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조단 발표도 있었고, 어뢰 근접 피격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사실 몇 개의 댓글 말고는 별 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았던 저도 마음 속으론 풀리지 않는 의문 몇 가지는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말에 의존하는 물기둥이 있었니 없었니 하는 논란을 모두 제외하고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건 과연 10m 이내에서 200kg 이상의 TNT 혹은 그 보다 위력이 강하다는 RDX가 터졌는데, 설사 그게 수중에서 일어난 폭발이라고 하더라도 함내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심각한 손상(함체의 흔들림으로 인한 타박상이나 골절상 이외의, 예를 들어 장기나 고막 손상 등)을 입힐 수 없는 것이냐는 데는 제 감(intuition)이 도저히 납득을 하질 않습니다.

수중 폭발로 인한 피해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건 폭약을 터뜨려 물고기를 잡는 것입니다.
이 때 물고기는 폭약의 파편에 맞아 죽는 게 아닙니다. 소리든 압력이든 뭔가 폭발에 의한 에너지의 전달에 의한 피해로 기절하거나 죽거나 하는 것일 겝니다. 이 물고기들과 천안함 내부에 있었던 사람들과의 차이는, 물고기는 물 안에서 폭발 에너지를 물을 통해 직접 받았다는 거고, 천안함 장병들은 11cm 정도 된다는 천안함 철판, 그리고 약간의 공기를 통해 에너지를 받게 된다는 거죠.

만일 사람이 수중에 있었다면, 그래서 폭발의 위력을 물을 통해 직접 받았다면 물고기와 같은 꼴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의가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여기에 추가로 함선의 철판과 함 내부의 공기를 통해서도 사람이 피해를 볼 정도로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을 건가 하는 점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 에너지를 모두 소리로 바꿔 애시당초 음파로 전달된다는 가정하에 계면(물과 철판 같은) 전달률 같은 걸 계산하기도 하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만일 폭발이 있었고 그 폭발지점하고 함체의 외판(철판) 사이에 공기로 차 있는 경우와 물로 차 있는 경우를 고려해본다면 어느 쪽이 더 함체로 에너지 전달이 잘 될 것 같을까요? 단연코 물입니다. 버블제트 효과는 있어도 에어제트 효과는 없습니다. 저는 이 차이에 주목합니다.

어뢰가 폭발했다면 어떤 파(wave)가 발생했든 그 매질은 물입니다. 에너지는 물을 통해 주변 물체에 전달될 것입니다. 물론 물을 통하고 물 위로 나가 공기로 전달되는 에너지가 있긴 하겠지만 그 양은 작을 것입니다.

일단 물을 통해 전달되는 에너지가 처음 만나는 것은 함체의 외판, 즉 철판입니다. 높은 곳에서 사람이 물에 떨어지면 그 충격으로 심한 부상을 입거나 죽는 것처럼 거꾸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밀려 오는 물은 거의 고체에 버금가는 충격을 함체에 가하게 됩니다.(그래서 함선이 두 조각 날 수 있는 것이죠.) 이 에너지가 얼마나 큰 지 저로선 계산 불가입니다. 하지만 순간적인 impulse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일 겁니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는(폭발과 같이) 경우 나타나는 아주 짧은 시간축 상의 파(wave)를 Impulse라고 부릅니다. 이 시간축 상의 신호를 주파수 대역으로 옮겨 나타내보면(푸리에 변환을 사용해서) 파형은 가청대역을 포함 거의 전대역(아주 낮은 대역부터 아주 높은 대역까지)에 걸쳐 나타납니다. 물론 가청대역을 포함하게 됩니다.

물이 철판을 때리면 에너지는 철판에 전달되고 그렇게 전달된 에너지는 철판의 떨림에 의해 다시 함체 내부의 공기로 전달될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함체를 두 동강 낼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가 함체를 때리는 데 그냥 들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의 작은 크기의 소리가 날 것으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함체를 순간적으로 찍어 누르는 강력한 압력도 가해질 것입니다.

저는 나이가 좀 있어서 대학 때 전방에서 일주일 훈련을 받았었는데 그 때 90mm 포 발사를 바로 옆에서(대략 20m) 구경한 적이 있습니다.
고작 90mm 포 발사인데도 어마어마한 위력이었습니다. 귀가 멍멍한 건 물론이고 지축이 흔들리는 그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군요.(155mm 포탄의 장약 무게가 약 10Kg 정도라고 하니 구경만을 놓고 볼 때 90mm 포탄의 장약은 5Kg 이하겠죠. 탄두 200Kg이라면 위력이 이보다 최소 40배는 훨씬 넘지 않겠습니까?)

합조단의 말대로 3~5mm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200Kg이 넘는 위력적인 폭탄이 터졌고, 그 에너지가 거의 고스란히 함체에 전달되었다면 함체 내부엔 주파수 전대역에 걸친 음파가 발생했을 것이고 그 위력은 사람이 아무런 피해 없이 견딜 수준은 아니었을 것이란 게 제 감입니다. 어떤 사람은 물이 일종의 쿠션 역할을 한다거나 함체의 외판이 충격을 완화시킨다거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힘 없이 찌그러져 잘려 나가는 외판과 그 얼마 되지도 않는 몇 m의 물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진 않군요. 고속으로 움직이는 물은 바위하고 다를 바가 없습니다.

'떵'하는 순간적인 소리. 이게 바로 impulse입니다.
천안함에서도 이런 소리가 났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마어마한 물망치가 종(bell)같은 천안함을 때리는데 그 안에 탄 사람이 무사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