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판결문을 두번 읽어보았는데(정독은 안했고.... 대여섯번은 더 읽어봐야 전체 개요가 파악이 되고 핵심 사안들이 정리가 되겠죠) 내란음모죄가 성립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자신만만한 흐강님은 어느 부분이 내란음모죄가 성립이 되는지 밑줄 쫘악 좀 쳐주시겠습니까?

"이석기 걔, 똘아이야, 언제든지 국가를 전복시킬 마음이 있는 인간이라고...."

흐강님 주장을 요약하면 이건데.... 똘아이는 맞고요.... 그런데 모든 똘아이가 국가를 전복시킬 마음이 있지는 않죠... 저 보세요... ^^



2. 이 재판은 일종의 '악마의 논쟁' 형식이죠. 뭐, 검찰과 판사가 '나쁘다'라고 판단해서가 아닙니다. 내란음모.... 그리고 국내에서의 공안사건의 대부분이 그런 형식을 가질 수 밖에 없고 그래서 공안사건들이 독재정권의 이미지와 겹쳐 더욱 사악하게 보이는 이유겠죠.

악마의 논쟁....이 뭔지는 아실테니까..... 뭐..... '나는 애국자다'라고 이야기하지 않은 사람에게 '너는 매국노야'라고 딱지를 붙이면... 그가 매국노가 아님을 증명해야 하죠. 그리고 대개는 세상의 모든 증거들을 가지고 와도 그 증거들은 '자신이 매국노가 아님'을 입증하는데는 실패하고 결국 매국노..라는 딱지를 붙이게 되죠.


이석기의 경우에는 더욱 상황이 꼬였죠. 물론, 자업자득이겠지만 이석기는 '너는 매국노야'라고 딱지를 붙이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는 애국자는 아냐'라고 한 꼴이니 말입니다.


3. 기사들을 검색해 보니까 저의 예상대로(?) 변호사들이 좀 게으르거나 '법학자들'의 의견들에 힘을 얻어.... 최선을 다하지 않은 듯 하네요. 변호인단이 '검찰이 제기한 법적 쟁점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라고 이야기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이번 사건은 검찰에게도 '법리적인 부분'에서는 힘겨운 것 같네요. 오죽하면 법적 근거를 무죄로 판결이 난 'DJ.내란 사건'에서 인용했겠습니까? 


아마도... 내란음모가 세계적으로 그 판례가 희귀한 이유는 사건 자체가 발생하기 힘들 뿐 아니라 법적 요건을 맞추기에도 쉽지 않을 뿐더러 재판의 형식이 '악마의 논쟁' 형식이라.... 인권을 중시해야 하는 법정에서는 가능한 한 회피하고 싶은 죄목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4. 모든 형사사건은 범죄의 입증을 검찰 또는 경찰이 하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오래 전에 인용한 추리소설인 'A drop of blood(한방울의 피)'는 범죄 입증 책임을 두고 피의자가 오히려 경찰을 닥달하죠.


"너희가 할 일을 내게 미루지마"


범죄의 입증 책임이 검찰 또는 경찰이 해야 하기 때문에 묵비권이 보장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바로 밀실 사건....


밀실화된 어떤 방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문이 잠긴 것을 알게된 방 밖에 있는 사람들이 방문을 부수고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마침 그 방 안에는 시체 한구....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칼을 들고 있는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범죄 입증 책임이 검찰 또는 경찰한테 있는 것이 아니라 무죄 입증 책임이 그 남자에게 귀속이 되죠. 그리고 그 남자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나에게는 이 방 열쇠가 없다구"


"생각해 보셔~ 밀실인데 내가 열쇠를 어디로 던졌을 것 같아? 창 밖으로?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장이 쳐져 있는데 내가 열쇠를 창 밖으로 던졌다면 당신들이 찾을 수 있을거 아냐?"


과연 이 남자는 방 열쇠가 없다는 이유 때문에.... 무죄 입증 책임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즉, 누군가가 밖에서 문을 따고 들어와 상황을 그렇게 만든 후에 문을 잠그면서 방 밖으로 나가거나 방 밖에서 문을 잠구었다.............라는 주장이 먹힐까요?


5. 지금, 이석기의 입장이 이 남자와 같은 입장입니다. 그리고 이석기는 '나에게 열쇠가 없다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열이면 열 전부 이석기가 살인자...라고 생각할겁니다. 과연 열쇠가 없다는 이유가.... 무죄 입증 책임을 벗게 해줄까요? 상고심에서 변호사들은 어떤 논리로 검찰의 논리를 깰지... 아니면 그대로 OTL을 할지....


이미 판사가 '유죄를 선고했기 때문'에 상고심은 이석기와 변호인단에게 더욱 힘든 법정 싸움이 되겠지요. 그러나 법정 싸움에 관계없이... 저는 아무리 봐도 어느 부분이 '내란음모죄'에 저촉이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그 밀실에서의 그 상황은 저도 목격했는데 말입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