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에 대해서 (진보-개혁세력 연대의 키포인트)

사실 그 동안 꽤 오랜 기간 맘 고생하던 부분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라 한가함의 여운을 즐기려던 참인데 민노씨네님으로부터 호출(진보신당 당원과 블로거들께 드리는 글 : 심상정 사퇴에 부쳐) 을 받았습니다. 제목과 별개로 글 말미에 민노씨네님께서 교류하시는 수 많은 블로거들께 이번 선거에 참여를 독려하는 포스팅을 권유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이번 포스팅은 투표 참여를 권유한다기 보다는 노빠 겸 유빠인 제가 이번 선거를 보는 간단한 느낌을 적는 것으로 숙제를 대신할까 합니다.

사실 저는 유시민 후보의 이번 경기도지사 출마가 그렇게 반갑지는 않았습니다. 과연 친노세력이 국민들로부터 충분한 재평가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죠. 물론 이제 심상정 후보마저 유시민 후보의 손을 들어 줬으니 더 이상 친노 세력의 주전선수라고 할 수도 없겠죠. 명실상부 범야권 단일화 후보이니 참여정부의 정신이나 정책을 승계한다는 순수성(?) 보다는 반MB 진영의 선봉이라고 해석해야 맞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맘 속 깊이 유시민 후보의 이번 출마가 아쉬웠던 점은....

제 블로그를 자주 방문해 주시는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다양한 정책들... 실제로 집행이 되고 그 결실들이 드러난 많은 정책들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당시 언론이나 여론의 평가와는 달리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높이 평가받아야 될 것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연구소나 정당, 단체에서도 그런 제대로 된 평가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죠.

예전 MB가 등장한 대선을 전후해서 저는 서프라이즈를 통해 진보-개혁진영의 정리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국 설립을 추진해 본 적이 있습니다. 겨우 서울시내 일부 구역만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의 작은 라디오 방송국조차 친노 세력이던 범진보 세력이던 그 무엇으로 불리더라도 엄감생심 택도 없는 얘기었죠. 하지만 이번 유시민 후보의 선거비용 마련 캠페인에서 보듯이 유시민 후보 정도의 얼굴마담이 깃발을 들어준다면 DJ의 국민의 정부와 노통의 참여정부의 업적까지 10년을 커버하고 나아가 미래의 진보-개혁세력의 대표선수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연구할 수 있는 독립된 싱크탱크의 설립이 가능하지 않을까 봤습니다.

그런 제대로 된 싱크탱크의 설립이 오히려 경기도 지사 자리보다 장기적으로 진보-개혁진영의 건강한 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된다고 봤던 거죠.

왜 제대로 된 싱크탱크가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이미 쟁쟁한 블로거분들께서 훌륭한 포스팅을 준비해 놓으신 것들이 있으니 오늘은 링크만 달고 자세한 내용의 언급은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두 전직 대통령이 외로웠던 이유 - 이원재 한겨레 경제연구소장

개혁-진보세력은 지식생태계부터 연대하라 - 페리스코프 홈지기님

지식정보생태계 - capcold님


친노이던, 진보세력이던 아니면 그도 아닌 난닝구이던 자신의 정치적 색채와 관계없이 좁게는 DJ와 노통의 업적에 대한 정당한 평가로부터 크게는 앞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건강한 사회를 이끌 새로운 정치세력에 필요한 "충분히 대중적이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구체적 정책대안을 만들 수 있는, 지식의 진지" (이원재 소장님의 표현 인용)의 조성 말입니다.

이런 밑바닥 다지기없이 운 좋게 이번에 수도권이던 경남이던 개혁-진보 세력이 지방정권을 장악한다고 해도 결국은 새로운 정책적 수요에 준비된 답안지를 내 놓지 못한 채 지난 10여년간처럼 국책연구소던 기업연구소던 정반대의 가치를 추구하던 곳으로부터 정책을 빌려오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밖에 없을테고 또 다시 유권자들은 일정 부분 실망을 반복할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이런 "개혁-진보세력의 지식 생태계 연대"(periskop 홈지기님 표현 인용)에 유시민 후보가 문제의식을 동감해주고 앞장 서 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경기도 지사 입성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봤던 거죠. 물론 운 좋게 경기도 지사로 당선이 된다면 지사의 위치를 통해 조금은 더 제도권의 자원을 활용해서 진보 싱크탱크 설립을 지원한다면 또 그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거라는 자위도 해 보기는 합니다만....

미국에서 보는 이번 선거는 정책적 토론은 안드로메다로 가 버리고 온통 천안함을 중심으로 한 북풍에 휩싸여 있는 속에 MB 정부를 악마화 하는 세력와 이들을 빨갱이로 몰아세우는 또 다른 세력의 이전투구의 모습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선거기간동안의 광풍이 지나가고 나면 한국 사회에 남는 건 거의 아무 것도 없죠.

오히려 이런 식의 접근보다는 "사회의 진보/개혁을 추구에 필요한 구체적 정책, 대중 여론 등을 포괄하는 담론들이 제대로 사회적으로 흡수되는.... 단순한 지식 생산뿐만이 아니라 축적, 유통, 피드백과 재생산 모든 것을 맞물리게 하는 지식정보생태계의 구축"(capcold 님 표현 일부 수정 인용)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될 겁니다.

부디 한국에 계신 유권자들께서는 진보신당 후보이셨던 심상정 후보의 단일화 선언을 개혁-진보 세력의 지식 생태계 연대의 시발점으로 인식하셔서 당장의 지방 정부 권력의 수복이란 시각보다는 좀 더 크고 장기적인 틀에서 어떻게 하면 한국의 시민사회가 건강하게 발전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선거가 되시기를 희망해 봅니다.

결론은 "개혁-진보세력의 건강한 연대를 고민하며 투표에 참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