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출근길 행복 연습

 

하루를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큰 도전이다. 바르게 생각하고, 잘 느끼며 언제나 감정을 잘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는 것은 정말 쉽지가 않다. 하루만 해도 많은 문제들에 직면하게 되며, 때때로 예기치 않은 일에 봉착하기도 한다. 자디잔 일들을 처리하는 데도 신경이 많이 쓰이며, 관계 속에서 처리할 일들은 불편한 감정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어떻게 반응하고 처리하느냐에 따라 행복, 불행이 결정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가느냐는 상황을 잘 다루는 기술이 필요하다. 때로는 자기 자신을 단련하고, 훈련하고 연습을 해야만 한다. 연습을 많이 하면 할수록 문제를 잘 푸는 것처럼 인생의 문제도 더 잘 풀 수 있다. 행복을 연습하지 않으면 쉽게 얻을 수가 없다. 나는 하루를 살아가는 데에도 행복 연습을 많이 한다.

 

오늘은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지 못했다. 3시 20 알람을 맞춰놓고 잤지만 어제에 이어 오늘도 늦게 일어났다. 어제보다도 늦어져 3 50분경에 눈을 떴다. 노트북을 켜지도 못하고 조금 더 누워 있었다. 4시 20 지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로 직행했다. 일어나는 시간을 지키지 못해 비관을 하거나, 자신을 비판하지 않고 내일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버릇을 들였다.

 

늦게 일어난 만큼 허둥댔다. 모든 것을 빨리 처리해야만 했다. 서두른 결과 모든 것을 빼먹지 않고 잘 처리를 했다. 매실 사진도 찍고, 어제 저녁에 아내가 쪄둔 옥수수까지 하나 집어들고 4시 57 집을 나섰다. 어제는 늦어서 걷다가 두번이나 뛰었다. 오늘은 뛰지는 않아도 될 것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옥수수를 먹으며 서둘러 걸었다. 아직 주위 사물들은 새벽잠으로 둘러싸여 있는 듯 고요했다. 길가를 따라 심궈놓은 가로등 불빛만이 외로운 여행자를 조용히 비춰주고 있을 뿐이었다. 부지런히 걷고 있는데 운 좋게도 택시 한대가 지나간다. 누군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를 보게 되면 혼자만 외롭게 살아간다는 생각에 빠지지 않아서 좋다.

 

반쯤 걸었을 때, 반대편 쪽에서 지팡이를 들고 절뚝거리며 아침 운동에 나선 노인분이 힘들게 걸어오고 계셨다. 뇌출혈로 쓰러져 몇 년째 새벽마다 운동을 하는 분이다. 지나칠 때 일부러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넸다. 언젠가 한번은 붙잡고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셨냐고 말이다. 그분을 뵈면 돌아가신 아버님이 생각난다. 아버님께서도 뇌출혈로 쓰러지셨다가 반신불수가 되어서 고생을 하시다가 돌아가셨다. 조금만 건강에 유의를 하셨더라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많다.

 

역에 가까워질수록 땀이 많이 솟아나온다. 더는 참을 수 없어 양복 상의를 벗어 어깨에 걸쳐멨다. 발길을 늦출 수가 없다. 빠른 걸음을 재촉했다. 역에 도착할 무렵이면 온몸이 땀으로 젖기 시작한다. 반대쪽 출구 쪽으로 가서 무료신문 6종을 집어 들었다. 개찰구를 통과하기 직전 역 안에 걸린 시계를 보니 16분이었다. 첫차가 18분 차니 조금은 여유가 있다. 개찰구를 통과하여 플랫폼으로 들어가니 늘 보이는 분들이 전철을 기다리고 계신다. 무료 신문을 하나를 읽으려고 하는데 막 전철이 들어온다. 전철 안으로 들어설 무렵이면 하체 다리에도 땀이 흘러내릴 정도다. 손수건을 꺼내 이마와 팔뚝의 땀을 닦아냈다. 늘 인사하고 지내는 한 아주머니께서 무척 덥지요? 하면서 위로의 말을 건넨다. 남의 입장을 안타깝게 생각해주시는 아름다운 마음씨라 고마웠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에어컨 바람에 땀이 식기 시작한다. 그 시원한 느낌은 땀흘려 걷지 않았다면 느껴보질 못할 느낌이다. 꽤 맛좋은 느낌이다.

 

금정역에 도착할 즈음이면 축축하게 젖은 다리의 땀까지 식어 없어진다. 금정역까지는 무료신문을 읽고 금정역부턴 책을 읽었다. 전철을 타고 오는 동안에 책을 읽으면 즐거움 그 자체다. 모르는 것도 배우고, 여러 가지 다양한 지식과 지혜를 배울 수 있으니 참 행복하다. 수원 성대역에서 서울 청담역까지 짧지 않은 출근길이 전혀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다.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언젠가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회사 근처에 좋은 집을 한 채 준다고 해도 사양하겠다고 농담삼아 얘기하고 있다. 그만큼 출.퇴근 시간이 행복하고 좋다. 보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가방을 2개나 들고 왔지만 오히려 손은 자유로워 청담역에서 사무실까지 걸어오는 동안에도 책을 읽었다. 한두 페이지 밖에 읽지 못하지만 그게 어딘가. 허투루 날아갈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빌딩으로 들어서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는데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나도 바로 뒤따라 들어가며 Thank you! 라고 말을 건넸다. 내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는데 시간이 좀 걸렸기에 그녀가 오픈 키를 둘러주었을 것으로 상상을 해서 건넨 말이었다. 그런데 5층에서 내리려고 하니 그녀가 Have a nice day!라고 인사를 한다. 나는 급하게 You too!하고 응수했다. 그런데 그녀의 인사말을 듣고보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었다. 아하, 이래서 좋은 하루 되세요! 하는 가벼운 인사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로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꼈다. 앞으로도 만나는 사람들에게마다,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하고 인사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행복은 말로도 교감할 수 있는 것이니깐 말이다.

 

, 오늘도 행복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면 어떨까?

 

 

 

2007. 8. 9.

 

 

 

2010. 5. 22. 에 교정 보아 올리는 고서

김 선욱