지방선거에 승리한 민주당이 마치 슈퍼맨인양 온갖 주문을 해댈것이다. 이때 걸를 것은 걸으며 확실한 리더십을 중심으로  밀어붙이는 뚝심이 있어야 한다. 물론 그것은 개혁적 자유주의적 가치를 경제 정책을 통해 실현시키기 위한 뚝심이어야 할것이다. 시민사회 단체와 진보 언론의 결벽증적 도덕주의, 공허한 이념주의에 휘둘려 큰 줄기에서 일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잡스러운 이슈들에 동력을 뺏겨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