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국회의원선거나 대통령선거는 정당지지를 따라가야 할 테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는 정당지지와 별개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명박정부를 심판해달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선거구호로 써먹는 수단이라는 점만 생각할 뿐입니다.

저는 유시민추종자를 자처해 왔지만, 다른 여러 정치인들을 두고도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하지 않듯이, 유시민도 아직은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은 여러 번 반복해서 밝혔습니다. 못 보신 분들을 위해서 한 번 더 썼습니다.

지방선거에서 이기려고 후보단일화를 추진했는데, 경기도는 유시민 후보로 단일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김문수 후보를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입니다. 가능성이 현실로 나타날지 안 나타날지는 저는 모르겠습니다.

민주당지지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사입니다. 이명박정부에 대한 심판이 더 중요하다면 유시민 후보를 찍게 될 테고, 유시민을 미워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면 기권하거나 김문수 후보를 찍게 될 테죠.

유시민이 당선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앞으로 정치지형이 상당히 달라질 것입니다. 그래서 다들 관심을 두고 이 선거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당선과 낙선에만 관심을 두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에 덧붙여 유시민이 경기도지사로서 어떤 역량을 발휘하게 되는지에 관심을 둡니다.

심상정 후보의 사퇴는 심상정 본인에게도 진보신당 당원들에게도 충격과 고통을 주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로는 애초에 당선되리라고 기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격과 고통은 그리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심상정의 사퇴 결정을 큰 잘못으로 보는 사람들만 그녀를 심하게 탓할 것입니다. 심상정의 리더십에 손상이 갔습니다. 리더십의 손상을 감수하고서 사퇴를 결정한 것에 대해서 저는 심상정의 크기를 좀 더 크게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중간에 단일화를 하지 말고 완주해서 제각각 제 몫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일리 있는 의견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자면, 사실은 피선거권자 중에 희망자 전원이 출마해야 마땅할 겁니다. 그래 놓고 각 후보가 제 몫을 받아야 하겠죠. 그런데 완주해서 받는 몫보다 단일화를 했을 때 받는 몫이 큰 경우가 많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정당 내부에서 경선절차를 거쳐서 후보를 단일화하는 거고, 각 정당들끼리 협상해서 또 후보를 단일화하는 겁니다. 앨 고어 후보와 조지 W. 부시 후보가 붙었던 대선에서 플로리다주에서 승부가 엇갈렸는데, 바로 이 지점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진보진영이 조금만 양보했더라면 최악보다는 차악을 몫으로 받을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