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애랑 놀다 지금 들어와서 단일화 관련 자료들 보고 있는데요.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되네요. 도대체 심상정이 사퇴해서 얻은게 뭐죠?

잃은 건 많습니다.

가장 큰 건 진보신당의 정체성이죠. 민노당이야 비판적 지지의 역사도 오래됐고 진작부터 반mb연대로 당의 입장을 정해왔기에 그러려니 하지만
이번 심상정 사퇴는 지금까지 그녀와 진보신당이 주장해온 바를 정면으로 뒤집는 겁니다. 더구나 당과 상의도 없었죠.

앞으로 사흘간 진보신당 후보들은 죽을 맛일 겁니다. 당장 인천 지역에서 '심상정도 하는데 너흰 왜 안해?'라는 질문을 받게 되겠죠. 여기 저기서 '심상정도 하는데..너희도...' 질문이 쏟아질 텐데 어쩔 지 모르겠군요. 당장 진보신당을 신뢰할 수 없게된 지지자들의 이탈부터 시작되겠죠.

더 중요하게는 당의 포지션을 잃어버린다는 거죠. 지금까지 진보신당은 자신들의 존립 근거로 민주당이나 국참은 한나라당과 다르지 않은 보수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심상정의 행위는 그 포지션을 송두리채 부정하는 거죠. 언제 라이툼히 님 말씀했듯 앞으로 큰 선거 있을 때마다 민주당이나 국참은 이번 심상정 행위를 들어 단일화를 요구하겠죠. 그때마다 진보신당은 뭐라 답해야 할까요?

거기에 심상정 본인도 타격 많습니다. 앞으로 심상정은 출마할 때마다 '지금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 나중에 대충 딜하고 사퇴하실거죠?'라는 의혹을 사게 될 겁니다. 아무리 본인이 '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 우겨봐야 '그때도 말씀은 그렇게 하셨지만 유시민하고 거래하고 사퇴하셨잖아요.'라고 비웃겠죠. 치명타입니다.

아, 딜이 없었다구요?

그럴까요? 전 없었다고 믿지 않지만 만에 하나 딜이 없었으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심상정은 '똘아이'라는 결론 밖에 나오지 않으니까요.

딜이 있었다면 기껏 은평 보궐 선거 건일 텐데요. 그걸 믿을 만큼 순진하진 않겠죠. 무슨 말이냐면 은평 선거때 걍 민주당이나 국참에서 후보 내버려도 심상정이나 진보신당은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딜이 있었다는 가정하에) 유시민이야 양심상 안낼 수 있어도 민주당에선 지도부가 바뀌었다는 핑계 하나로 딜 무시해도 그만이라는 거죠. 그때가서 '그때 나랑 했던 거래 안지켰다'고 나올 겁니까? 그랬다간 정말 생매장 당할 텐데요?

아무튼 사퇴를 발표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니 안스럽긴 한데 솔직히 이해할 수 없기에 믿을 수도 없네요. 진보신당에 커다란 타격을 주는 반면 얻을 수 있는건 없기에 정말로 유시민과 심상정 사이에 어떤 - 조금 거시기한- 거래가 있다는 의혹이 앞으로 많이 일어날 것 같군요.

하여간....정치 몰라요. 아니 어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