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K일보 재직당시 삼성혼빙남 사건과 매우 유사한 서부희 사건을 기사로 썼다가  그녀의 상대남자로부터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해 결국 벌금 50만원을 받았습니다.  서부희라는 아가씨가 남자한테 배신을 당해 자살을 했다고 그녀의 어머니가 익명으로 글을 온라인상에 올렸던 사건이죠.  

참고로 이 서부희 사건은 온라인 미디어 업계에서 굉장히 유명하고 또 매우 중요한 사건입니다.  포털사의 명예훼손 방조책임을 인정한 첫 판례거든요.  네티즌들이 서부희씨의 상대남에게 온갖 악성 댓글을 달았는데 상대남이 포털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공범으로 고소한 사건입니다.

저로서는 억울한 게 참 많은 재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네티즌들이 상대남자를 마구 비난하고 있길래 저는 그 상대남자를 보호하고 옹호하려고 쓴 글인데 그 남자로부터 명예훼손 고소를 당했거든요.  당시에 그 상대남자의 인권을 말하던 언론은 전혀 없었죠. 

제 기사에서 '싸가지가 1g도 없는 김모씨'라는 표현이 문제가 돼서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기사 쓸 당시에 인터넷상에서 김모씨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아서 피해자 특정이 없었기 때문에 100% 무죄인데... 참 억울합니다. 

제가 기사를 올리고 난 직후에 '네티즌 수사대'가  김모씨의 신상,  성명과 다니는 직장 다니는 학교, 전화번호, 사진까지를 다 까밝혀서 다음 카페에 공개를 했거든요.  제가 글 쓴 시간과 네티즌수사대가 신상공개를 한 시간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 부분을 가지고 다투었는데... 2심에서, 제가 기사를 쓸 당시엔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하니까 판사가 제 발언을 중단시키더군요.  그리고 저한테 마구 훈계를 하더니 그리고는 "싸가지가 1g도 없는 김모씨라는 표현을 굳이 써야했습니까?" 이렇게 반문하더군요.

당연히도  저로서는 그 표현을 쓸 이유가 없죠. 그래서 저는 기사를 올리자 마자 데스크의 동의를 얻어 제가 스스로 제기사를 직접 바로 삭제했었고요. 그래서  판사에게 "아닙니다"라고 하니까  판사는 "검사 심문하세요"라고 하더군요. 

검사는 딱 한마디 했습니다.  "피고인의 주장을 기각해주십시오"  진짜로 검사는 재판 내내 딱 그 한마디만 했습니다.  그러니까 판사는 "피고인의 주장을 기각합니다" 이 한마디 하고 재판을 끝내버리더군요.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서 저는 재판이 끝난 줄도 몰랐습니다.  제 사건 2심에 소요된 시간은 총 2분? 3분?  나중에 판결문을 송달받아보고 나니 판사 얼굴을 한번 갈겨버리고 싶더군요.

제 주장을 기각한 이유를 재판 진행 과정에서는 밝히지 않고... 나중에 판결문에다가 밝혀놓았더라구요.  "피고인은 기사를 쓸 당시에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인터넷에는 이미 광범위하게 피해자의 신상이 공개돼 있었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없다"

완전 엉터리 재판인게... 제 주장을 기각한다면 기각하는 근거, 이유를 재판 진행과정에서 밝혀주고 기각을 해야지 무조건 기각한다 한마디로 끝내버리고 기각의 이유를 재판이 끝난 뒤에 판결문에 밝혀놓으면 피고인은 재반박할 기회를 아예 가지지 못하죠.
 
제가 글을 올릴 당시 인터넷에 이미 광범위하게 피해자의 신상이 공개돼 있었다는 판사의 주장에는 제가 글을 쓴 날과 네티즌 수사대가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하던 날이 같았지만 시기적으로 제가 먼저 글을 썼고...  거의 동시에 카페에 글이 올라왔었고 그날 저녁 순식간에 확산됐죠.
 
그래서 그 부분을 가지고 재 반박을 해야되는데 판사가 그 기회를 아예 막아버렸죠.  판사가... 처음부터 검사와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피고인의 유죄를 이미 결정해놓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도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3심은 법률심이라서 기대도 안했습니다.

제가 3심까지 치르는 동안 제가 발언한 시간이 총 5분도 안됩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2심에서 제가 발언한 시간은 총 30초 남짓?  판사가 지 마음대로 결정해버리고 재판을 끝낸다는 설명도 제대로하지 않아서 저는 2심판결을 받을 때 제 재판이 끝나버린 줄도 몰랐을 정도였습니다.

그 밖에도 이론과 다르게 엉터리인 부분이 정말 많았는데... 예를 들어 2심 판사는 제가 김모씨의 명예를 지키고 김모씨를 변호하기 위해서 그 기사를 썼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했는데 "싸가지가 1g만큼도 없는 김모씨"라는 표현 때문에 전체적으로 명예훼손이 된다는 판사의 주장 등등

당시 저 말고도 여러 언론사에서 기자들이 그 사건을 썼다가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했죠.  그런데 소속 언론사에서 피해자와 협상을 해서 모두다 고소취하로 끝났습니다.  저는 재판당시에 K일보와 사이가 안좋아서 퇴사한 상태여서  회사로부터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죠. 

또 당시 제 기사의  데스킹을 본 선배는 아예 기소도 안되고... 데스크의 하수인격에 불과한 저만...

1심판사가 "피해자와 협의해서 고소취하로 끝내라 다른 피고인들은 다 그렇게 하고 있다"고 저에게 조언해주던데...  저는 제가 기사를 쓴 목적이 피해자를 변호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소를 취하해달라고 하는 건 제 양심을 위반하는 일이기에 그렇게 못한다고 했죠. 

또 당시 피해자 김모씨가 기자들을 고소하려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었고 언론사에 경각심을 주려는 것과 포털에게 배상금을 받아내려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회사에서 협의만 했으면 소취하로 끝났습니다.  실제로 그랬고요. 근데 저는  K일보와 사이가 좋지 않게 돼서 떠났었고...

제 기사가 김모씨를 변호한 유일한  기사였는데... 다른 언론사 기자들은 언론사인 회사에서 고소인인 피해자와 협상을 해줘서 고소취하되고 아무런 전과가 안남았는데 저만 유죄판결을 받아서 빨간줄 생겼습니다.  

우리 나라 사법제도가 완전 개판이라는 걸 법대생 출신으로서 전혀 몰랐다가 그 사건으로 대법원까지 가면서 재판과정을 통해 비로소 알게돼서 나름 수확이 있었습니다.  ㅡ.ㅡ;  

재판정에 가보니까 판검사 한개조가 수백건의 1~2심사건을 3~4시간에 다 처리하더군요.사건 하나 재판하고 다 끝내는 데 1~3분 밖에 안걸리더군요.  이래서 제대로된 재판이 되겠습니까? 그러면서도 판검사들은 정원 늘리는 건 극구 반대하죠. 기득권때문에...

법정에서 재판 하나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1~3분인데 사건 발생 후 법정으로 재판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저 같은 경우는 3년이었습니다.  완전 엉터리 사법 시스템이죠.

이와 관련해서 예전에 제가 썼던 글이나 한 편 다시 올려보겠습니다.  명예훼손 판결을 받은 제 글 말고...  이런 온라인 평판의 문제에 관한 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